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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연 해석 : 진달래꽃은 시적 화자의 분신이며 자신의 희생적 사랑, 아름답고 강렬한 사랑, 임에 대한 순종을 나타낸다. 꽃을 뿌리겠다는 행위는 표면적으로는 떠나는 임에 대한 축복을 나타내지만 내면적으로는 가지 말라는 만류의 의미가 들어있다.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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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 – 진달래꽃 해석 / 해설 / 분석 / 정리
김소월 – 진달래꽃 해석 / 해설 / 분석 / 정리. 검은 검정 2021. 10. 6. 09:43. 320×100. 반응형. 한국 문학의 특징이라면 ‘이별의 정한’이 꼭 나오는데요.
Source: barlo.tistory.com
Date Published: 10/17/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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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꽃 / 분석 및 문제 / 김소월 – 국어문학창고
다시 말해, ‘진달래꽃’은 시적 자아의 아름답고 강렬한 사랑의 표상이요, 떠나는 임에 대한 원망과 슬픔이며, 끝까지 임에게 자신을 헌신하려는 정성과 …
Source: seelotus.tistory.com
Date Published: 4/22/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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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 시 분석 – 진달래꽃
김소월 시 분석 – 진달래꽃 작가 소개 이름: 김소월 (본명: 김정식) 출생-사망: 1902년 8월 6일-1934년 12월 24일 작품들의 주제: 사랑, …
Source: passexam.tistory.com
Date Published: 2/19/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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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 “진달래꽃” 100년 동안의 오독 – 브런치
김유섭 김소월의 대표작인 “진달래꽃”은 사랑의 이별시로 해석되어왔다. 한국 현대시가 도달한 최고의 이별미학으로 평가되고 있다.
Source: brunch.co.kr
Date Published: 10/20/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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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꽃 – 김소월 (전문/해석/원문파일)
‘진달래꽃’은 화자의 아름답고 강렬한 표상이요, 떠나는 임에 대한 원망과 슬픔이며, 임에게 자신을 헌신하려는 정성과 순종의 상징이다. 떠나는 임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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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Published: 12/22/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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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 ‘진달래꽃’ 해석 / 해설 – 솜비’s BLOG
나 보기가 역겨워 (나 : 시적화자) 가실 때에는 (이별의 상황을 가정함)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임과의 이별을 받아들이는 체념과 인고의 …
Source: poof31.tistory.com
Date Published: 6/15/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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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 진달래꽃 해설 – 문학의 세계
‘진달래꽃’은 다치거나 상하지 않기를 원하는 마음과 이별의 고통과 상처를 받을 것을 알기에 떠나는 님이 자신의 고통을 알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Source: eretz2.tistory.com
Date Published: 8/4/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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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 33 김소월 진달래 꽃 해석 Top 98 Best Answers
김소월시인 진달래꽃 내용 해석 : 네이버 블로그 … 김소월 – 진달래꽃 해석 / 해설 / 분석 / 정리 :: 시와 소설 수능국어.
Source: toplist.avitour.vn
Date Published: 8/28/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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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金素月)의 시 진달래꽃과 해설 – 다음블로그
김소월(金素月)의 시 진달래꽃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
Source: blog.daum.net
Date Published: 1/17/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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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에 대한 기사 평가 김소월 진달래 꽃 해석
- Author: 수지쌤의 국어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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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te Published: 2019.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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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시인 진달래꽃 내용 해석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3연 해석 : 원망을 초월해서 임에 대한 헌신적 사랑을 표현했지만 한 편으로는 자신을 밟지 않고는 갈 수 없다는, 이별을 거부하는 강한 뜻이 숨겨져 있다. 그리고 꽃을 밟고 가라는 것에서 시적 화사는 자신에게 고통을 가함으로써 더 큰 사랑을 얻으려 하고 있다. ‘즈려’라는 말은 평안북도 사투리로 살짝 눌러 발이 땅에 닿을 듯 말 듯 한 모양이다.
김소월 – 진달래꽃 해석 / 해설 / 분석 /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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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학의 특징이라면 ‘이별의 정한’이 꼭 나오는데요. ‘이별의 정한’을 대표하는 작품이 바로 이번에 다룰 ‘진달래꽃’입니다. 사실 너무나 유명한 시여서 부연설명이 그리 필요가 없을 것 같네요^^;;
문제를 풀기 위해 시를 처음 공부하는 입장에서는 표현법과 상황파악, 화자의 정서 파악을 공부하기에 좋고, 그냥 감상하기에도 슬픈 감정을 느끼기에 참 좋은 시 진달래 꽃.
화자는 이별의 상황을 가정하여 표면적으로는 임과 이별하더라도 그 슬픔을 참고 견디겠다는 자세를 보여줍니다.
수미상관, 역설, 반어법 등이 쓰였으니 전문을 읽으면서 이를 찾아보고 전문해석을 통해 학습해보도록 합시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영변(寧邊)에 약산(藥山)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 김소월, 「진달래꽃」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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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꽃 / 분석 및 문제 / 김소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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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꽃 / 김소월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寧邊)에 약산(藥山)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김 소 월 (金素月,1902-1934): 본명은 정식. 본적은 평북 정주군 곽산. 평북 구성군 와인동 소재 외가에서 출생하여 오산 학교와 배재 고등 보통학교를 다녔다. 김 억의 추천으로 1920년 3월 「창조」 5호에 ‘낭인의 봄’등 5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문단에 등단하였다. 1925년 시집 『진달래꽃』이 간행되었으며, 소월이 작고한 뒤 은사인 김 억의 손으로 『소월시초』가 『김소월의 행장』 『김소월의 추억』 및 소월의 유일한 시론인 『시혼』을 곁들여 1939년에 발간되었다. 그후 100종에 가까운 소월 시집이 다투어 출판되었으며, 서울 남산에 소월 시비가 세워지기도 하였다. 소월의 시작 활동은 그의 학창 시절이 끝나고 사회 생활이 시작되는 1924년을 분기점으로 하여 크게 두 시점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전기는 심리적 갈등이나 압박이 심각하지 않은 때로 민족의 보편적 정서와 민요조의 율격을 나름대로 소화한 작품을 써서 안서가 편집을 맡고 있던 「개벽」지 문예란을 주무대로 하여 발표하였다. 오늘날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대부분의 작품이 이 시기의 것이다. 후기는 직접 세파에 부대끼면서 좌절과 절망에 휩싸였던 동아 일보 지국장 시절로서, 지금까지 소홀히 다루어진 이 시기에 쓰여진 시들에 대한 본격적인 조명과 평가가 앞으로 남은 소월 시 연구의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소월의 유일한 소설 작품으로는 1922년 「개벽」에 발표된 ‘함박눈’이 있다.
< 작품 감상 1>
이 시는 한국적 정한(情恨)의 세계를 시적으로 승화한 작품이다. 우리 전통 시가의 맥을 이루는 이 ‘정한(情恨)’의 세계는 고려가요 ‘가시리’나 ‘서경별곡’, 그리고 전통 민요인 ‘아리랑’으로 이어져 내려온 정서이다. 그리고 이 시가 결코 천박한 이별의 슬픔을 보여주지 않는 것은 그 ‘한’을 또한 스스로 숨기고 있기 때문이다. 시적 화자는 여성으로 설정되어 있으며, 7.5조의 3음보를 주조로 하고 있다. 3연의 고조된 수미쌍관의 결구법으로 이 작품을 끝맺고 있다.
연을 구분하여 살펴보면 1연을 여성적 순응주의 나타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나 보기가 싫어서 떠나는 임에게 어떠한 불평도 없이 고이 보내 드리겠다는 것이 1연의 내용이다. 그러나 얼핏 보기에는 단순한 듯한 이 시적 진술 속에는 한 마디로 단정되기 어려운 아주 미묘하고 야릇한 감정의 움직임이 엿보인다. 그 어법에서 볼 때 여성으로 짐작되는 이 시의 화자는 표면적으로 적어도 임과 언제 이별하더라도 무방하다는 태도를 보이지만 이와는 정반대로 어떠한 일이 있어도 결코 임을 보내고 싶지 않다는 진심을 그 속에 숨겨 놓고 있다. 표면적인 과장과 허세가 역설적으로 그의 내면적 진실을 강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 특유의 과장은 제 2, 3 연에서 확인된다. 임의 가시는 길에 진달래꽃을 뿌릴 테니 그것을 즈려 밟고 가 달라고 화자는 말한다. 나 보기가 역겨워 떠나가는 사람 앞에 꽃을 뿌린다는 것을 물론 비현실적 행위이지만, 그것이 아름다운 이유는 임의 배신에도 불구하고 나의 사랑이 변함없다는 데 있다. 그 행위는 표면적으로는 불가(佛家)에서 말하는 ‘산화공덕(散花功德)-임의 가시는 길에 꽃을 뿌려 그 걸음을 평화롭게 한다는 ’축복‘의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이 표면적인 뜻에 매달려 시를 이해할 때, 우리는 거기서 한 여인의 비현실적이고 싱거운 포부밖에는 발견하지 못한다. 이 축복의 이면에는 오히려 가겠다는 임을 강력하게 만류하는 뜻이 담겨져 있다. 가겠다는 임을 내버려두는 것이야말로 그를 붙잡아 두는 최상의 방법임을 그는 자각했던 듯하다.
4연은 반어법이 구사된 부분이다. 정작 임이 자기 곁을 떠나면 슬프고 분하여 오열에 젖거나 자살이라도 할 계제요 심각한 고비인데 오히려 결코 죽는 한이 있더라도 눈물마저 흘리지 않겠다는 것은 임을 이별하게 될 때의 화자의 극도의 슬픔을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죽어도 아니 눈물’ 같은 적절한 생략적 도치법은 인상적 변화의 묘미를 가져다 준다. 이를 유교적 휴머니즘에 바탕을 둔 애이불비(哀而不悲)의 감정이란 측면에서 보기도 한다.
< 작품 감상 2 >
이 시는 소월시의 정수(精髓)로, 이별의 슬픔을 인종(忍從)의 의지력으로 극복해 내는 여인을 시적 자아로 하여 전통적 정한(情恨)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작품이다. 이 정한의 세계는 「공무도하가」,「가시리」,「서경별곡」,「아리랑」으로 계승되어 면면히 흘러 내려오는 우리 민족의 전통 정서와 그 맥을 같이 한다.
4연 12행의 간결한 시 형식 속에는 한 여인의 임을 향한 절절한 사랑과 헌신, 그리고 체념과 극기(克己)의 정신이 함께 용해되어 다음과 같이 나타난다. 즉, 떠나는 임을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겠다는 동양적인 체념과, ‘나 보기가 역겨워’떠나는 임이지만, 그를 위해 진달래꽃을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는 절대적 사랑, 임의 ‘가시는 걸음 걸음’이 꽃을 ‘사뿐히 즈려 밟’을 때, 이별의 슬픔을 도리어 축복으로 승화시키는 비애, 그리고 그 아픔을 겉으로 표출하지 않고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는 인고(忍苦) 등이 바로 그것이다. 따라서 이 시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진달래꽃’이다. 이 ‘진달래꽃’은 단순히 ‘영변 약산’에 피어 있는 어느 꽃이 아니라, 헌신적인 사랑을 표상하기 위하여 선택된 시적 자아의 분신이다. 다시 말해, ‘진달래꽃’은 시적 자아의 아름답고 강렬한 사랑의 표상이요, 떠나는 임에 대한 원망과 슬픔이며, 끝까지 임에게 자신을 헌신하려는 정성과 순종의 상징이기도 하다.
떠나는 임을 위해 꽃을 뿌리는 행위가 비현실적임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까닭은 임의 배신에도 불구하고 시적 자아의 사랑에는 조금도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꽃을 뿌리는 행위의 표면적 의미는 불가(佛家)에서 말하는 ‘산화 공덕(散華功德)’임이 가시는 길에 꽃을 뿌려 임의 앞날을 영화롭게 한다는 ‘축복’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임을 가지 못하게 하겠다는 강한 만류의 뜻이 숨겨져 있다. 그러므로 이 시는 그저 이별을 노래하는 단순한 차원의 것이 아니라, 이별이라는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하는 존재론의 문제로도 확대해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소월은 그의 다른 대표작인 「산유화」에서처럼, 여기서도 ‘진달래꽃’의 개화와 낙화를 사랑의 피어남과 떨어짐, 즉 만남과 이별이라는 원리로 설정함으로써 마침내 사랑의 본질을 깨달은 그는 더 나아가 태어남과 죽음이라는 생성과 소멸의 인생의 의미를 깊이 인식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버림받은 여인과 떠나는 남성 간에 발생하는 비극적 상황이 초점을 이루는 설화적 모티프- 여성의 인종(忍從)과 남성의 유랑(流浪) 및 잠적(潛跡)-를 원형(原型)으로 하고 있는 이 시는, 여성 편향의 ‘드리오리다’․‘뿌리오리다’․‘가시옵소서’․‘흘리오리다’등의 종지형을 의도적으로 각연마다 사용함으로써 더욱 애절하고 간절한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피학적(被虐的)이던 시적 자아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라는 마지막 시행과, ‘걸음 걸음’․‘즈려 밟고 가시옵소서’에서 나타나듯이 그저 눈물만 보이며 인종하는 나약한 여성만은 아님을 알 수 있다. 떠나는 남성이 밟고 가는 ‘진달래꽃’ 한 송이 한 송이는 바로 여성 시적 자아의 분신이기 때문이다. 그가 꽃을 밟을 때마다 자신이 가학자(加虐者)임을 스스로 확인해야 하는 것을 아는 시적 자아는 그러한 고도의 치밀한 시적 장치를 통해 떠나는 사랑을 붙잡아두려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성격을 아울러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작품 감상 3>
주지하다시피 한과 애수로 일컬어지는 한국적 고유 정서와 전통적 민요조 가락은 소월시를 이루는 두 원소(元素)이자, 소월시를 존재하게 하는 두 원인(原因)이다. 민족 최대․최고의 시인으로 평가받는 소월이 남긴 150여편의 시는 생전에 간행한 시집 진달래꽃으로 묶였고, 사후(死後)에 김억이 엮은 소월시초(1939)에 이어 지금까지 수많은 시집이 간행되어 최대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그의 시가 전국민의 절대적 사랑을 받게 된 원동력과 흡인력은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소월시가 남과 다른 숭고한 이념이나 사상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도 아니요, 시대적 고뇌를 온몸으로 포용하고 있는 지사적(志士的) 풍모를 보여 주고 있기 때문도 아니다. 다만 그것은 모두(冒頭)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그의 작품 속에는 민족의 고유 정서와 맞닿아 흐르는 어떤 소박하고 진솔한 정감이 있기 때문이다. 간결하고 소박한 가락, 친근감을 느낄 수 있는 구화체(口話體)를 활용한 7․5조의 대중적 리듬과, 이별․그리움․체념 등으로 대표되는 민중적 주제 의식을 담고 있어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쉽게 그 전통적 정서에 닿게 되어 소월시만이 갖는 처절한 호소력과 강렬한 감동을 전수받게 되는 것이다.
이 시는 소월시의 정수(精髓)로, 이별의 슬픔을 인종(忍從)의 의지력으로 극복해 내는 여인을 시적 자아로 하여 전통적 정한(情恨)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작품이다. 이 정한의 세계는 <공무도하가(公無渡河歌)>, <가시리>, <서경별곡(西京別曲)>, <아리랑>으로 계승되어 면면히 흘러 내려오는 우리 민족의 전통 정서와 그 맥을 같이한다.
4연 12행의 간결한 시 형식 속에는 한 여인의 임을 향한 절절한 사랑과 헌신, 그리고 체념과 극기(克己)의 정신이 함께 용해되어 다음과 같이 나타난다. 즉, 떠나는 임을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겠다는 동양적인 체념과, ‘나 보기가 역겨워’ 떠나는 임이지만, 그를 위해 진달래꽃을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는 절대적 사랑, 임의 ‘가시는 걸음 걸음’이 꽃을 ‘사뿐히 즈려 밟’을 때, 이별의 슬픔을 도리어 축복으로 승화시키는 비애, 그리고 그 아픔을 겉으로 표출하지 않고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는 인고(忍苦) 등이 바로 그것이다. 따라서 이 시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진달래꽃’이다. 이 ‘진달래꽃’은 단순히 ‘영변 약산’에 피어 있는 어느 꽃이 아니라, 헌신적인 사랑을 표상하기 위하여 선택된 시적 자아의 분신이다. 다시 말해, ‘진달래꽃’은 시적 자아의 아름답고 강렬한 사랑의 표상이요, 떠나는 임에 대한 원망과 슬픔이며, 끝까지 임에게 자신을 헌신하려는 정성과 순종의 상징이기도 하다.
떠나는 임을 위해 꽃을 뿌리는 행위가 비현실적임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까닭은 임의 배신에도 불구하고 시적 자아의 사랑에는 조금도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꽃을 뿌리는 행위의 표면적 의미는 불가(佛家)에서 말하는 ‘산화공덕(散華功德)’ ― 임이 가시는 길에 꽃을 뿌려 임의 앞날을 영화롭게 한다는 ‘축복’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임을 가지 못하게 하겠다는 강한 만류의 뜻이 숨겨져 있다. 그러므로 이 시는 그저 이별을 노래하는 단순한 차원의 것이 아니라, 이별이라는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하는 존재론의 문제로도 확대해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소월은 그의 다른 대표작인 <산유화(山有花)>에서처럼, 여기서도 ‘진달래꽃’의 개화와 낙화를 사랑의 피어남과 떨어짐, 즉 만남과 이별이라는 원리로 설정함으로써 마침내 사랑의 본질을 깨달은 그는 더 나아가 태어남과 죽음이라는 생성과 소멸의 인생의 의미를 깊이 인식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버림받은 여인과 떠나는 남성 간에 발생하는 비극적 상황이 초점을 이루는 설화적 모티프 ― 여성의 인종(忍從)과 남성의 유랑(流浪) 및 잠적(潛跡) ― 를 원형(原型, archetype)으로 하고 있는 이 시는 여성 편향(女性偏向, female complex)의 ‘드리오리다’․‘뿌리오리다’․‘가시옵소서’․‘흘리오리다’ 등의 종지형을 의도적으로 각 연마다 사용함으로써 더욱 애절하고 간절한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피학적(被虐的, masochistic)이던 시적 자아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라는 마지막 시행과, ‘걸음 걸음’․‘즈려 밟고 가시옵소서’에서 나타나듯이 그저 눈물만 보이며 인종하는 나약한 여성만은 아님을 알 수 있다. 떠나는 남성이 밟고 가는 ‘진달래꽃’ 한 송이 한 송이는 바로 여성 시적 자아의 분신이기 때문이다. 그가 꽃을 밟을 때마다 자신이 가학자(加虐者, sadist)임을 스스로 확인해야 하는 것을 아는 시적 자아는 그러한 고도의 치밀한 시적 장치를 통해 떠나는 사랑을 붙잡아두려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성격을 아울러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작품 감상 4>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시. 그러나 가장 잘못 읽혀져 온 시-그것이 바로 김소월의「진달래꽃」이다. 거의 모든 사람들은「진달래꽃」이 이별을 노래한 시라고만 생각해왔으며 심지어는 대학입시 국어 문제에서도 그렇게 써야만 정답이 되었다. 하지만「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라는 그 첫 행 하나만 조심스럽게 읽어봐도 그것이 결코 이별만을 노래한 단순한 시가 아니라는 것을 간단히 알 수가 있다. 왜냐하면「가실 때에는…」「…드리우리다」와 같은 말에 명백하게 드러나 있듯이 이 시는 미래 추정형으로 쓰여져 있기 때문이다. 영문 같았으면「If」로 시작되는 가정법과 의지 미래형으로 서술되었을 문장이다. 이 시 전체의 서술어는「…드리우리다」「…뿌리우리다」「…옵소서」「…흘리오리다」로 전문에 모두 의지나 바람을 나타내는 미래의 시제로 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적 의미로 보면 지금 님은 자기를 역겨워하지도 않으며 떠난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들은 지금 이별은커녕 열렬히 사랑을 하고 있는 중임을 알 수가 있다. 그런데도 이 시를 한국 이별가의 전형으로 읽어온 것은 미래추정형으로 된「진달래꽃」의 시제를 무시하고 그것을 현재나 과거형으로 진술한 이별가와 동일하게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
고려 때의 가요「가시리」에서 시작하여「십리도 못가서 발병난다」라는「아리랑」의 민요에 이르기까지 이별을 노래한 한국시들은 백이면 백 이별의 그 정황을 과거형이나 현재형으로 진술해왔다. 오직 김소월의「진달래꽃」만이 이별의 시제가 미래추정형으로 되어 있고 시 전체가「만약」이라는 가정을 전제로 해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진달래꽃」의 시적 의미를 결정짓는 것. 그리고 그것이 다른 시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는 바로 이같은 시의 시제에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가령 미래추정형의 시제를 실제 일어났던 과거형으로 바꿔서「나보기가 역겨워 가신 그대를 말없이 고이 보내 드렸었지요」로 고쳐보면 어떻게 될 것인가. 그것은 이미 소월의 진달래꽃과는 전혀 다른 시가 되고 말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진달래꽃」을 이별의 노래라고 생각한다는 것은「만약에 백만원이 생긴다면은…」이라는 옛가요를 듣고 그것이 백만장자의 노래라고 말하는 것과 똑같은 시 음치에 속하는 일이다. 그같은 오독이「진달래꽃」을 읽는 시의 재미와 그 창조적인 의미를 얼마나 무참히 파괴해버렸는가는 췌언할 필요가 없다. 그러한 오독으로 인해서「고이보내 드리 우리다」나「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와 같은 시의 역설이 한국 여인의 부덕으로 풀이되기도 하고 급기야는 이 시를 명심보감이나 양반집 내훈의 대역에 오르도록 했다. 자기를 역겹다고 버린 님을 원망은커녕 꽃까지 뿌려주겠다는 인심좋은 한국 여인의 관용이, 그리고 눈물조차 흘리지 않겠다는 극기의 그 여인상이「진달래꽃」의 메시지였다면 그 시는 물론이고「진달래꽃」의 이미지조차도 우스워진다. 그렇다. 그런 메시지에 어울리는 꽃이라면 그것은 저 유교적 이념의 등록상표인「국화」요「매화」일 것이다.
「진달래꽃」은 결코 점잖은 꽃, 자기 억제의 꽃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것은 울타리 안에서 길들여진 가축화한 완상용 꽃이 아니다. 오히려 겨우 내내 야산의 어느 바위틈이나 벼랑가에 숨어 있다가 봄과 함께 분출한 춘정을 주체할 바 모르는 야속(野屬)의 꽃인 것이다. 더구나 영변 약산에 피는 진달래꽃은 그 색깔이 짙기로 이름나 있다. 온 산 전체를 온통 불태우는 꽃으로, 신윤복의 그림「연소 답청」에서 보듯 남자들과 나귀 타고 산행을 하는 기녀들의 머리에 꽂았을 때 가장 잘 어울리는 꽃인 것이다. 그런 진달래가 이별의 슬픔을 억제하고 너그러운 부덕을 상징하는 자리에 등장하는 꽃이라니 말도 안되는 소리이다. 유교사회에 있어 진달래꽃은 그 흔한 화조병풍이나 화투장에서마저도 멀찌감치 물러나 앉은 반문화적 꽃이라는 것을 기억해 주기 바란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어째서「진달래꽃」이 어둡고 청승맞은 4·4조의 우수율이 아니라 밝고 경쾌하며 조금은 까불까불한 느낌조차 주는 7·5조의 기수율로 되어 있는가를 깨닫게 된다. 그것은 이별가의 침통한 가락이 아니다. 약간은 수줍게 그러면서도 철없이 불타오르는「진달래꽃」같은 사랑의 언어들, 때로는 장난기마저 깃든 천진난만한「소녀의 기도」소리의 율동을 들을 수가 있다.
한마디로 말해서 밤의 어둠을 바탕으로 삼지 않고서는 별빛의 영롱함을 그려낼 수 없듯이 이별의 슬픔을 바탕으로 하지 않고서는 사랑의 기쁨을 가시화할 수 없는 역설로 빚어진 것이 바로 소월의「진달래꽃」인 것이다. 즉 이별의 가정을 통해 현재의 사랑하는 마음을 나타낸 시이다. 이별을 이별로써 노래하거나 사랑을 사랑으로 노래하는 평면적 의미와 달리 소월은 사랑의 시점에서 이별을 노래하는 겹시각을 통해서 언어의 복합적 공간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사랑의 기쁨과 이별의 슬픔이라는 대립된 정서, 대립된 시간 그리고 대립된 상황을 이른바「반대의 일치」라는 역설의 시학으로 함께 묶어 놓는다. 그래서 사랑을 반기고 맞이하는 꽃이 여기에서는 반대로 이별의 객관적 상관물이 되고, 향기를 맡고 머리에 꽂는 꽃의 상부적 이미지가 돌이나 흙과 같이 바닥에 깔리거나 발에 밟히는 하부적 이미지로 바뀐다. 그러한 꽃의 이미지 때문에 가벼움을 나타내는「사뿐히」와 무거움을 나타내는「밟다」라는 서로 모순하는 어휘가 하나로 결합하여「사뿐히 즈려밟고」의 당착어법이 되기도 한다.
소월이 아니었더라면 우리는 산에 핀 진달래거나 혹은 여인의 머리나 나무꾼의 지게에 꽂아진 진달래의 그 아름다움밖에는 모를 뻔했다. 그러나 반대의 것을 서로 결합시키는 소월의 시적 상상력을 통해서 우리는 비로소 바위 틈에서 피어나는 진달래만이 아니라 슬픈 발걸음 하나하나에서 밟히우면서 동시에 희열로 피어나는 또 다른 가상공간의 진달래꽃의 아름다움과 만난다.
그것이 바로 이별의 슬픔을 통해서 사랑의 기쁨을 가시화하는 역설 또는 아이러니라는 시적 장치이다. 그렇게 해서 얻어진 시의 복합적 의미는 반드시 한 항목만을 골라 동그라미를 쳐야 하는 사지선다의 객관식 답안지로는 영원히 도달될 수 없는 세계이다.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의 마지막 구절을 눈여겨 보면 산문과는 달리 복합적 구조를 가진 시적 아이러니가 무엇인지를 알게될 것이다. 어느 평자도 지적한 적이 있지만 산문적인 의미로 볼 때에는「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와「죽어도 눈물 아니 흘리우리다」는 조금도 뜻이 다를 것이 없다. 그러나 부정을 뜻하는「아니」가「눈물」앞에 오느냐 뒤에 오느냐로 시적 의미는 전혀 달라진다. 아니가 뒤에 올 때에는 단순히 평서문으로서 그냥 눈물을 흘리지 않겠다는 진술 이상의 의미를 갖지 않는다. 하지만 아니가 눈물 앞에 올 때에는 그 부정의 의미가 훨씬 강력해진다. 「아니」라는 말이 의도적으로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눈물을 참을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 들수록 눈물을 흘리지 않겠다는 다짐은 더욱 강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강력한 부정일수록 긍정으로 들리는 시의 역설이 생겨나게 된다.
김소월의「진달래꽃」은 한 세기 가까이 긴 세월을 두고 오독되어 온 셈이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한 이별의 노래가 아니다. 역겨움과 떠남이 미래형으로 서술되고 있는 한「사랑」은 언제나「지금」인 것이다. 사랑을 현재형으로, 이별을 미래형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소월의 특이한 시적 시제 속에서는 언제나 이별은 그 반대편에 있는 사랑의 기쁨과 열정을 가리키는 손가락의 구실을 한다. 그러한 모순과 역설의 이중적 정서를 가시화하면 봄마다 약산 전체를 불타오르게 하는, 그러면서도 바위틈 사이에서 하나 하나 외롭게 피어나는 진달래꽃잎이 될 것이다.
※ 김소월의 ‘진달래꽃’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寧邊)에 약산(藥山)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1. 이 시에 대한 설명으로 거리가 먼 것은?
① 전통적 정서 ② 민요적 율격 ③ 여성적 자아 ④ 역설적 표현 ⑤ 관념적 시어
2. 이 시의 표현상의 특징이 아닌 것은?
① 수미 상응의 구조 ② 전통적인 민요적 율격 ③ 시조의 전통을 잇는 음수율
④ 반복과 변조(變調)의 기법 ⑤ 연 단위로 보이는 규칙적인 시행 배열
3. 이 시가 우리 시가의 전통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7․5조, 3음보의 민요적 율격을 가지고 있다.
② 시적 자아가 여성으로 설정되어 있다.
③ 향토적인 시어와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④ 자기 희생적 헌신과 사랑을 주제로 삼았다.
⑤ 수미쌍관(首尾雙關)식 구성법을 취했다.
4. 다음 중, 설명이 바르지 못한 것은?
① ‘역겨워’ – 지쳐서 ② ‘약산’ – 향토적 소재
③ ‘아름’ – ‘사랑의 정도’를 형상화함 ④ ‘즈려밟고’ – 희생의 심상을 감각적으로 표현
⑤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 ‘임을 보낼 수 없음’의 표현
5.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에 내포된 의미로 알맞은 것은?
① 자신에 대한 원망의 반어적 표현 ② 忍從(인종)과 체념의 여성적 정서
③ 과거 추억에의 회귀성 ④ 애절한 사랑의 비극적 종말
⑤ 현실적 사랑의 욕구로 진실을 외면
6. ‘진달래꽃’에 내포된 의미나 시적 기능과 거리가 먼 것은?
① 임을 위한 끝없는 헌신의 자세 ② 임에 대한 원망과 미움
③ 자기 희생을 통한 사랑의 승화 ④ 일종의 객관적 상관물
⑤ 사랑의 비극적 종말을 심미화하기 위한 구체적 상징물
7. 이 시의 ‘진달래꽃’과 다음 시의 밑줄 친 ‘꽃’이 함축하고 있는 공통적인 의미는?
자줏빛 바위 가에 / 잡고 있는 암소 놓게 하시고, / 나를 아니 부끄러워하시면 / 꽃을 꺾어 바치오리다. – 헌화가
① 이별의 선언 ② 사랑의 표현 ③ 사랑의 무상감
④ 슬픔의 극복 의지 ⑤ 임을 향한 원망의 마음
8. 이 시와 다음 시의 시적 자아가 이별을 대하는 태도상의 차이를 간단히 쓰시오.
西京(서경)이 아즐가 西京(서경)이 셔울히 마르는 / 닷곤듸 쇼셩경 고 마른 / 여희므로 아즐가 여희므로 질삼뵈 리시고 / 괴시란듸 아즐가 괴시란듸 우러곰 좃니노이다. – 서경별곡
9. 이 시가 다음 시의 전통을 계승했다는 근거로 제시하기 어려운 것은?
가시리 가시리잇고 나 / 리고 가시리잇고 나 / 날러는 엇디 살라 고 / 리고 가시리잇고 나 – 가시리
① 민족적 정서 ② 민요풍의 율격 ③ 여성적 어조 ④ 관념적 심사 ⑤ 시적 자아의 태도
10. 시적 자아의 자기 희생적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표현을 있는 대로 찾아 쓰시오.
11. 이 시에서 서정적 자아의 내적 심리 상태와 실제적 행위 사이의 어긋남을 보여 줌으로써 시적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는 연은?
12. 밑줄 친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에 쓰인 표현 기법 둘을 쓰시오.
13. 밑줄 친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에 관한 설명으로 옳지 않은 것은?
① 이별의 정한을 극복하려는 시적 화자의 의지를 강조하였다.
② 시의 율독에 대한 배려 때문에 도치법을 사용하였다.
③ 고도로 절제된 감정의 표현이다.
④ 유교적 인종의 미덕을 지닌 전통적 여성상을 표상하였다.
⑤ 임의 회귀에 대한 낙관적 기대가 엿보인다.
14. ‘진달래꽃’에 함축된 정서와 가장 가까운 것은?
①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② 모란이 피기까지는 /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③ 묏버들 갈해 것거 보내노라 님의 손에
④ 굳게 잠긴 잿빛의 문을 열고 나와서 하늘가에 머무른 꽃봉우릴 보아라.
⑤ 연꽃같은 발꿈치로 가이 없는 바다를 밟고 / 옥같은 손으로 끝없는 하늘을 만지면서
15. 행위의 주체가 나머지와 다른 연은?
< 정답 및 풀이 >
1. ⑤
2. ③ 이 시는 대체로 3음보의 율격을 보인다. 시조는 4음보이다.
3. ④ 주제는 ‘이별의 슬픔과 그 승화’이다.
4. ① ‘역겨워’는 구역질이 남.(역겹다)
5. ② 속으로는 슬퍼하지만 겉으로는 슬픔을 나타내지 아니함
6. ②
7. ② 상대방에 대한 자신의 내면적 감정의 표현이다.
8. (진달래꽃-체념적, 서경별곡-적극적) ‘진달래꽃’에서는 임을 곱게 보내고 있지만, ‘서경별곡’에서는 하던 일을 치우고 임을 따르겠다고 말하고 있다.
9. ④ ‘사뿐히, 즈려 밟고’에서 보듯, 진달래꽃은 구체적 심상으로 표현되어 있다.
10. (뿌리오리다, 즈려 밟고)
11. (2연) ‘임’에 대한 원망에도 불구하고 진달래꽃을 따다가 ‘임’의 발 밑에 깔아 놓는 행위-산화공덕(散花功德)
12. (반어법, 도치법) 체념한 듯 말하지만, 속으로는 간절한 기다림을 표현하고 있다.
13. ⑤
14. ③ 진달래꽃은 서정적 자아의 분신으로 다함 없는 사랑과 그 확인의 수단임.
15. (3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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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 “진달래꽃” 100년 동안의 오독
김유섭
김소월의 대표작인 “진달래꽃”은 사랑의 이별시로 해석되어왔다. 한국 현대시가 도달한 최고의 이별미학으로 평가되고 있다.
사랑하는 이와 이별의 슬픔을 체념으로 승화시킨 작품이라고 한다. 그리고 산화공덕과 애이불비를 나타냄으로써 자기희생과 정성, 순종, 등 유교적 휴머니즘이 깔려 있다고 한다. 또는 소박맞은 여인의 한 맺힌 이별시라고도 한다. 또 하나 이어령(李御寧)은, 이별의 가정을 통해 현재의 사랑하는 마음을 나타낸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지난 100년 동안 이어져 온 기존 해석은 사랑시 이거나, 사랑의 이별시라는 것이다. 더구나 황조가, 가시리, 서경별곡, 아리랑까지 우리 전통 이별시와 연결되어 이어지는 이별의 정한을 보여주는 시라는 등, 참담한 오독으로 김소월의 참모습을 삭제했다.
먼저 황조가, 가시리, 서경별곡, 아리랑을 살펴보자. 모든 시에 이별하는 대상이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드러내는 진술이 명확하게 나온다.
황조가에 “암수가 다정히 즐기는데”, 가시리에서는 “나는 엇디 살라하고 버리고 가시리잇고”, 서경별곡에서는 “괴시란듸 즉 사랑해 주신다면” 그리고 아리랑에서는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 등이다. 모든 시가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진술로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김소월의 “진달래꽃”은 그 어디에도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드러내는 명확한 진술이 없다.
기존 해석이 “진달래꽃”을 사랑의 이별시로 보는 출발점은 “나 보기가 역겨워”다. 즉 나 보기가 역겹다는 진술을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로 해석하는 이유와 근거로 한다. 그러나 “역겨워”는 유별난 진술이다.
기존 해석대로 따라가서 “역겨워”를 살펴보면, 시의 화자인 내가 역겨운 짓을 했는가?
다른 하나는 간다는 사람이 변심해서 나를 역겹다고 하는 것인가?
두 가지 경우일 것이다. 그 외에 연인 관계에서 이별을 인내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는 내용의 시에서 “역겨워”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은 거의 없을 것이다. 더구나 “진달래꽃”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상상하는 시다.
첫 번째, 사랑하는 사람이 역겨워할 짓을 시의 화자인 내가 미래에 하리라고 상상해서 산화공덕에 애이불비 즉 가는 사람을 위해 꽃을 뿌리고 슬프지만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이별의 시를 쓴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 때문에 첫 번째 상황의 가정은 타당하지 않다.
두 번째, 가는 사람이 변심해서 시의 화자를 역겹다고 하는 상상의 상황이다. 이 경우는 간단하다. 가는 사람이 변심한 것을 상상한 것이라면 그 이유가 무엇이든 시의 화자가 슬프고 아프지만 생각에 따라서 잡지도 않고 꽃도 뿌리고 눈물도 흘리지 않겠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이별을 받아들이는 화자의 태도에 슬픔은 겉으로 드러내지 않더라도 사랑하는 마음의 표현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어디에도 그런 표현이 없다.
다만 4연에 죽어도 눈물 흘리지 않겠다는 것을 슬픔과 체념으로 해석한다. 100년 동안 기존 해석은 “역겨워”와 “눈물”을 근거로 “진달꽃이” 사랑의 이별시라고 하는 것이다. 더구나 시의 화자가 여자라고까지 한다. 그러나 “역겨워”와 “눈물”은 얼마든지 다르게 읽을 수 있다.
오히려 “진달래꽃”을 존경하던 사람이나, 오랜 동지와의 이별을 상상하는 시로 읽으면 더 자연스럽게 읽힌다. 시 어디에도 남녀 간에 사랑의 감정을 드러내는 호칭이나, 호명, 진술이 없기 때문이다.
“진달래꽃”의 논리 구조를 보면 간단하다. ‘내가 역겨워 보여서 가겠다고 한다면 잡지 않고 보내겠다. 그리고 가는 길에 꽃도 뿌리겠다. 그러니 그 꽃을 밟고 가라, 가더라도 죽어도 눈물 흘리지 않겠다.’이다.
이 논리 구조 속에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상상하면서 슬퍼하거나, 괴로워하거나, 돌아오기를 기다리겠다는 등, 이별의 정한이 드러나지 않는다. 즉 화자의 사랑의 감정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더구나 시의 어조가 당당하고 단호하다. 그래서 “역겨워”와 “눈물”에 근거해서 이별의 슬픔을 체념으로 승화한 자기희생, 유교적 휴머니즘 등의 사랑이나, 이별시로 읽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일반적인 인간 관계에서 일어나는 단호하고 냉정한 이별의 시로 다가올 뿐이다.
더구나 “간다”라는 동사는 ‘가다’에서 온 말이다. ‘가다’ 의미 중에 대표적인 것이 장소 이동이고 이것을 남녀 간에 이별로 읽으려면 반드시 앞에 ‘가다’를 보완해서 남녀 간의 이별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진술이 있어야 한다.
가시리에 “버리고, 님”, 아리랑에 “버리고, 님” 등이 그렇다. 이처럼 명확한 진술이 없을 때 “간다”를 남녀 간에 이별로 해석하는 것은 타당성이 미약하다.
또한 화자는 간다는 사람을 단 한 번도 호명하지 않는다. 때문에 간다는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인지, 아닌지, 여자인지, 남자인지 불명확하다. 즉 누가 어디로 간다는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다. 때문에 시의 화자인 “나”와 간다는 사람의 정체도 모르면서 사랑하는 연인 관계라고 해석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래서 시의 화자인 나와 간다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밝히고 또 연인 관계라고 해석하는 그 둘 사이에 왜 유별나 보이는 “역겨워”라는 단어가 사용되었는지를 읽어내는 것이 시를 해석하는 첫걸음이다.
진달래꽃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 전문 –
제목 “진달래꽃”은 다른 말로 두견화다. 두견화는 중국 촉나라 임금 망제가 위나라에 망한 후 도망쳐 복위를 꿈꾸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억울하게 죽었고 그 넋이 두견새가 되었다. 그 한이 맺힌 두견새는 밤이고 낮이고 피를 토하고 울고 토한 피를 다시 삼켜 목을 적셨다고 한다. 그리하여 그 한이 서린 피가 땅에 떨어져 진달래 뿌리에 스며들어 꽃이 붉어졌다고 하고 또 꽃잎에 떨어져 붉게 물들었다고도 한다.
즉 진달래꽃은 나라 잃고 억울하게 죽은 한으로 울면서 토한 피가 뿌리로 잎으로 스며들어 핀 꽃이다.
여기서 살펴야 할 것이 있다. 김소월이 1925년 12월에 간행한 유일한 시집 “진달래꽃”의 표제작을 “진달래꽃”으로 한 이유다. 시집에는 모두 127편의 시가 실려있다. 그중에 한 편인 진달래꽃을 표제작으로 한 것은 그만큼 김소월이 자신의 시집을 대표하는 시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진달래꽃을 영변 약산에 피는 그냥 진달래꽃으로 해석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어떤 수령의 외딸이 약산에 찾아왔다가 그 강의 절벽에서 떨어져 죽었고 그 넋이 진달래가 되어 약산을 뒤덮고 있다는 전설 등을 해석에 끌고 와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이것은 명백하게 김소월이 나라 잃고 억울하게 죽은 한으로 두견새가 되어 피를 토하고 그 피가 스며 붉게 핀다는 진달래꽃을 시 제목으로, 나아가서 시집의 제목으로 한 것이다. 때문에 시의 화자인 나는, 나라 잃은 조선 민족이다. 동시에 나라 잃고 억울하게 죽은 한으로 토한 피가 뿌리로, 잎으로 스며들어 붉게 핀 진달래꽃이기도 한 것이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시, 1연 –
나라 잃은 망국의 한으로 피를 토하고 우는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이다. 문맥이 막히지 않는다. 앞서 유별나 보이던 “역겨워”라는 단어를 김소월이 왜 사용했는지 명확하게 드러난다.
여기서 “역겨워”는 나라 잃고 억울하게 죽은 한으로 피를 토하고 우는 나 보기가 역겹다는 것이고 그래서 가겠다고 한다면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겠다는 것이다.
이 첫 연을 사랑의 이별시로 읽으면 “역겨워”에서 걸린다. 즉 병적 자기 낮춤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이것은 김소월이 “역겨워”로 이 시가 사랑의 이별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그리고 뒤에 3연 “사뿐히 즈려밟고” 역시 해석되지 않는다. 또한 2연에서 그 많은 꽃 중에 왜 “진달래꽃”을 뿌리겠다는 것인지도 설명되지 않는다.
나라 잃고 억울하게 죽어 피를 토하고 우는 나 보기가 역겹다는 것은 왜정시대 나라 잃은 조선 민족이 역겹다는 것이고 그것은 친일파를 의미한다. 때문에 가는 사람은 친일파이고, 변심은 사랑의 변심이 아니라 변절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래서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우리다”라는 진술이 당당하게 읽히는 이유다.
여기서 “고이”는 조롱이다. 민족을 배신한 변절자를 잡을 까닭이 없는 것이다. 그러니 나라 잃은 조선 민족을 역겨워하고 변절해서 가고 싶으면 잡을 가치도 없으니 가라는 의미다. “역겨워”는 변절자인 친일파가 조선 민족을 역겨워하는 것으로 읽히기도 하지만, 오히려 조선 민족에게 변절자인 친일파가 역겹게 보인다는 역설의 의미로 읽힌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 시, 2연 –
영변 약산에 진달래꽃이 유명했다고 한다. 아마도 진해 벚꽃 같은 것이었으리라고 생각된다. 영변 약산을 뒤덮은 진달래꽃을 즉 나라 잃고 억울하게 죽어 토한 피가 스며 붉게 핀 진달래꽃을 아름 따다 변절하고 가는 길에 뿌리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변절하겠다면 해보라는 의미다.
나라 잃은 조선 민족을 역겨워하면서 변절하겠다면 나라 잃은 조선 민족의 피를 토하는 한을 가려는 길에 뿌려주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친일파로 변절하는 것이 조선 민족에게 어떤 짓이고 어떤 의미인지 가르쳐 주겠다는 말이다. 조선 민족 변절자에 대한 김소월의 강렬한 분노를 보여주고 있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 시, 3연 –
“가시는 걸음걸음”, 변절자의 걸어가는 걸음을 걸음걸음이라고 표현하는 것 역시 조롱이다. 특히 “사뿐히 즈려밟고”라는 진술이 간단하면서도 세세한 묘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변절자의 발걸음은 너무나도 가벼울 것이다. 민족을 배신하고 변절해서 친일파가 되는 발걸음은 가볍고 희망에 부푼 것이다. 그래서 걸음걸음이고 사뿐히다. 그런데 변절자인 친일파가 밟고 가는 땅은, 나라 잃고 억울하게 죽은 피를 토하는 조선 민족의 한이다. 그래서 변절은 그 한을 “즈려밟고” 즉 짓밟는 짓이라는 것을 세밀하게 묘사한 것이다.
여기서 시 전체에 존대법을 사용한 이유를 살펴야 한다. 김소월이 시집 “진달래꽃” 127편에서 존대법을 사용한 시는 많지 않다. 그러나 유독 ‘진달래꽃’이라는 소제목으로 나뉘어 있는 15편의 시 중에 13편에 존대법을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진달래꽃”에 사용된 존대법은 유달라 보인다. 이것은 존대가 아니라 역설적 조롱이다. “가시옵소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옵소서’라는 어미를 사용해서 변절자인 친일파에게 정중한 부탁이나 기원을 하는 듯 보이게 한 것은 역설의 조롱인 것이다. 이 3연에서 조롱이 절정에 이르러 있다.
조선 민족 누구든 변절해서 친일파가 되겠다면 나라 잃은 조선 민족의 피를 토하는 한을 짓밟고 “가시옵소서” 라고 한다. 즉 변절이 조선 민족의 나라 잃고 억울하게 죽은 피를 토하는 한을 “즈려밟고” 즉 짓밟는 짓이라는 사실 인식을 시켜주면서 ‘그래도 변절할래?’ 분노하면서 조롱하는 의미로 존대법을 사용한 것이다. 시 전체에 존대법이 사용된 이유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 시, 4연 –
“죽어도 아니 눈물”은 강조를 위한 도치다. ‘죽어도 눈물 아니 흘리오리다’보다 더 강력한 경고의 의미다.
나라 잃고 억울하게 죽은 피를 토하는 조선 민족의 한이 역겨워 변절하겠다면, 그때는 죽어도 눈물 흘리지 않겠다는 것이다. 여기서 “죽어도”는 눈물 흘리지 않겠다는 것보다 훨씬 더 강력하고 단호한 결심을 의미한다. 즉 조선 민족 누구든 변절해서 친일파가 되려고 한다고 해도 죽어도 슬퍼하지 않겠다. 그러니 갈테면 가라, 변절하려면 변절해서 친일파가 되라는 것이다. ‘꺼지라’라는 말이다.
여기서 “눈물”이 의미하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의 슬픔이 아니라 조선 민족을 배신하고 변절해서 친일파가 되려는 사람에 대한 민족애의 슬픔이다. 그래서 “죽어도”는 변절자에 대한 단호한 극단의 단절을 강조하는 진술이다.
김소월의 “진달래꽃”은 친일파로 변절하려는 불특정 다수의 조선 민족에 대한 역겨움과 분노와 조롱과 단호하고도 강력한 단절의 마음을 드러내는 경고의 시인 것이다. 때문에 시 어디에도 남녀 간에 사랑이나 이별을 의미하는 호칭이나, 호명이나, 진술이 없는 것이다. 이것이 김소월의 “진달래꽃”이다.
김소월의 “진달래꽃”은 1922년에 발표되었다. 이 시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1919년 3.1운동 이후, 그해 9월 조선 총독으로 온 *사이토 마코토가 “문화정책”이라는 미명 아래 조선 민족 분열 정책을 시작했다. 사이토 마코토는 적극적으로 친일파를 발굴하고 육성하고 지원했다. 사이토 마코토의 민족 분열 책동에 대해서 이상 역시 오감도 시제1호에서 상징적으로 다루고 있다. 때문에 김소월도 당시 조선 사회에서 일어나는 민족 변절자와 친일파의 등장에 대해 자신의 민족정신을 드러내는 시를 쓴 것이고 그래서 시집 제목을 “진달래꽃”으로 한 것으로 생각한다.
이 간단한 시를, 100년 동안 사랑의 이별시로 오독한 것은 사이토 미코토에게 포섭당한 친일파들 때문이 아닐까?
*총독부는 각종 친일 어용단체를 조직하는 일에도 적극 나섰다. 1920년 사이토 총독에게 보고된 「조선 민족운동에 대한 대책」이라는 문서를 보면, “친일분자를 귀족 · 양반 · 유생 · 부호 · 실업가 · 교육자 · 종교가 등에 침투시켜 그 계급과 사정에 따라 각종 친일단체를 조직해야 한다”고 건의하고 있다. 이후 조선경제회, 대정친목회, 국민협회, 동광회, 대동사문회, 조선불교중앙교무원, 유교진흥회, 시천교, 청림교, 상무단(보부상) 등 각계각층에 친일단체가 조직되었다. 또 총독부는 조선인 귀족 · 관료 · 교사 · 유생 등을 모아 일본 시찰을 보냄으로써 그들을 회유하고, 더 나아가 적극적인 친일분자로 육성하고자 했다.
[네이버 지식백과] 사이토 총독의 이른바 ‘문화정치’ (한국독립운동사, 2014. 5. 30., 박찬승)
진달래꽃 – 김소월 (전문/해석/원문파일)
진달래꽃.hwp 0.02MB 진달래꽃.pdf 0.06MB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寧邊)에 약산(藥山)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개벽』 25호, 1922.7.)
* 김소월 : 김정식(金廷湜). 평안북도 구성 출생(1902), 오산학교 중학부 입학(1915), 배재고보 졸업(1923), 『영대(靈臺)』 동인 활동(1924), 자살(1934).
◈ 해석
소월의 시는 ‘전통적 민요조 가락’과 한국 고유의 정서 ‘한’으로 유명하다. 소월이 남긴 150여 편의 시는 생전에 간행한 시집 『진달래꽃』으로 묶였고, 사후에 김억이 『소월시초』(1939)를 엮었다. 소월의 작품 속에는 민족 고유 정서와 맞닿아 흐르는 소박하고 진솔한 정감이 있다. 시의 요소로 구체화하자면 간결하고 소박한 가락, 친근감을 느낄 수 있는 구어체를 활용한 7·5조의 대중적 리듬, 이별·그리움·체념 등으로 대표되는 민중적 주제 의식 등이다.
시 ‘진달래꽃’은 이별의 슬픔을 인종의 의지력으로 극복해 내는 여인을 화자로 하여 전통적 정한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작품이다. 이 정한의 세계는 ‘공무도하가’, ‘가시리’, ‘서경별곡’, ‘아리랑’으로 계승되어 면면히 흘러 내려오는 우리 민족 전통 정서와 그 맥을 같이한다. 간결한 시 형식 속에 임을 향한 절절한 사랑과 헌신, 체념과 극기의 정신이 드러난다. 떠나는 임을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겠다는 동양적인 체념과 ‘나 보기가 역겨워’ 떠나는 임을 위해 진달래꽃을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는 절대적 사랑, 임의 ‘가시는 걸음 걸음’이 꽃을 ‘사뿐히 즈려밟’을 때 이별의 슬픔을 도리어 축복으로 승화시키는 비애, 아픔을 겉으로 표출하지 않고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는 인고가 그것이다. ‘진달래꽃’은 화자의 아름답고 강렬한 표상이요, 떠나는 임에 대한 원망과 슬픔이며, 임에게 자신을 헌신하려는 정성과 순종의 상징이다. 떠나는 임을 위해 꽃을 뿌리는 행위가 비현실적임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까닭은 임의 배신에도 불구하고 시적 자아의 사랑에는 조금도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꽃을 뿌리는 행위의 표면적 의미는 불가에서 말하는 산화공덕이다. 임이 가시는 길에 꽃을 뿌려 임의 앞날을 영화롭게 한다는 축복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임을 가지 못하게 하겠다는 강한 만류의 뜻이 숨겨져 있다.
설화적 모티프(여성의 인종과 남성의 유랑 및 잠적)를 원형으로 하고 있는 이 시는 여성적 어조를 통해 애절하고 간절한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한편 화자가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라는 마지막 시행과 ‘걸음 걸음’,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라 말하는 것을 통해, 그저 눈물만 보이며 인종하는 나약한 여성만은 아님을 알 수 있다. 그가 꽃을 밟을 때마다 자신이 가학자임을 스스로 확인하게 될 것을 아는 화자는 떠나는 사랑을 붙잡아두려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성격을 아울러 지니고 있다.
김소월, ‘진달래꽃’ 해석 /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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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보기가 역겨워 (나 : 시적화자)
가실 때에는 (이별의 상황을 가정함)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임과의 이별을 받아들이는 체념과 인고의 자세)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화자의 분신. 사랑의 표상)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임을 향한 변함없는 사랑의 마음)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꽃 : 임에 대한 ‘나’의 희생적 사랑)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임을 위한 자기 희생적 태도. 자기희생을 통해 이별의 한을 숭고한 사랑으로 승화)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슬픔의 반어적 표현 – 반어법, 도치법)
1연과 변형된 수미상관 구조. 안정감을 부여하고 의미를 강조함
* ‘-우리다’의 반복 : 각운, 여성적 어조
* 진달래꽃의 의미
– 시적 화자의 분신
– 임에 대한 사랑과 정성을 상징하는 소재
– 떠나는 임에 대한 축복
– 버림받은 여인의 애절한 마음을 형상화한 소재
* ‘이별의 정한’의 문학적 전통 계보
1. 고대가요 ‘공무도하가’
2. 고려가요 ‘가시리’, ‘서경별곡’
3. 한시 ‘송인’
4. 황진이의 시조
5. 민요 ‘아리랑’
핵심정리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주제 : 이별의 슬픔과 그 승화
특징 1. 이별의 상황을 가정하며 시상을 전개
2. 1연과 4연이 수미상관의 구조를 이룸
3. 여성적이며 간절한 어조를 3음보의 민요적 율격에 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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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 진달래꽃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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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의 진달래꽃입니다. 일제강점기를 지냈던 김소월은 아픔과 고통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님을 사랑하지만 떠나 보내야 하는 화자는 떠나는 님에게 자신으로 상징되는 진달래꽃을 밝고 가라 말합니다.
진달래꽃
– 김소원 –
진달래꽃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개관정리]갈래
자유시 서정시
성격
애상적 전통적 민요적
주제
님을 보내야 하지만 보내지 못하는 마음
[이해와 감상]나 보기가 역겨워
나는 시작 화자이다. 희생적, 헌신적 존재이다.
가실 때에는
가정, 이별을 예감하고 있다.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영변에 약산
향토적 분위기를 조성한다.
진달래꽃
진달래꽃은 시적화자의 분신이다. 진달래꽃은 여인을 상징한다. 이곳에서는 임에 대한 사랑과 정성, 희생, 헌신을 뜻한다.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추상적 관념의 구체화(시각화 형상)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떠나가는 님을 향해 자신이 뿌린 진달래꽃을 즈려 밟고 가라한다. ‘그 꽃’은 화자의 분신이자 사랑의 표상입니다. ‘진달래꽃’은 다치거나 상하지 않기를 원하는 마음과 이별의 고통과 상처를 받을 것을 알기에 떠나는 님이 자신의 고통을 알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죽어도 아니 눈물은 반어법이다. 떠나는 님에 대한 배려처럼 보이지만, 그만큼 이별의 아픔이 크다고 역설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1연 : 이별의 상황에 대한 체념 (기)
2연 : 떠나는 임에 대한 축복 (승)
3연 : 원망을 초극한 희생적 사랑 (전)
4연 : 인고의 의지로 이별의 정한 극복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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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 “진달래꽃” 100년 동안의 오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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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 “진달래꽃” 100년 동안의 오독
김유섭 김소월의 대표작인 “진달래꽃”은 사랑의 이별시로 해석되어왔다. 한국 현대시가 도달한 최고의 이별미학으로 평가되고 있다. 사랑하는 이와 이별의 슬픔을 체념으로 승화시킨 작품이라고 한다. 그리고 산화공덕과 애이불비를 나타냄으로써 자기희생과 정성, 순종, 등 유교적 휴머니즘이 깔려 있다고 한다. 또는 소박맞은 여인의 한 맺힌 이별시라고도 한다. 또 하나 이어령(李御寧)은, 이별의 가정을 통해 현재의 사랑하는 마음을 나타낸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지난 100년 동안 이어져 온 기존 해석은 사랑시 이거나, 사랑의 이별시라는 것이다. 더구나 황조가, 가시리, 서경별곡, 아리랑까지 우리 전통 이별시와 연결되어 이어지는 이별의 정한을 보여주는 시라는 등, 참담한 오독으로 김소월의 참모습을 삭제했다. 먼저 황조가, 가시리, 서경별곡, 아리랑을 살펴보자. 모든 시에 이별하는 대상이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드러내는 진술이 명확하게 나온다. 황조가에 “암수가 다정히 즐기는데”, 가시리에서는 “나는 엇디 살라하고 버리고 가시리잇고”, 서경별곡에서는 “괴시란듸 즉 사랑해 주신다면” 그리고 아리랑에서는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 등이다. 모든 시가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진술로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김소월의 “진달래꽃”은 그 어디에도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드러내는 명확한 진술이 없다. 기존 해석이 “진달래꽃”을 사랑의 이별시로 보는 출발점은 “나 보기가 역겨워”다. 즉 나 보기가 역겹다는 진술을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로 해석하는 이유와 근거로 한다. 그러나 “역겨워”는 유별난 진술이다. 기존 해석대로 따라가서 “역겨워”를 살펴보면, 시의 화자인 내가 역겨운 짓을 했는가? 다른 하나는 간다는 사람이 변심해서 나를 역겹다고 하는 것인가? 두 가지 경우일 것이다. 그 외에 연인 관계에서 이별을 인내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는 내용의 시에서 “역겨워”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은 거의 없을 것이다. 더구나 “진달래꽃”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상상하는 시다. 첫 번째, 사랑하는 사람이 역겨워할 짓을 시의 화자인 내가 미래에 하리라고 상상해서 산화공덕에 애이불비 즉 가는 사람을 위해 꽃을 뿌리고 슬프지만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이별의 시를 쓴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 때문에 첫 번째 상황의 가정은 타당하지 않다. 두 번째, 가는 사람이 변심해서 시의 화자를 역겹다고 하는 상상의 상황이다. 이 경우는 간단하다. 가는 사람이 변심한 것을 상상한 것이라면 그 이유가 무엇이든 시의 화자가 슬프고 아프지만 생각에 따라서 잡지도 않고 꽃도 뿌리고 눈물도 흘리지 않겠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이별을 받아들이는 화자의 태도에 슬픔은 겉으로 드러내지 않더라도 사랑하는 마음의 표현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어디에도 그런 표현이 없다. 다만 4연에 죽어도 눈물 흘리지 않겠다는 것을 슬픔과 체념으로 해석한다. 100년 동안 기존 해석은 “역겨워”와 “눈물”을 근거로 “진달꽃이” 사랑의 이별시라고 하는 것이다. 더구나 시의 화자가 여자라고까지 한다. 그러나 “역겨워”와 “눈물”은 얼마든지 다르게 읽을 수 있다. 오히려 “진달래꽃”을 존경하던 사람이나, 오랜 동지와의 이별을 상상하는 시로 읽으면 더 자연스럽게 읽힌다. 시 어디에도 남녀 간에 사랑의 감정을 드러내는 호칭이나, 호명, 진술이 없기 때문이다. “진달래꽃”의 논리 구조를 보면 간단하다. ‘내가 역겨워 보여서 가겠다고 한다면 잡지 않고 보내겠다. 그리고 가는 길에 꽃도 뿌리겠다. 그러니 그 꽃을 밟고 가라, 가더라도 죽어도 눈물 흘리지 않겠다.’이다. 이 논리 구조 속에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상상하면서 슬퍼하거나, 괴로워하거나, 돌아오기를 기다리겠다는 등, 이별의 정한이 드러나지 않는다. 즉 화자의 사랑의 감정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더구나 시의 어조가 당당하고 단호하다. 그래서 “역겨워”와 “눈물”에 근거해서 이별의 슬픔을 체념으로 승화한 자기희생, 유교적 휴머니즘 등의 사랑이나, 이별시로 읽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일반적인 인간 관계에서 일어나는 단호하고 냉정한 이별의 시로 다가올 뿐이다. 더구나 “간다”라는 동사는 ‘가다’에서 온 말이다. ‘가다’ 의미 중에 대표적인 것이 장소 이동이고 이것을 남녀 간에 이별로 읽으려면 반드시 앞에 ‘가다’를 보완해서 남녀 간의 이별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진술이 있어야 한다. 가시리에 “버리고, 님”, 아리랑에 “버리고, 님” 등이 그렇다. 이처럼 명확한 진술이 없을 때 “간다”를 남녀 간에 이별로 해석하는 것은 타당성이 미약하다. 또한 화자는 간다는 사람을 단 한 번도 호명하지 않는다. 때문에 간다는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인지, 아닌지, 여자인지, 남자인지 불명확하다. 즉 누가 어디로 간다는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다. 때문에 시의 화자인 “나”와 간다는 사람의 정체도 모르면서 사랑하는 연인 관계라고 해석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래서 시의 화자인 나와 간다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밝히고 또 연인 관계라고 해석하는 그 둘 사이에 왜 유별나 보이는 “역겨워”라는 단어가 사용되었는지를 읽어내는 것이 시를 해석하는 첫걸음이다. 진달래꽃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 전문 – 제목 “진달래꽃”은 다른 말로 두견화다. 두견화는 중국 촉나라 임금 망제가 위나라에 망한 후 도망쳐 복위를 꿈꾸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억울하게 죽었고 그 넋이 두견새가 되었다. 그 한이 맺힌 두견새는 밤이고 낮이고 피를 토하고 울고 토한 피를 다시 삼켜 목을 적셨다고 한다. 그리하여 그 한이 서린 피가 땅에 떨어져 진달래 뿌리에 스며들어 꽃이 붉어졌다고 하고 또 꽃잎에 떨어져 붉게 물들었다고도 한다. 즉 진달래꽃은 나라 잃고 억울하게 죽은 한으로 울면서 토한 피가 뿌리로 잎으로 스며들어 핀 꽃이다. 여기서 살펴야 할 것이 있다. 김소월이 1925년 12월에 간행한 유일한 시집 “진달래꽃”의 표제작을 “진달래꽃”으로 한 이유다. 시집에는 모두 127편의 시가 실려있다. 그중에 한 편인 진달래꽃을 표제작으로 한 것은 그만큼 김소월이 자신의 시집을 대표하는 시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진달래꽃을 영변 약산에 피는 그냥 진달래꽃으로 해석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어떤 수령의 외딸이 약산에 찾아왔다가 그 강의 절벽에서 떨어져 죽었고 그 넋이 진달래가 되어 약산을 뒤덮고 있다는 전설 등을 해석에 끌고 와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이것은 명백하게 김소월이 나라 잃고 억울하게 죽은 한으로 두견새가 되어 피를 토하고 그 피가 스며 붉게 핀다는 진달래꽃을 시 제목으로, 나아가서 시집의 제목으로 한 것이다. 때문에 시의 화자인 나는, 나라 잃은 조선 민족이다. 동시에 나라 잃고 억울하게 죽은 한으로 토한 피가 뿌리로, 잎으로 스며들어 붉게 핀 진달래꽃이기도 한 것이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시, 1연 – 나라 잃은 망국의 한으로 피를 토하고 우는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이다. 문맥이 막히지 않는다. 앞서 유별나 보이던 “역겨워”라는 단어를 김소월이 왜 사용했는지 명확하게 드러난다. 여기서 “역겨워”는 나라 잃고 억울하게 죽은 한으로 피를 토하고 우는 나 보기가 역겹다는 것이고 그래서 가겠다고 한다면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겠다는 것이다. 이 첫 연을 사랑의 이별시로 읽으면 “역겨워”에서 걸린다. 즉 병적 자기 낮춤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이것은 김소월이 “역겨워”로 이 시가 사랑의 이별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그리고 뒤에 3연 “사뿐히 즈려밟고” 역시 해석되지 않는다. 또한 2연에서 그 많은 꽃 중에 왜 “진달래꽃”을 뿌리겠다는 것인지도 설명되지 않는다. 나라 잃고 억울하게 죽어 피를 토하고 우는 나 보기가 역겹다는 것은 왜정시대 나라 잃은 조선 민족이 역겹다는 것이고 그것은 친일파를 의미한다. 때문에 가는 사람은 친일파이고, 변심은 사랑의 변심이 아니라 변절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래서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우리다”라는 진술이 당당하게 읽히는 이유다. 여기서 “고이”는 조롱이다. 민족을 배신한 변절자를 잡을 까닭이 없는 것이다. 그러니 나라 잃은 조선 민족을 역겨워하고 변절해서 가고 싶으면 잡을 가치도 없으니 가라는 의미다. “역겨워”는 변절자인 친일파가 조선 민족을 역겨워하는 것으로 읽히기도 하지만, 오히려 조선 민족에게 변절자인 친일파가 역겹게 보인다는 역설의 의미로 읽힌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 시, 2연 – 영변 약산에 진달래꽃이 유명했다고 한다. 아마도 진해 벚꽃 같은 것이었으리라고 생각된다. 영변 약산을 뒤덮은 진달래꽃을 즉 나라 잃고 억울하게 죽어 토한 피가 스며 붉게 핀 진달래꽃을 아름 따다 변절하고 가는 길에 뿌리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변절하겠다면 해보라는 의미다. 나라 잃은 조선 민족을 역겨워하면서 변절하겠다면 나라 잃은 조선 민족의 피를 토하는 한을 가려는 길에 뿌려주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친일파로 변절하는 것이 조선 민족에게 어떤 짓이고 어떤 의미인지 가르쳐 주겠다는 말이다. 조선 민족 변절자에 대한 김소월의 강렬한 분노를 보여주고 있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 시, 3연 – “가시는 걸음걸음”, 변절자의 걸어가는 걸음을 걸음걸음이라고 표현하는 것 역시 조롱이다. 특히 “사뿐히 즈려밟고”라는 진술이 간단하면서도 세세한 묘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변절자의 발걸음은 너무나도 가벼울 것이다. 민족을 배신하고 변절해서 친일파가 되는 발걸음은 가볍고 희망에 부푼 것이다. 그래서 걸음걸음이고 사뿐히다. 그런데 변절자인 친일파가 밟고 가는 땅은, 나라 잃고 억울하게 죽은 피를 토하는 조선 민족의 한이다. 그래서 변절은 그 한을 “즈려밟고” 즉 짓밟는 짓이라는 것을 세밀하게 묘사한 것이다. 여기서 시 전체에 존대법을 사용한 이유를 살펴야 한다. 김소월이 시집 “진달래꽃” 127편에서 존대법을 사용한 시는 많지 않다. 그러나 유독 ‘진달래꽃’이라는 소제목으로 나뉘어 있는 15편의 시 중에 13편에 존대법을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진달래꽃”에 사용된 존대법은 유달라 보인다. 이것은 존대가 아니라 역설적 조롱이다. “가시옵소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옵소서’라는 어미를 사용해서 변절자인 친일파에게 정중한 부탁이나 기원을 하는 듯 보이게 한 것은 역설의 조롱인 것이다. 이 3연에서 조롱이 절정에 이르러 있다. 조선 민족 누구든 변절해서 친일파가 되겠다면 나라 잃은 조선 민족의 피를 토하는 한을 짓밟고 “가시옵소서” 라고 한다. 즉 변절이 조선 민족의 나라 잃고 억울하게 죽은 피를 토하는 한을 “즈려밟고” 즉 짓밟는 짓이라는 사실 인식을 시켜주면서 ‘그래도 변절할래?’ 분노하면서 조롱하는 의미로 존대법을 사용한 것이다. 시 전체에 존대법이 사용된 이유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 시, 4연 – “죽어도 아니 눈물”은 강조를 위한 도치다. ‘죽어도 눈물 아니 흘리오리다’보다 더 강력한 경고의 의미다. 나라 잃고 억울하게 죽은 피를 토하는 조선 민족의 한이 역겨워 변절하겠다면, 그때는 죽어도 눈물 흘리지 않겠다는 것이다. 여기서 “죽어도”는 눈물 흘리지 않겠다는 것보다 훨씬 더 강력하고 단호한 결심을 의미한다. 즉 조선 민족 누구든 변절해서 친일파가 되려고 한다고 해도 죽어도 슬퍼하지 않겠다. 그러니 갈테면 가라, 변절하려면 변절해서 친일파가 되라는 것이다. ‘꺼지라’라는 말이다. 여기서 “눈물”이 의미하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의 슬픔이 아니라 조선 민족을 배신하고 변절해서 친일파가 되려는 사람에 대한 민족애의 슬픔이다. 그래서 “죽어도”는 변절자에 대한 단호한 극단의 단절을 강조하는 진술이다. 김소월의 “진달래꽃”은 친일파로 변절하려는 불특정 다수의 조선 민족에 대한 역겨움과 분노와 조롱과 단호하고도 강력한 단절의 마음을 드러내는 경고의 시인 것이다. 때문에 시 어디에도 남녀 간에 사랑이나 이별을 의미하는 호칭이나, 호명이나, 진술이 없는 것이다. 이것이 김소월의 “진달래꽃”이다. 김소월의 “진달래꽃”은 1922년에 발표되었다. 이 시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1919년 3.1운동 이후, 그해 9월 조선 총독으로 온 *사이토 마코토가 “문화정책”이라는 미명 아래 조선 민족 분열 정책을 시작했다. 사이토 마코토는 적극적으로 친일파를 발굴하고 육성하고 지원했다. 사이토 마코토의 민족 분열 책동에 대해서 이상 역시 오감도 시제1호에서 상징적으로 다루고 있다. 때문에 김소월도 당시 조선 사회에서 일어나는 민족 변절자와 친일파의 등장에 대해 자신의 민족정신을 드러내는 시를 쓴 것이고 그래서 시집 제목을 “진달래꽃”으로 한 것으로 생각한다. 이 간단한 시를, 100년 동안 사랑의 이별시로 오독한 것은 사이토 미코토에게 포섭당한 친일파들 때문이 아닐까? *총독부는 각종 친일 어용단체를 조직하는 일에도 적극 나섰다. 1920년 사이토 총독에게 보고된 「조선 민족운동에 대한 대책」이라는 문서를 보면, “친일분자를 귀족 · 양반 · 유생 · 부호 · 실업가 · 교육자 · 종교가 등에 침투시켜 그 계급과 사정에 따라 각종 친일단체를 조직해야 한다”고 건의하고 있다. 이후 조선경제회, 대정친목회, 국민협회, 동광회, 대동사문회, 조선불교중앙교무원, 유교진흥회, 시천교, 청림교, 상무단(보부상) 등 각계각층에 친일단체가 조직되었다. 또 총독부는 조선인 귀족 · 관료 · 교사 · 유생 등을 모아 일본 시찰을 보냄으로써 그들을 회유하고, 더 나아가 적극적인 친일분자로 육성하고자 했다. [네이버 지식백과] 사이토 총독의 이른바 ‘문화정치’ (한국독립운동사, 2014. 5. 30., 박찬승)
진달래꽃 / 분석 및 문제 / 김소월
728×90 반응형 728×170 진달래꽃 / 김소월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寧邊)에 약산(藥山)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김 소 월 (金素月,1902-1934): 본명은 정식. 본적은 평북 정주군 곽산. 평북 구성군 와인동 소재 외가에서 출생하여 오산 학교와 배재 고등 보통학교를 다녔다. 김 억의 추천으로 1920년 3월 「창조」 5호에 ‘낭인의 봄’등 5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문단에 등단하였다. 1925년 시집 『진달래꽃』이 간행되었으며, 소월이 작고한 뒤 은사인 김 억의 손으로 『소월시초』가 『김소월의 행장』 『김소월의 추억』 및 소월의 유일한 시론인 『시혼』을 곁들여 1939년에 발간되었다. 그후 100종에 가까운 소월 시집이 다투어 출판되었으며, 서울 남산에 소월 시비가 세워지기도 하였다. 소월의 시작 활동은 그의 학창 시절이 끝나고 사회 생활이 시작되는 1924년을 분기점으로 하여 크게 두 시점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전기는 심리적 갈등이나 압박이 심각하지 않은 때로 민족의 보편적 정서와 민요조의 율격을 나름대로 소화한 작품을 써서 안서가 편집을 맡고 있던 「개벽」지 문예란을 주무대로 하여 발표하였다. 오늘날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대부분의 작품이 이 시기의 것이다. 후기는 직접 세파에 부대끼면서 좌절과 절망에 휩싸였던 동아 일보 지국장 시절로서, 지금까지 소홀히 다루어진 이 시기에 쓰여진 시들에 대한 본격적인 조명과 평가가 앞으로 남은 소월 시 연구의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소월의 유일한 소설 작품으로는 1922년 「개벽」에 발표된 ‘함박눈’이 있다. < 작품 감상 1> 이 시는 한국적 정한(情恨)의 세계를 시적으로 승화한 작품이다. 우리 전통 시가의 맥을 이루는 이 ‘정한(情恨)’의 세계는 고려가요 ‘가시리’나 ‘서경별곡’, 그리고 전통 민요인 ‘아리랑’으로 이어져 내려온 정서이다. 그리고 이 시가 결코 천박한 이별의 슬픔을 보여주지 않는 것은 그 ‘한’을 또한 스스로 숨기고 있기 때문이다. 시적 화자는 여성으로 설정되어 있으며, 7.5조의 3음보를 주조로 하고 있다. 3연의 고조된 수미쌍관의 결구법으로 이 작품을 끝맺고 있다. 연을 구분하여 살펴보면 1연을 여성적 순응주의 나타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나 보기가 싫어서 떠나는 임에게 어떠한 불평도 없이 고이 보내 드리겠다는 것이 1연의 내용이다. 그러나 얼핏 보기에는 단순한 듯한 이 시적 진술 속에는 한 마디로 단정되기 어려운 아주 미묘하고 야릇한 감정의 움직임이 엿보인다. 그 어법에서 볼 때 여성으로 짐작되는 이 시의 화자는 표면적으로 적어도 임과 언제 이별하더라도 무방하다는 태도를 보이지만 이와는 정반대로 어떠한 일이 있어도 결코 임을 보내고 싶지 않다는 진심을 그 속에 숨겨 놓고 있다. 표면적인 과장과 허세가 역설적으로 그의 내면적 진실을 강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 특유의 과장은 제 2, 3 연에서 확인된다. 임의 가시는 길에 진달래꽃을 뿌릴 테니 그것을 즈려 밟고 가 달라고 화자는 말한다. 나 보기가 역겨워 떠나가는 사람 앞에 꽃을 뿌린다는 것을 물론 비현실적 행위이지만, 그것이 아름다운 이유는 임의 배신에도 불구하고 나의 사랑이 변함없다는 데 있다. 그 행위는 표면적으로는 불가(佛家)에서 말하는 ‘산화공덕(散花功德)-임의 가시는 길에 꽃을 뿌려 그 걸음을 평화롭게 한다는 ’축복‘의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이 표면적인 뜻에 매달려 시를 이해할 때, 우리는 거기서 한 여인의 비현실적이고 싱거운 포부밖에는 발견하지 못한다. 이 축복의 이면에는 오히려 가겠다는 임을 강력하게 만류하는 뜻이 담겨져 있다. 가겠다는 임을 내버려두는 것이야말로 그를 붙잡아 두는 최상의 방법임을 그는 자각했던 듯하다. 4연은 반어법이 구사된 부분이다. 정작 임이 자기 곁을 떠나면 슬프고 분하여 오열에 젖거나 자살이라도 할 계제요 심각한 고비인데 오히려 결코 죽는 한이 있더라도 눈물마저 흘리지 않겠다는 것은 임을 이별하게 될 때의 화자의 극도의 슬픔을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죽어도 아니 눈물’ 같은 적절한 생략적 도치법은 인상적 변화의 묘미를 가져다 준다. 이를 유교적 휴머니즘에 바탕을 둔 애이불비(哀而不悲)의 감정이란 측면에서 보기도 한다. < 작품 감상 2 > 이 시는 소월시의 정수(精髓)로, 이별의 슬픔을 인종(忍從)의 의지력으로 극복해 내는 여인을 시적 자아로 하여 전통적 정한(情恨)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작품이다. 이 정한의 세계는 「공무도하가」,「가시리」,「서경별곡」,「아리랑」으로 계승되어 면면히 흘러 내려오는 우리 민족의 전통 정서와 그 맥을 같이 한다. 4연 12행의 간결한 시 형식 속에는 한 여인의 임을 향한 절절한 사랑과 헌신, 그리고 체념과 극기(克己)의 정신이 함께 용해되어 다음과 같이 나타난다. 즉, 떠나는 임을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겠다는 동양적인 체념과, ‘나 보기가 역겨워’떠나는 임이지만, 그를 위해 진달래꽃을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는 절대적 사랑, 임의 ‘가시는 걸음 걸음’이 꽃을 ‘사뿐히 즈려 밟’을 때, 이별의 슬픔을 도리어 축복으로 승화시키는 비애, 그리고 그 아픔을 겉으로 표출하지 않고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는 인고(忍苦) 등이 바로 그것이다. 따라서 이 시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진달래꽃’이다. 이 ‘진달래꽃’은 단순히 ‘영변 약산’에 피어 있는 어느 꽃이 아니라, 헌신적인 사랑을 표상하기 위하여 선택된 시적 자아의 분신이다. 다시 말해, ‘진달래꽃’은 시적 자아의 아름답고 강렬한 사랑의 표상이요, 떠나는 임에 대한 원망과 슬픔이며, 끝까지 임에게 자신을 헌신하려는 정성과 순종의 상징이기도 하다. 떠나는 임을 위해 꽃을 뿌리는 행위가 비현실적임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까닭은 임의 배신에도 불구하고 시적 자아의 사랑에는 조금도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꽃을 뿌리는 행위의 표면적 의미는 불가(佛家)에서 말하는 ‘산화 공덕(散華功德)’임이 가시는 길에 꽃을 뿌려 임의 앞날을 영화롭게 한다는 ‘축복’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임을 가지 못하게 하겠다는 강한 만류의 뜻이 숨겨져 있다. 그러므로 이 시는 그저 이별을 노래하는 단순한 차원의 것이 아니라, 이별이라는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하는 존재론의 문제로도 확대해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소월은 그의 다른 대표작인 「산유화」에서처럼, 여기서도 ‘진달래꽃’의 개화와 낙화를 사랑의 피어남과 떨어짐, 즉 만남과 이별이라는 원리로 설정함으로써 마침내 사랑의 본질을 깨달은 그는 더 나아가 태어남과 죽음이라는 생성과 소멸의 인생의 의미를 깊이 인식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버림받은 여인과 떠나는 남성 간에 발생하는 비극적 상황이 초점을 이루는 설화적 모티프- 여성의 인종(忍從)과 남성의 유랑(流浪) 및 잠적(潛跡)-를 원형(原型)으로 하고 있는 이 시는, 여성 편향의 ‘드리오리다’․‘뿌리오리다’․‘가시옵소서’․‘흘리오리다’등의 종지형을 의도적으로 각연마다 사용함으로써 더욱 애절하고 간절한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피학적(被虐的)이던 시적 자아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라는 마지막 시행과, ‘걸음 걸음’․‘즈려 밟고 가시옵소서’에서 나타나듯이 그저 눈물만 보이며 인종하는 나약한 여성만은 아님을 알 수 있다. 떠나는 남성이 밟고 가는 ‘진달래꽃’ 한 송이 한 송이는 바로 여성 시적 자아의 분신이기 때문이다. 그가 꽃을 밟을 때마다 자신이 가학자(加虐者)임을 스스로 확인해야 하는 것을 아는 시적 자아는 그러한 고도의 치밀한 시적 장치를 통해 떠나는 사랑을 붙잡아두려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성격을 아울러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주지하다시피 한과 애수로 일컬어지는 한국적 고유 정서와 전통적 민요조 가락은 소월시를 이루는 두 원소(元素)이자, 소월시를 존재하게 하는 두 원인(原因)이다. 민족 최대․최고의 시인으로 평가받는 소월이 남긴 150여편의 시는 생전에 간행한 시집 진달래꽃으로 묶였고, 사후(死後)에 김억이 엮은 소월시초(1939)에 이어 지금까지 수많은 시집이 간행되어 최대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그의 시가 전국민의 절대적 사랑을 받게 된 원동력과 흡인력은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소월시가 남과 다른 숭고한 이념이나 사상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도 아니요, 시대적 고뇌를 온몸으로 포용하고 있는 지사적(志士的) 풍모를 보여 주고 있기 때문도 아니다. 다만 그것은 모두(冒頭)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그의 작품 속에는 민족의 고유 정서와 맞닿아 흐르는 어떤 소박하고 진솔한 정감이 있기 때문이다. 간결하고 소박한 가락, 친근감을 느낄 수 있는 구화체(口話體)를 활용한 7․5조의 대중적 리듬과, 이별․그리움․체념 등으로 대표되는 민중적 주제 의식을 담고 있어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쉽게 그 전통적 정서에 닿게 되어 소월시만이 갖는 처절한 호소력과 강렬한 감동을 전수받게 되는 것이다. 이 시는 소월시의 정수(精髓)로, 이별의 슬픔을 인종(忍從)의 의지력으로 극복해 내는 여인을 시적 자아로 하여 전통적 정한(情恨)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작품이다. 이 정한의 세계는 , , , 으로 계승되어 면면히 흘러 내려오는 우리 민족의 전통 정서와 그 맥을 같이한다. 4연 12행의 간결한 시 형식 속에는 한 여인의 임을 향한 절절한 사랑과 헌신, 그리고 체념과 극기(克己)의 정신이 함께 용해되어 다음과 같이 나타난다. 즉, 떠나는 임을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겠다는 동양적인 체념과, ‘나 보기가 역겨워’ 떠나는 임이지만, 그를 위해 진달래꽃을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는 절대적 사랑, 임의 ‘가시는 걸음 걸음’이 꽃을 ‘사뿐히 즈려 밟’을 때, 이별의 슬픔을 도리어 축복으로 승화시키는 비애, 그리고 그 아픔을 겉으로 표출하지 않고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는 인고(忍苦) 등이 바로 그것이다. 따라서 이 시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진달래꽃’이다. 이 ‘진달래꽃’은 단순히 ‘영변 약산’에 피어 있는 어느 꽃이 아니라, 헌신적인 사랑을 표상하기 위하여 선택된 시적 자아의 분신이다. 다시 말해, ‘진달래꽃’은 시적 자아의 아름답고 강렬한 사랑의 표상이요, 떠나는 임에 대한 원망과 슬픔이며, 끝까지 임에게 자신을 헌신하려는 정성과 순종의 상징이기도 하다. 떠나는 임을 위해 꽃을 뿌리는 행위가 비현실적임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까닭은 임의 배신에도 불구하고 시적 자아의 사랑에는 조금도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꽃을 뿌리는 행위의 표면적 의미는 불가(佛家)에서 말하는 ‘산화공덕(散華功德)’ ― 임이 가시는 길에 꽃을 뿌려 임의 앞날을 영화롭게 한다는 ‘축복’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임을 가지 못하게 하겠다는 강한 만류의 뜻이 숨겨져 있다. 그러므로 이 시는 그저 이별을 노래하는 단순한 차원의 것이 아니라, 이별이라는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하는 존재론의 문제로도 확대해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소월은 그의 다른 대표작인 에서처럼, 여기서도 ‘진달래꽃’의 개화와 낙화를 사랑의 피어남과 떨어짐, 즉 만남과 이별이라는 원리로 설정함으로써 마침내 사랑의 본질을 깨달은 그는 더 나아가 태어남과 죽음이라는 생성과 소멸의 인생의 의미를 깊이 인식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버림받은 여인과 떠나는 남성 간에 발생하는 비극적 상황이 초점을 이루는 설화적 모티프 ― 여성의 인종(忍從)과 남성의 유랑(流浪) 및 잠적(潛跡) ― 를 원형(原型, archetype)으로 하고 있는 이 시는 여성 편향(女性偏向, female complex)의 ‘드리오리다’․‘뿌리오리다’․‘가시옵소서’․‘흘리오리다’ 등의 종지형을 의도적으로 각 연마다 사용함으로써 더욱 애절하고 간절한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피학적(被虐的, masochistic)이던 시적 자아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라는 마지막 시행과, ‘걸음 걸음’․‘즈려 밟고 가시옵소서’에서 나타나듯이 그저 눈물만 보이며 인종하는 나약한 여성만은 아님을 알 수 있다. 떠나는 남성이 밟고 가는 ‘진달래꽃’ 한 송이 한 송이는 바로 여성 시적 자아의 분신이기 때문이다. 그가 꽃을 밟을 때마다 자신이 가학자(加虐者, sadist)임을 스스로 확인해야 하는 것을 아는 시적 자아는 그러한 고도의 치밀한 시적 장치를 통해 떠나는 사랑을 붙잡아두려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성격을 아울러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시. 그러나 가장 잘못 읽혀져 온 시-그것이 바로 김소월의「진달래꽃」이다. 거의 모든 사람들은「진달래꽃」이 이별을 노래한 시라고만 생각해왔으며 심지어는 대학입시 국어 문제에서도 그렇게 써야만 정답이 되었다. 하지만「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라는 그 첫 행 하나만 조심스럽게 읽어봐도 그것이 결코 이별만을 노래한 단순한 시가 아니라는 것을 간단히 알 수가 있다. 왜냐하면「가실 때에는…」「…드리우리다」와 같은 말에 명백하게 드러나 있듯이 이 시는 미래 추정형으로 쓰여져 있기 때문이다. 영문 같았으면「If」로 시작되는 가정법과 의지 미래형으로 서술되었을 문장이다. 이 시 전체의 서술어는「…드리우리다」「…뿌리우리다」「…옵소서」「…흘리오리다」로 전문에 모두 의지나 바람을 나타내는 미래의 시제로 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적 의미로 보면 지금 님은 자기를 역겨워하지도 않으며 떠난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들은 지금 이별은커녕 열렬히 사랑을 하고 있는 중임을 알 수가 있다. 그런데도 이 시를 한국 이별가의 전형으로 읽어온 것은 미래추정형으로 된「진달래꽃」의 시제를 무시하고 그것을 현재나 과거형으로 진술한 이별가와 동일하게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 고려 때의 가요「가시리」에서 시작하여「십리도 못가서 발병난다」라는「아리랑」의 민요에 이르기까지 이별을 노래한 한국시들은 백이면 백 이별의 그 정황을 과거형이나 현재형으로 진술해왔다. 오직 김소월의「진달래꽃」만이 이별의 시제가 미래추정형으로 되어 있고 시 전체가「만약」이라는 가정을 전제로 해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진달래꽃」의 시적 의미를 결정짓는 것. 그리고 그것이 다른 시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는 바로 이같은 시의 시제에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가령 미래추정형의 시제를 실제 일어났던 과거형으로 바꿔서「나보기가 역겨워 가신 그대를 말없이 고이 보내 드렸었지요」로 고쳐보면 어떻게 될 것인가. 그것은 이미 소월의 진달래꽃과는 전혀 다른 시가 되고 말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진달래꽃」을 이별의 노래라고 생각한다는 것은「만약에 백만원이 생긴다면은…」이라는 옛가요를 듣고 그것이 백만장자의 노래라고 말하는 것과 똑같은 시 음치에 속하는 일이다. 그같은 오독이「진달래꽃」을 읽는 시의 재미와 그 창조적인 의미를 얼마나 무참히 파괴해버렸는가는 췌언할 필요가 없다. 그러한 오독으로 인해서「고이보내 드리 우리다」나「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와 같은 시의 역설이 한국 여인의 부덕으로 풀이되기도 하고 급기야는 이 시를 명심보감이나 양반집 내훈의 대역에 오르도록 했다. 자기를 역겹다고 버린 님을 원망은커녕 꽃까지 뿌려주겠다는 인심좋은 한국 여인의 관용이, 그리고 눈물조차 흘리지 않겠다는 극기의 그 여인상이「진달래꽃」의 메시지였다면 그 시는 물론이고「진달래꽃」의 이미지조차도 우스워진다. 그렇다. 그런 메시지에 어울리는 꽃이라면 그것은 저 유교적 이념의 등록상표인「국화」요「매화」일 것이다. 「진달래꽃」은 결코 점잖은 꽃, 자기 억제의 꽃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것은 울타리 안에서 길들여진 가축화한 완상용 꽃이 아니다. 오히려 겨우 내내 야산의 어느 바위틈이나 벼랑가에 숨어 있다가 봄과 함께 분출한 춘정을 주체할 바 모르는 야속(野屬)의 꽃인 것이다. 더구나 영변 약산에 피는 진달래꽃은 그 색깔이 짙기로 이름나 있다. 온 산 전체를 온통 불태우는 꽃으로, 신윤복의 그림「연소 답청」에서 보듯 남자들과 나귀 타고 산행을 하는 기녀들의 머리에 꽂았을 때 가장 잘 어울리는 꽃인 것이다. 그런 진달래가 이별의 슬픔을 억제하고 너그러운 부덕을 상징하는 자리에 등장하는 꽃이라니 말도 안되는 소리이다. 유교사회에 있어 진달래꽃은 그 흔한 화조병풍이나 화투장에서마저도 멀찌감치 물러나 앉은 반문화적 꽃이라는 것을 기억해 주기 바란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어째서「진달래꽃」이 어둡고 청승맞은 4·4조의 우수율이 아니라 밝고 경쾌하며 조금은 까불까불한 느낌조차 주는 7·5조의 기수율로 되어 있는가를 깨닫게 된다. 그것은 이별가의 침통한 가락이 아니다. 약간은 수줍게 그러면서도 철없이 불타오르는「진달래꽃」같은 사랑의 언어들, 때로는 장난기마저 깃든 천진난만한「소녀의 기도」소리의 율동을 들을 수가 있다. 한마디로 말해서 밤의 어둠을 바탕으로 삼지 않고서는 별빛의 영롱함을 그려낼 수 없듯이 이별의 슬픔을 바탕으로 하지 않고서는 사랑의 기쁨을 가시화할 수 없는 역설로 빚어진 것이 바로 소월의「진달래꽃」인 것이다. 즉 이별의 가정을 통해 현재의 사랑하는 마음을 나타낸 시이다. 이별을 이별로써 노래하거나 사랑을 사랑으로 노래하는 평면적 의미와 달리 소월은 사랑의 시점에서 이별을 노래하는 겹시각을 통해서 언어의 복합적 공간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사랑의 기쁨과 이별의 슬픔이라는 대립된 정서, 대립된 시간 그리고 대립된 상황을 이른바「반대의 일치」라는 역설의 시학으로 함께 묶어 놓는다. 그래서 사랑을 반기고 맞이하는 꽃이 여기에서는 반대로 이별의 객관적 상관물이 되고, 향기를 맡고 머리에 꽂는 꽃의 상부적 이미지가 돌이나 흙과 같이 바닥에 깔리거나 발에 밟히는 하부적 이미지로 바뀐다. 그러한 꽃의 이미지 때문에 가벼움을 나타내는「사뿐히」와 무거움을 나타내는「밟다」라는 서로 모순하는 어휘가 하나로 결합하여「사뿐히 즈려밟고」의 당착어법이 되기도 한다. 소월이 아니었더라면 우리는 산에 핀 진달래거나 혹은 여인의 머리나 나무꾼의 지게에 꽂아진 진달래의 그 아름다움밖에는 모를 뻔했다. 그러나 반대의 것을 서로 결합시키는 소월의 시적 상상력을 통해서 우리는 비로소 바위 틈에서 피어나는 진달래만이 아니라 슬픈 발걸음 하나하나에서 밟히우면서 동시에 희열로 피어나는 또 다른 가상공간의 진달래꽃의 아름다움과 만난다. 그것이 바로 이별의 슬픔을 통해서 사랑의 기쁨을 가시화하는 역설 또는 아이러니라는 시적 장치이다. 그렇게 해서 얻어진 시의 복합적 의미는 반드시 한 항목만을 골라 동그라미를 쳐야 하는 사지선다의 객관식 답안지로는 영원히 도달될 수 없는 세계이다.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의 마지막 구절을 눈여겨 보면 산문과는 달리 복합적 구조를 가진 시적 아이러니가 무엇인지를 알게될 것이다. 어느 평자도 지적한 적이 있지만 산문적인 의미로 볼 때에는「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와「죽어도 눈물 아니 흘리우리다」는 조금도 뜻이 다를 것이 없다. 그러나 부정을 뜻하는「아니」가「눈물」앞에 오느냐 뒤에 오느냐로 시적 의미는 전혀 달라진다. 아니가 뒤에 올 때에는 단순히 평서문으로서 그냥 눈물을 흘리지 않겠다는 진술 이상의 의미를 갖지 않는다. 하지만 아니가 눈물 앞에 올 때에는 그 부정의 의미가 훨씬 강력해진다. 「아니」라는 말이 의도적으로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눈물을 참을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 들수록 눈물을 흘리지 않겠다는 다짐은 더욱 강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강력한 부정일수록 긍정으로 들리는 시의 역설이 생겨나게 된다. 김소월의「진달래꽃」은 한 세기 가까이 긴 세월을 두고 오독되어 온 셈이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한 이별의 노래가 아니다. 역겨움과 떠남이 미래형으로 서술되고 있는 한「사랑」은 언제나「지금」인 것이다. 사랑을 현재형으로, 이별을 미래형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소월의 특이한 시적 시제 속에서는 언제나 이별은 그 반대편에 있는 사랑의 기쁨과 열정을 가리키는 손가락의 구실을 한다. 그러한 모순과 역설의 이중적 정서를 가시화하면 봄마다 약산 전체를 불타오르게 하는, 그러면서도 바위틈 사이에서 하나 하나 외롭게 피어나는 진달래꽃잎이 될 것이다. ※ 김소월의 ‘진달래꽃’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寧邊)에 약산(藥山)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1. 이 시에 대한 설명으로 거리가 먼 것은? ① 전통적 정서 ② 민요적 율격 ③ 여성적 자아 ④ 역설적 표현 ⑤ 관념적 시어 2. 이 시의 표현상의 특징이 아닌 것은? ① 수미 상응의 구조 ② 전통적인 민요적 율격 ③ 시조의 전통을 잇는 음수율 ④ 반복과 변조(變調)의 기법 ⑤ 연 단위로 보이는 규칙적인 시행 배열 3. 이 시가 우리 시가의 전통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7․5조, 3음보의 민요적 율격을 가지고 있다. ② 시적 자아가 여성으로 설정되어 있다. ③ 향토적인 시어와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④ 자기 희생적 헌신과 사랑을 주제로 삼았다. ⑤ 수미쌍관(首尾雙關)식 구성법을 취했다. 4. 다음 중, 설명이 바르지 못한 것은? ① ‘역겨워’ – 지쳐서 ② ‘약산’ – 향토적 소재 ③ ‘아름’ – ‘사랑의 정도’를 형상화함 ④ ‘즈려밟고’ – 희생의 심상을 감각적으로 표현 ⑤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 ‘임을 보낼 수 없음’의 표현 5.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에 내포된 의미로 알맞은 것은? ① 자신에 대한 원망의 반어적 표현 ② 忍從(인종)과 체념의 여성적 정서 ③ 과거 추억에의 회귀성 ④ 애절한 사랑의 비극적 종말 ⑤ 현실적 사랑의 욕구로 진실을 외면 6. ‘진달래꽃’에 내포된 의미나 시적 기능과 거리가 먼 것은? ① 임을 위한 끝없는 헌신의 자세 ② 임에 대한 원망과 미움 ③ 자기 희생을 통한 사랑의 승화 ④ 일종의 객관적 상관물 ⑤ 사랑의 비극적 종말을 심미화하기 위한 구체적 상징물 7. 이 시의 ‘진달래꽃’과 다음 시의 밑줄 친 ‘꽃’이 함축하고 있는 공통적인 의미는? 자줏빛 바위 가에 / 잡고 있는 암소 놓게 하시고, / 나를 아니 부끄러워하시면 / 꽃을 꺾어 바치오리다. – 헌화가 ① 이별의 선언 ② 사랑의 표현 ③ 사랑의 무상감 ④ 슬픔의 극복 의지 ⑤ 임을 향한 원망의 마음 8. 이 시와 다음 시의 시적 자아가 이별을 대하는 태도상의 차이를 간단히 쓰시오. 西京(서경)이 아즐가 西京(서경)이 셔울히 마르는 / 닷곤듸 쇼셩경 고 마른 / 여희므로 아즐가 여희므로 질삼뵈 리시고 / 괴시란듸 아즐가 괴시란듸 우러곰 좃니노이다. – 서경별곡 9. 이 시가 다음 시의 전통을 계승했다는 근거로 제시하기 어려운 것은? 가시리 가시리잇고 나 / 리고 가시리잇고 나 / 날러는 엇디 살라 고 / 리고 가시리잇고 나 – 가시리 ① 민족적 정서 ② 민요풍의 율격 ③ 여성적 어조 ④ 관념적 심사 ⑤ 시적 자아의 태도 10. 시적 자아의 자기 희생적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표현을 있는 대로 찾아 쓰시오. 11. 이 시에서 서정적 자아의 내적 심리 상태와 실제적 행위 사이의 어긋남을 보여 줌으로써 시적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는 연은? 12. 밑줄 친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에 쓰인 표현 기법 둘을 쓰시오. 13. 밑줄 친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에 관한 설명으로 옳지 않은 것은? ① 이별의 정한을 극복하려는 시적 화자의 의지를 강조하였다. ② 시의 율독에 대한 배려 때문에 도치법을 사용하였다. ③ 고도로 절제된 감정의 표현이다. ④ 유교적 인종의 미덕을 지닌 전통적 여성상을 표상하였다. ⑤ 임의 회귀에 대한 낙관적 기대가 엿보인다. 14. ‘진달래꽃’에 함축된 정서와 가장 가까운 것은? ①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② 모란이 피기까지는 /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③ 묏버들 갈해 것거 보내노라 님의 손에 ④ 굳게 잠긴 잿빛의 문을 열고 나와서 하늘가에 머무른 꽃봉우릴 보아라. ⑤ 연꽃같은 발꿈치로 가이 없는 바다를 밟고 / 옥같은 손으로 끝없는 하늘을 만지면서 15. 행위의 주체가 나머지와 다른 연은? < 정답 및 풀이 > 1. ⑤ 2. ③ 이 시는 대체로 3음보의 율격을 보인다. 시조는 4음보이다. 3. ④ 주제는 ‘이별의 슬픔과 그 승화’이다. 4. ① ‘역겨워’는 구역질이 남.(역겹다) 5. ② 속으로는 슬퍼하지만 겉으로는 슬픔을 나타내지 아니함 6. ② 7. ② 상대방에 대한 자신의 내면적 감정의 표현이다. 8. (진달래꽃-체념적, 서경별곡-적극적) ‘진달래꽃’에서는 임을 곱게 보내고 있지만, ‘서경별곡’에서는 하던 일을 치우고 임을 따르겠다고 말하고 있다. 9. ④ ‘사뿐히, 즈려 밟고’에서 보듯, 진달래꽃은 구체적 심상으로 표현되어 있다. 10. (뿌리오리다, 즈려 밟고) 11. (2연) ‘임’에 대한 원망에도 불구하고 진달래꽃을 따다가 ‘임’의 발 밑에 깔아 놓는 행위-산화공덕(散花功德) 12. (반어법, 도치법) 체념한 듯 말하지만, 속으로는 간절한 기다림을 표현하고 있다. 13. ⑤ 14. ③ 진달래꽃은 서정적 자아의 분신으로 다함 없는 사랑과 그 확인의 수단임. 15. (3연) 728×90 반응형 그리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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惠風 김광희
김소월(金素月)의 시 진달래꽃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김소월(金素月, 1902~1934)은 본명이 김정식(金廷湜)으로 1920년 <창조>에 시 <낭인의 봄> 등을 발표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진달래꽃>(1925)이 있다. 김소월 시의 일반적인 특징은 1)민요적 운율 ㅡ3음보의 율격, 2)민족적 정서 ㅡ 한(恨)과 슬픔, 3)향토적 요소 ㅡ 주로 지명으로 나타남, 4)상실의 미학 ㅡ 김소월 시의 표층 구조는 임과의 이별과 고향 상실이지만, 심층 구조는 조국과 주권의 상실이다. 따라서 그의 시의 시적 자아는 고향과 집을 잃고 임과 이별한 채 떠돌아다니는 나그네의 신세로 나타난다.
<解說>
우리 문학사를 살펴보면 우리 민족이 고난과 시련의 상황에 놓일 때, 찾아 헤매던 동경과 이상의 대상으로 ‘님’을 노래한 작품이 집중적으로 나타남을 발견할 수 있다. 고려 때는 고려 가요인 <가시리>, <서경별곡>, <동동>, <정과정>, <정석가> 등을 통해, 조선 중기엔 정철의 가사 <사미인곡>, <속미인곡> 및 여류 시인들의 시조를 통해, 주권을 상실한 일제 치하에선 김소월, 한용운, 변영로 등의 시를 통해 ‘님’의 문학을 찾아볼 수 있다.
따라서 김소월의 <진달래꽃>은 단순히 사랑하던 연인과의 이별을 개인적인 감정으로 노래한 시가 아니라, 이때의 임은 차원 높은 임으로 일제 치하의 식민 상황에서 우리 민족이 동경하고 찾아 헤매던 상실된 주권을 노래한 작품이라 하겠다.
“나 보기가 역겨워”로 이 시의 이별은 ‘일방적 이별’을 뜻함을 알 수 있다. 시적 자아는 여전히 임을 사랑하고 있는데, 임은 시적 자아가 싫다고 떠나 버리는 것이다. 고대 가요에 나타난 이별은 거의 일방적 이별로 나타나 있는데, 이와 같은 일방적 이별은 비극의 상황을 만들고 한(恨)과 슬픔의 정서를 조성한다.
“가실 때에는”은 제2연의 ‘가실 길에’와 함께 가정법의 표현이다. 따라서 이 시의 임은 차원 높은 임으로, 이 시는 우리 문학사(文學史)에서 다루고 있는 ‘님의 문학’의 하나로 해석해야 할 것이다.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는 역설적 표현으로, 이 구절의 표면상 의미는 임에 대한 헌신적 애정이지만, 속에 들어 있는 진실은 임을 보내고 싶지 않은 심정이다. ‘말’은 임에 대한 원망의 말이다. 즉, 임에게 할 말이 많음에도 모든 것을 참고 말하지 않았다는 데에서 이 구절이 역설적 표현임을 알 수 있다.
“영변에 약산”은 향토적 요소로, ‘약산(藥山)’은 경기도 개성 근처에 있는 ‘진봉산’과 함께 진달래꽃으로 가장 유명한 산이다.
“진달래꽃”은 이 시의 핵심어로, 진달래꽃을 한자어로 ‘두견화(杜鵑花)’라고 한다. 두견새가 애절하게 울 때 목구멍으로 피를 토한다고 하는데, 그 핏자국에서 피어난 꽃이 진달래라는 전설이 있다. 우리 시에서 두견새가 등장하는 작품은 거의 대부분 부정적 이미지를 나타낸다. 따라서 시인이 <진달래꽃>을 노래한 것은 ‘한, 이별, 슬픔’ 등의 부정적 정서를 나타내고자 하는 의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시의 구조에서 ‘진달래꽃’은 시적 자아의 임에 대한 심정을 투영한 대상으로, 임에 대한 사랑과 증오의 감정을 나타낸다. 사랑과 증오는 별개의 감정이 아니라 동전의 양면처럼 같은 감정의 변형이다. 즉, 사랑에 배반당하거나 좌절했을 때 ‘사랑’은 ‘증오’의 감정으로 바뀌게 마련이다.
“아름”은 시적 자아가 임을 생각하는 정감의 양(量)을 나타낸다.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는 임에 대한 사랑과 증오의 감정이 함께 착잡하게 얽힌 상태를 나타낸다. 이 구절을 불교에서 말하는 산화공덕(散華功德 : 부처에 대한 공양으로 부처 앞에 꽃을 뿌리는 행사)의 아름다움으로 해석하는 것은 임에 대한 사랑의 감정만 보는 너무 일방적인 해석이라 하겠다. 이런 해석으로 이 시가 향가인 월명사의 <도솔가>와 연관된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
“가시는 걸음걸음”에는 ‘ㄱ’ 두운이 나타나 있고, 공간의 이동, 즉 임이 점점 멀어져 가는 모습을 나타낸다.
“그 꽃”은 ‘진달래꽃’으로, 시적 자아와 동일한 존재가 된다.
“사뿐히 즈려 밟고”는 ‘사뿐히’와 ‘짓이기다, 으깨다’ 뜻의 ‘즈려’가 연결되어 모순처럼 보이지만, 이 구절은 모순 형용으로 된 역설법이다. 즉, 가시는 임으로 하여금 진달래꽃을 밟게 하는 것은 가시는 임에의 영원한 사랑과 축복의 표현으로, 자기 희생을 통한 사랑의 승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에는 여성 특유의 매저키즘(masochism)적 반응이 나타나 있다. ‘매저키즘’이란 남에게 짓눌리고 파괴당함으로 쾌감을 느끼는 심리 현상을 말한다. 그 임이 사랑하는 임이건 미워하는 임이건 점점 멀어져 가는 임을 보았을 때, 시적 자아는 차라리 꽃이 되어 임의 발 밑에 으깨어지고 싶은 심리적 충동을 느끼게 된다. 이런 점에서 이 구절은 이별의 슬픔이 육체적 아픔으로까지 느껴지게 됨을 뜻하며, 이 시의 시적 자아는 여성의 입장이라는 근거를 제공한다.
이양하 교수는 이 구절을 아일랜드의 시인 예이츠(W. B. Yeats)의 시 <하늘의 옷감>의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시는 김소월의 스승인 김억(金億)의 번역 시집 <오뇌(懊惱)의 무도(舞蹈)>(1921)에 <꿈길>이란 제목으로 소개되었는데, 해당 구절은 다음과 같다. “은실 금실로 짜 내린 하늘의 옷감이 있다면 님의 발 밑에 깔아 드리오리다. / 님이여 그 옷감을 사뿐히 밟고 가시옵소서.”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는 극한 상황의 제시로 된 역설적 표현으로 고려 가요 <가시리>의 끝 구절인 “셜온 님 보내압노니 가시난닷 도셔 오쇼셔”에 비해 타협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겉으로는 이별의 슬픔을 극복하려는 강인한 의지와 한국 여성의 전통적 인고(忍苦) 정신을 나타내는 유교적 휴머니즘의 표현이면서, 내면적으로는 무한한 슬픔을 나타내고 있다. 즉 애이불비(哀而不悲 ; 슬프기는 하나 그 슬픔을 겉으로 나타내지 않음.)의 심정이 잘 표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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