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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풀꽃 – 나태주
- 풀꽃
- 풀꽃 2.
- 풀꽃 3.
- 풀꽃의 노래 – 이해인
- 봉숭아 – 이해인
- 봄 꽃피는 날 – 용혜원
- 벚꽃이 필 때 – 용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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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잊은 그대에게
아름다운 시구절을 선물합니다.
시를 들으면서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곳
여기는 ‘강현구의 릿 투어’입니다.
여러분은 꽃을 좋아하시나요?
꽃이 만개한 대학 캠퍼스를 상상하면
괜히 마음이 들뜨진 않으신가요?
2019년에는 3월 22일 제주를 시작으로
4월 4일 서울까지 벚꽃의 개화가 시작된다고 합니다.
벚꽃으로 가득 찬 대학 캠퍼스, 벌써 설레는데요.
그런데 꽃은 시인들이 정말 좋아하는 소재입니다.
꽃은 사랑하는 사람 혹은 시련 끝에 피워낸 성공의 결실 등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데요.
그래서 오늘은 꽃에 관한 시들을 준비했습니다.
꽃에 관한 시 여섯 편을 들으면서
시인들은 꽃을 어떤 의미로 표현했는지 함께 알아볼까요?
꽃 에 관한 시 주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참조하세요.
꽃에 관한 시 모음 3 (김용택 ‘꽃 한 송이’ 외) : 네이버 블로그
나는 물기만 조금 있으면 된답니다 · 아니, 물기가 없어도 조금은 견딜 수 있지요 · 때때로 내 몸에 이슬이 맺히고 · 아침 안개라도 내 몸을 지나가면 됩니다.
Source: m.blog.naver.com
Date Published: 1/13/2021
View: 1168
<꽃에 관한 시 모음> 정연복의 ´꽃들에게 배우다´ 외 – 좋은글
꽃들은 티없이 순수한 빛깔로 물들었을까. … 목련의 눈부신 화려함을 시샘하지 않는다. … 자신만의 빛깔로 세상을 향해 웃는다. 아! … 꽃처럼 욕심 없이 살아갈 수는 …
Source: www.joungul.co.kr
Date Published: 11/13/2021
View: 6223
<꽃 시 모음> 문정희의 ‘꽃의 선언’ 외
꽃 앞에 서면 마음이 가벼워진다. 마음은 꽃에 여닫히는 자동문이다. 꽃잎을 만져보며 사람들은 말한다. “아, …
Source: www.koreainus.com
Date Published: 12/25/2022
View: 4532
[꽃시] 이해인 수녀의 꽃에 관한 시모음
이해인 수녀의 꽃에 관한 시모음 꽃편지 – 이해인 수녀님 해마다 너의 편지는 꽃으로 말을 건네는 꽃편지 봄에는 … 마음챙김의 글/시 한편의 여유 …
Source: bookhappy.tistory.com
Date Published: 5/19/2022
View: 2278
Top 37 꽃 에 관한 짧은 시 Quick Answer
총 10편의 꽃 관련 시를 즐감하세요. 풀꽃 – 나태주; 풀꽃; 풀꽃 2. 풀꽃 3. 풀꽃의 노래 – 이해인; 봉숭아 – 이해인; 봄 꽃 …
Source: toplist.avitour.vn
Date Published: 7/8/2021
View: 1798
봄 꽃 관련 짧은 시 모음(꽃비, 이병률, 4월의 꽃, 남정림, 목련 …
오늘은 ‘봄 꽃 관련 시’ 몇 편을 모아보도록 하겠다. 봄 관련 짧은 시들에 대해 궁금하신 분은 아래의 글을 참조하여 주시기 바란다.
Source: narrare3.tistory.com
Date Published: 11/5/2022
View: 1585
Top 40 꽃 에 관한 시 The 106 Detailed Answer – Chewathai27
총 10편의 꽃 관련 시를 즐감하세요. 풀꽃 – 나태주; 풀꽃; 풀꽃 2. 풀꽃 3. 풀꽃의 노래 – 이해인; 봉숭아 – 이해인; 봄 꽃 …
Source: chewathai27.com
Date Published: 12/2/2021
View: 7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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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에 대한 기사 평가 꽃 에 관한 시
- Author: 강구현구
- Views: 조회수 2,11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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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te Published: 2019. 3. 9.
- Video Url link: https://www.youtube.com/watch?v=GfXlUSE0Ikw
꽃에 관한 시 모음 2 (나태주 ‘풀꽃’ 외)
꽃에 관한 시하면 나태주 ‘풀꽃’을 빼놓을 수 없죠.
예전에 어떤 드라마에서 이 시를 낭송하는 장면이 나와서
더 유명해졌다네요.
짧고 굵은 꽃 시의 좋은 예랄까요?
겉으로 하찮게 보이는 것도 자세히 보면 간과했던 점을
재발견할 수 있다는 걸 함축적으로 내포한 것 같아요.
보통 풀꽃 1이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데 3까지 함께 올립니다.
꽃에 관한 시 모음 3 (김용택 ‘꽃 한 송이’ 외)
꽃피는 날 그대와 만났습니다.
꽃지는 날 그대와 헤어졌고요.
그 만남이 첫 만남이 아닙니다.
그 이별이 첫 이별이 아니고요.
마당 한 모퉁이에 꽃씨를 뿌립니다.
꽃피는 날에서 꽃지는 날까지
마음은 머리 풀어 헤치고 떠다닐 테지요.
그대만이 떠나간 것이 아닙니다.
꽃지는 날만이 괴로운 것이 아니고요.
그대의 뒷모습을 찾는 것이 아닙니다.
나날이 새로 잎 피는 길을 갑니다.
<꽃 시 모음> 문정희의 ‘꽃의 선언’ 외 > 시(詩) 게시판 > Korea in US
<꽃 시 모음> 문정희의 ‘꽃의 선언’ 외
+ 꽃의 선언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나의 성(性)을 사용할 것이며
국가에서 관리하거나
조상이 간섭하지 못하게 할 것이다
사상이 함부로 손을 넣지 못하게 할 것이며
누구를 계몽하거나 선전하거나
어떤 경우에도
돈으로 환산하지 못하게 할 것이다
정녕 아름답거나 착한 척도 하지 않을 것이며
도통하지 않을 것이며
그냥 내 육체를 내가 소유할 것이다
하늘 아래
시의 나라에
내가 피어 있다
(문정희·시인, 1947-)
+ 꽃 한 송이
간절하면 가 닿으리
너는 내 생각의 끝에 아슬아슬 서 있으니
열렬한 것들은 다 꽃이 되리
이 세상을 다 삼키고
이 세상 끝에 새로 핀
꽃 한 송이
(김용택·시인, 1948-)
+ 꽃의 이유
꽃이 피는 이유를
전에는 몰랐다
꽃이 필 적마다
꽃나무 전체가
작게 떠는 것도 몰랐다
사랑해 본 적이 있는가
누가 물어보면 어쩔까
꽃이 지는 이유도
전에는 몰랐다
꽃이 질 적마다
나무 주위에는
잠에서 깨어나는
물 젖은 바람 소리
(마종기·시인, 1939-)
+ 꽃비
꽃은 거울이다.
들여다보는 이를 비춰주지 않는 거울이다.
들여다보는 이가 다 꽃으로 보이는 이상한 거울이다.
꽃향기는 끌어당긴다.
꽃향기에 밀쳐진 경험은 한 번도 없다.
꽃은 주위를 가볍게 들어올려준다.
꽃 앞에 서면 마음이 가벼워진다.
마음은 꽃에 여닫히는 자동문이다.
꽃잎을 만져보며 사람들은 말한다.
“아, 빛깔도 참 곱다.”
빛깔을 만질 수 있다니,
빛깔을 만질 수도 있게 해주시다니.
사람들을 다 시인으로 만들어주는 꽃은 봄의 심지다.
(함민복·시인, 1962-)
+ 흔들리며 피는 꽃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도종환·시인, 1954-)
+ 꽃은 언제나 진다
나를 항복시키려고 꽃이 핀다
어떠한 권력도
어떠한 폭력도 이와 같은 얼굴을 가질 수 없어
며느리밑씻개란 어처구니없는 이름의 꽃도
내 앞에 권총을 빼들었다 총알을 장전한
꽃 앞에 이끌려 나오지 않으려고
이중 삼중 문을 닫고 커튼까지 쳤으나
몽유에 든 듯
여기가 어딘가 깨어보면
꽃에 코를 처박고 있거나
눈동자에 그득 꽃잎을 쑤셔 박고 있다 나는
이미 수형에 든 것이다
네가 꽃인 것이 죄인지
내가 사람인 것이 죄인지
쏟아진 물처럼 살아있는 것은 다 스며야한다
이 지독한 음해의 향기에
수갑 채여
꽃비 촘촘한 창살 속
애벌레처럼 둥글게 몸을 말아 바치며
나는 너를 이길 수 없어 완전히
내가 졌다고 생각할 때
꽃이 졌다
나를 항복시켰으면 너는 잘 나가야지
꽃은 언제나 져서 나를 억울하게 한다
(김종미·시인, 1957-)
+ 앙큼한 꽃
이 골목에 부쩍
싸움이 는 건
평상이 사라지고 난 뒤부터다
평상 위에 지지배배 배를 깔고 누워
숙제를 하던 아이들과
부은 다리를 쉬어가곤 하던 보험 아줌마,
국수내기 민화투를 치던 할미들이 사라져버린 뒤부터다
평상이 있던 자리에 커다란 동백 화분이 꽃을 피웠다
평상 몰아내고 주차금지 앙큼한 꽃을 피웠다
(손택수·시인, 1970-)
+ 압화壓花
매몰된 가을이 발견되었다
책을 끼고 그곳을 지나갔을 때
유난히 뺨이 붉은 꽃이 틈으로 뛰어들고
45쪽과 46쪽은 닫혔다
붉은 물을 토하며
서서히 종이처럼 얇아지는 동안
책은 책 밑에서 피를 말리고 있었다
계절이 계절을 덮치듯이
시간의 두께와 어둠에 내 기억은 갇혀 있었다
방치된 것들은 대부분 변형을 일으킨다
책갈피 사이
책의 생각과 엉겨있는 꽃의 얼굴
꽃들이 선호하는 죽음은 태어난 자리에서 치르는 풍장이다
압사壓死를 두려워하는 꽃들
한 권의 책으로도
죽일 수 있는 게 많다
(마경덕·시인, 1954-)
+ 꽃
꽃이 눈에만 보일 뿐
꽃의 소리가 안 들린다면
아직 꽃을
잘 모르는 거다.
꽃 앞에
가만히 서서
두 눈을 감고
가슴의 귀를 활짝 열면
꽃의 아름다운
겉모양 너머
보이지 않는 내면의
속삭임을 들을 수 있다.
(정연복·시인, 1957-)
*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꽃시] 이해인 수녀의 꽃에 관한 시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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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 수녀의 꽃 에 관한 시모음
꽃편지
– 이해인 수녀님
해마다 너의 편지는
꽃으로 말을 건네는
꽃편지
봄에는 진달래
여름엔 장미
가을엔 코스모스
철 따라 꽃잎을 붙여
내게 보내 온
네 편지를 읽으면
네 고운 마음과 함깨
글씨도 꽃으로 피어났지
네 얼굴 네 목소리
꽃 위에서 흔들리고
네가 보고 싶은 나는
마른 꽃잎 향기에
가만히 입맞추고
끝나는 게 싫어서
일부러 천천히 읽는 네 편지는
꽃마음으로 사랑을 전하는
꽃편지
꽃멀미
- 이해인 수녀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나면
말에 취해서 멀미가 나고
꽃들을 너무 많이 대하면
향기에 취해서 멀미가 나지
살아 있는 것은 아픈 것
아름다운 것은 어지러운 것
너무 많아도 싫지 않은 꽃을
보면서 나는 더욱 사람들을
사랑하기 시작하지
사람들에게도 꽃처럼 향기가
있다는 걸 새롭게 배우기 시작하지
꽃이야기 하는 동안은
-이해인
꽃이야기 하는 동안은
우리 모두
꽃이 됩니다
어려운 시절에도
꽃이야기 하는 동안은
작은 평화
작은 위로
살며시 피어납니다
“벌써 꽃이 피고 있어요”
밝게 말하는 이의 목소리에도
꽃향기 묻어나고
“이젠 꽃이 지고 있어요”
슬프게 말하는 이의 목소리에도
꽃향기 묻어나고
꽃이야기 하는 동안은
누구도 남의 흉을 보지 않네요
죄를 짓지 않네요
안개꽃
-이해인
혼자서는
웃는 것도 부끄러운
한 점 안개꽃
한데 어우러져야
비로소 빛이 되고
소리가 되는가
장미나 카네이션을
조용히 받쳐주는
기쁨의 별 무더기
남을 위하여
자신의 목마름은
숨길 줄도 아는
하얀 겸손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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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 37 꽃 에 관한 짧은 시 Quick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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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에 관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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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ary of article content: Articles about 꽃에 관한 시 꽃에 관한 시 · 개화 – 안도현 · 그대의 눈동자는 푸른 연꽃잎 · 꽃 – 김춘수 · 꽃 – 윤여흥 · 꽃 꺾어 그대 앞에 – 양성우 · 꽃다운 – 안정옥 · 꽃등 – 류시화. …
Most searched keywords: Whether you are looking for 꽃에 관한 시 꽃에 관한 시 · 개화 – 안도현 · 그대의 눈동자는 푸른 연꽃잎 · 꽃 – 김춘수 · 꽃 – 윤여흥 · 꽃 꺾어 그대 앞에 – 양성우 · 꽃다운 – 안정옥 · 꽃등 – 류시화. 꽃에 관한 시 꽃에 관한 시를 찾다가 좋은 정보를 찾게 되어 여기에 올려요. 꽃에 관한 시를 찾는 분이면 도움이 되실 것 같네요. 꽃에 관한 시 꽃에 관한 시 개화 – 안도현 그대의 눈동자는 푸른 연꽃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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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에 관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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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에 관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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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건강하시고 즐거운 시간되세요
꽃 – 김춘수 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이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꽃 멀미 – 이해인 님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나면 말에 취해서 멀미가 나고, 꽃들을 너무 많이 대하면 향기에 취해서 멀미가 나지. 살아 있는 것은 아픈 것, 아름다운 것은 어지러운 것. 너무 많아도 싫지 않은 꽃을 보면서 나는 더욱 사람들을 사랑하기 시작하지. 사람들에게도 꽃처럼 향기가 있다는 걸 새롭게 배우기 시작하지. 꽃밭에 서면 – 이해인 님 꽃밭에 서면 큰 소리로 꽈리를 불고 싶다 피리를 불 듯이 순결한 마음으로 꽈리 속의 잘디잔 씨알처럼 내 가슴에 가득 찬 근심 걱정 후련히 쏟아 내며 꽈리를 불고 싶다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동그란 마음으로 꽃밭에 서면 저녁노을 바라보며 지는 꽃의 아름다움에 흠뻑 취하고 싶다 남의 잘못을 진심으로 용서하고 나의 잘못을 진심으로 용서받고 싶다 꽃잎 – 이정하 님 그대를 영원히 간직하면 좋겠다는 나의 바람은 어쩌면 그대를 향한 사랑이 아니라 쓸데없는 집착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대를 사랑한다는 그 마음마저 버려야 비로소 그대를 영원히 사랑할 수 있음을.. 사랑은 그대를 내게 묶어 두는 것이 아니라 훌훌 털어 버리는 것임을.. 오늘 아침 맑게 피어나는 채송화 꽃잎을 보고 나는 깨달을 수 있습니다. 그 꽃잎이 참으로 아름다운 것은 햇살을 받치고 떠 있는 자줏빛 모양새가 아니라 자신을 통해 씨앗을 잉태하는, 그리하여 씨앗이 영글면 훌훌 자신을 털어 버리는 그 헌신 때문이 아닐까요? 너는 한 송이 꽃과 같이 – 하이네(1797~1856) 너는 한 송이 꽃과 같이 참으로 귀엽고 예쁘고 깨끗하여라. 너를 보고 있으면 서러움이 나의 가슴 속까지 스며든다. 언제나 하느님이 밝고 곱고 귀엽게 너를 지켜주시길 네 머리 위에 두 손을 얹고 나는 빌고만 싶다. 내 사랑은 빨간 장미꽃 – R.버언즈(1759~1769) 내 사랑은 6월에 갓 피어난 빨간 한 송이 장미, 오 내 사랑은 부드러운 선율 박자 맞춰 감미롭게 흐르는 가락. 그대 정녕 아름다운 연인이여 내 사랑 이렇듯 간절하오 온 바닷물이 다 마를지라도 내 사랑은 변하지 않으리. 온 바닷물이 다 마를지라도 모든 바위가 태양에 녹아 없어진다 해도 모래알 같은 덧없는 인생이 다하더라도 내 사랑은 변하지 않으리. 잘 있거라, 내 사랑하는 사람아! 잠시동안 우리 헤어져 있을지라도 천리 만리 떨어져 있다해도 그리운 님아, 나는 다시 돌아오리다. 들꽃에게 – 서정윤 님 어디에서 피어 언제 지든지 너는 들꽃이다 내가 너에게 보내는 그리움은 오히려 너를 시들게 할 뿐, 너는 그저 논두렁 길가에 피었다 지면 그만이다. 인간이 살아, 살면서 맺는 숱한 인연의 매듭들을 이제는 풀면서 살아야겠다. 들꽃처럼 소리 소문없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피었다 지면 그만이다. 한 하늘 아래 너와 나는 살아있다. 그것만으로도 아직은 살 수 있고 나에게 허여된 시간을 그래도 열심히 살아야 한다. 그냥 피었다 지면 그만일 들꽃이지만 홑씨들 날릴 강한 바람을 아직은 기다려야 한다. 접시꽃 당신 – 도종환 님 옥수수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바람이 부는 때까지 우리에게 남아 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나갑니다 씨앗들도 열매로 크기엔 아직 많은 날을 기다려야 하고 당신과 내가 갈아엎어야 할 저 많은 묵정밭은 그대로 남았는데 논두렁을 덮는 망촛대와 잡풀가에 넋을 놓고 한참을 앉았다 일어섭니다 마음놓고 큰약 한번 써보기를 주저하며 남루한 살림의 한구석을 같이 꾸려오는 동안 당신은 벌레 한 마리 함부로 죽일 줄 모르고 악한 얼굴 한번 짓지 않으며 살려 했습니다 그러나 당신과 내가 함께 받아들여야 할 남은 하루하루의 하늘은 끝없이 밀려오는 가득한 먹장구름입니다 처음엔 접시꽃 같은 당신을 생각하며 무너지는 담벼락을 껴안은 듯 주체할 수 없는 신열로 떨려왔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에게 최선의 삶을 살아온 날처럼, 부끄럼없이 살아가야 한다는 마지막 말씀으로 받아들여야 함을 압니다 우리가 버리지 못했던 보잘것없는 눈높음과 영욕까지도 이제는 스스럼없이 버리고 내 마음의 모두를 더욱 아리고 슬픈 사람에게 줄 수 있는 날들이 짧아진 것을 아파해야 합니다 남은 날들은 참으로 짧지만 남겨진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인 듯 살 수 있는 길은 우리가 곪고 썩은 상처의 가운데에 있는 힘을 다해 맞서는 길입니다 보다 큰 아픔을 껴안고 죽어가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엔 언제나 많은데 나 하나 육신의 절망과 질병으로 쓰러져야 하는 것이 가슴 아픈 일임을 생각해야 합니다 콩댐한 장판같이 바래어가는 노랑꽃 핀 얼굴 보며 이것이 차마 입에 떠올릴 수 있는 말은 아니지만 마지막 성한 몸뚱아리 어느 곳 있다면 그것조차 끼워넣어야 살아갈 수 있는 사람에게 뿌듯이 주고 갑시다 기꺼이 살의 어느 부분도 떼어주고 가는 삶을 나도 살다가 가고 싶습니다 옥수수잎을 때리는 빗소리가 굵어집니다 이제 또 한번의 저무는 밤을 어둠 속에서 지우지만 이 어둠이 다하고 새로운 새벽이 오는 순간까지 나는 당신의 손을 잡고 당신 곁에 영원히 있습니다 들풀 – 류시화 님 들풀처럼 살라 마음 가득 바람이 부는 무한 허공의 세상 맨 몸으로 눕고 맨 몸으로 일어서라 함께 있되 홀로 존재하라 과거를 기억하지 말고 미래를 갈망하지 말고 오직 현재에 머물라 언제나 빈 마음으로 남으라 슬픔은 슬픔대로 오게 하라 기쁨은 기쁨대로 가게 하라 그리고는 침묵하라 다만 무언의 언어로노래부르라 언제나 들풀처럼
문정희의 ‘꽃의 선언’ 외 > 시(詩) 게시판 > Korea in US
문정희의 ‘꽃의 선언’ 외 + 꽃의 선언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나의 성(性)을 사용할 것이며 국가에서 관리하거나 조상이 간섭하지 못하게 할 것이다 사상이 함부로 손을 넣지 못하게 할 것이며 누구를 계몽하거나 선전하거나 어떤 경우에도 돈으로 환산하지 못하게 할 것이다 정녕 아름답거나 착한 척도 하지 않을 것이며 도통하지 않을 것이며 그냥 내 육체를 내가 소유할 것이다 하늘 아래 시의 나라에 내가 피어 있다 (문정희·시인, 1947-) + 꽃 한 송이 간절하면 가 닿으리 너는 내 생각의 끝에 아슬아슬 서 있으니 열렬한 것들은 다 꽃이 되리 이 세상을 다 삼키고 이 세상 끝에 새로 핀 꽃 한 송이 (김용택·시인, 1948-) + 꽃의 이유 꽃이 피는 이유를 전에는 몰랐다 꽃이 필 적마다 꽃나무 전체가 작게 떠는 것도 몰랐다 사랑해 본 적이 있는가 누가 물어보면 어쩔까 꽃이 지는 이유도 전에는 몰랐다 꽃이 질 적마다 나무 주위에는 잠에서 깨어나는 물 젖은 바람 소리 (마종기·시인, 1939-) + 꽃비 꽃은 거울이다. 들여다보는 이를 비춰주지 않는 거울이다. 들여다보는 이가 다 꽃으로 보이는 이상한 거울이다. 꽃향기는 끌어당긴다. 꽃향기에 밀쳐진 경험은 한 번도 없다. 꽃은 주위를 가볍게 들어올려준다. 꽃 앞에 서면 마음이 가벼워진다. 마음은 꽃에 여닫히는 자동문이다. 꽃잎을 만져보며 사람들은 말한다. “아, 빛깔도 참 곱다.” 빛깔을 만질 수 있다니, 빛깔을 만질 수도 있게 해주시다니. 사람들을 다 시인으로 만들어주는 꽃은 봄의 심지다. (함민복·시인, 1962-) + 흔들리며 피는 꽃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도종환·시인, 1954-) + 꽃은 언제나 진다 나를 항복시키려고 꽃이 핀다 어떠한 권력도 어떠한 폭력도 이와 같은 얼굴을 가질 수 없어 며느리밑씻개란 어처구니없는 이름의 꽃도 내 앞에 권총을 빼들었다 총알을 장전한 꽃 앞에 이끌려 나오지 않으려고 이중 삼중 문을 닫고 커튼까지 쳤으나 몽유에 든 듯 여기가 어딘가 깨어보면 꽃에 코를 처박고 있거나 눈동자에 그득 꽃잎을 쑤셔 박고 있다 나는 이미 수형에 든 것이다 네가 꽃인 것이 죄인지 내가 사람인 것이 죄인지 쏟아진 물처럼 살아있는 것은 다 스며야한다 이 지독한 음해의 향기에 수갑 채여 꽃비 촘촘한 창살 속 애벌레처럼 둥글게 몸을 말아 바치며 나는 너를 이길 수 없어 완전히 내가 졌다고 생각할 때 꽃이 졌다 나를 항복시켰으면 너는 잘 나가야지 꽃은 언제나 져서 나를 억울하게 한다 (김종미·시인, 1957-) + 앙큼한 꽃 이 골목에 부쩍 싸움이 는 건 평상이 사라지고 난 뒤부터다 평상 위에 지지배배 배를 깔고 누워 숙제를 하던 아이들과 부은 다리를 쉬어가곤 하던 보험 아줌마, 국수내기 민화투를 치던 할미들이 사라져버린 뒤부터다 평상이 있던 자리에 커다란 동백 화분이 꽃을 피웠다 평상 몰아내고 주차금지 앙큼한 꽃을 피웠다 (손택수·시인, 1970-) + 압화壓花 매몰된 가을이 발견되었다 책을 끼고 그곳을 지나갔을 때 유난히 뺨이 붉은 꽃이 틈으로 뛰어들고 45쪽과 46쪽은 닫혔다 붉은 물을 토하며 서서히 종이처럼 얇아지는 동안 책은 책 밑에서 피를 말리고 있었다 계절이 계절을 덮치듯이 시간의 두께와 어둠에 내 기억은 갇혀 있었다 방치된 것들은 대부분 변형을 일으킨다 책갈피 사이 책의 생각과 엉겨있는 꽃의 얼굴 꽃들이 선호하는 죽음은 태어난 자리에서 치르는 풍장이다 압사壓死를 두려워하는 꽃들 한 권의 책으로도 죽일 수 있는 게 많다 (마경덕·시인, 1954-) + 꽃 꽃이 눈에만 보일 뿐 꽃의 소리가 안 들린다면 아직 꽃을 잘 모르는 거다. 꽃 앞에 가만히 서서 두 눈을 감고 가슴의 귀를 활짝 열면 꽃의 아름다운 겉모양 너머 보이지 않는 내면의 속삭임을 들을 수 있다. (정연복·시인, 1957-) *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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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꽃 관련 짧은 시 모음(꽃비, 이병률, 4월의 꽃, 남정림, 목련, 정호승, 백목련 자목련 전설, 시 감상, 벚꽃, 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 밥값, 사랑, 지구 너머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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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봄 꽃 관련 시’ 몇 편을 모아보도록 하겠다. 봄 관련 짧은 시들에 대해 궁금하신 분은 아래의 글을 참조하여 주시기 바란다.
2022.03.29 – [이야기가 있는 정원, Art] – ✔봄 관련 짧은 시③(정호승, 봄길, 벚꽃 그늘에 앉아 보렴, 이기철, 몇 번째 봄, 이병률 시인, 동백, 내가 사랑하는 사람, 바다는 잘 있습니다, 시 감상, 인문학, 별까지는 가야 한다)
꽃비
작은 새가 와서
벚나무에 앉더니
벚꽃을 하나씩 따서
똑똑 아래로 떨어뜨리네
새가 목을 틀어가며
꽃들을 따서 떨어뜨리고
눈물 떨어지는 속도로
뚝뚝 떨어뜨리는 것은
그 나무 밑에 사랑을 잃은
누가 하염없이 앉아 있어서겠지
– 이병률, 《꽃비》, 전문
《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 문학동네, 2020 중
💬 이병률 시인은 충북 제천 출생이며,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9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문단에 나왔다. MBC 라디오 《이소라의 FM 음악 도시》 작가로서 활동했으며, 현재 문학동네 계열사 「달」 출판사의 대표이다. 「시힘」 동인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펴낸 시집으로 《당신은 어딘가로 가려 한다(문학동네, 2003)》, 《찬란(문학과 지성사, 2013)》, 《바다는 잘 있습니다(문학과 지성사, 2017》, 《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문학동네, 2020)》 등이 있다.
* 출처 : [위키백과], 이병률 시인
봄은 시작하고 결심하는 계절이기도 하지만, 어느 누군가에는 이별과 아픔을 되새기게 되는 계절이기도 할 것이다. 봄에 떠나는 사람이 왜 없으랴, 사랑을 잃고 벚나무 아래 앉아있는 상심의 사람에게, 새가 가만히 꽃잎으로 위로를 덮어준다.
새는 내속에서 지저귀는 또 하나의 나인가. 새는 노래하지만, 상심한 사람은 목놓아 울 힘도 없다.
봄은 아름답다. 봄볕에 눈이 부셔서 눈을 찌푸린다. 눈을 찌푸리다 보니 눈물이 난다. 봄바람에 티가 많이 날려서, 하필 눈에도 들어왔네, 하며 짐짓 눈을 비벼본다. 굳이 봄에 이별하지 않았어도, 무의식의 한켠에서 긴 잠을 자고 있던 어떤 기억들이 꽃망울처럼 터진다.
내가 두고 온 많은 것들, 떠올리고 싶지 않은 어떤 장면들, 그리고 여기와 지금 내가 존재하고 있음으로 인해 느껴지는 이런저런 상념들이, 꽃비가 되어 내 어깨에, 머리 위에 조용히 내린다.
봄이란 그런 것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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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꽃
4월의 꽃밭에서
가장 반가운 꽃은
꽃 피우지 못할 것 같았던
그 꽃
4월의 꽃밭에서
가장 달콤한 꽃은
꽃 피우며 온몸으로 아팠던
그 꽃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그 꽃
바로 너
– 남정림, 《4월의 꽃》, 전문
《사랑, 지구 너머의 계절》, 모악, 2021 중에서
💬 남정림 시인은 미국 인디애나주립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고 여성학과 사회학 강사로 활동했다. 국회위원장실 정책보좌관,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상임전문위원, 서울시 여성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에디스 창의인재연구소 대표로 네이버 블로그 에디스에세이(누적 조회 수 백만+)를 운영하고 있다. 동서문학상, 대한민국 독도문예 대전, 서울지하철 시 공모전 등을 수상했으며 동서문학회 정회원이다. 인터넷 독자들에게 호평 받은 시와 미공개 신작시로 첫 시집을 펴내며 지구 너머의 계절을 꿈꾼다.
* 출처 : [교보문고], 작가 소개, 남정림
4월은 본격적으로 꽃들이 활짝 열리는 계절이지만, 부끄럽게도 나는 꽃들의 이름을 잘 모른다. 그저 경험적으로 진달래, 매화, 목련, 벚꽃 등만을 겨우 알고 있을 뿐(이것도 오랜기간 학습한 덕분이다).
그래서 봄과 봄꽃들을 노래한 서정시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그 아름다움을 눈치채지 못했다. 가끔씩(정말 아주 가끔이다) 등산을 하며 오로지 산꼭대기를 정복하는 것에만 관심을 두고, 오르는 그 자리자리마다 두 팔을 활짝 벌리고 서있는 꽃보석들을 놓치고만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 시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그 꽃/바로 너, 라고 노래한다. ‘4월의 꽃’이라고 하여 구체적인 꽃이름이 등장할 줄 알았는데, 바로 ‘내가 가장 사랑스러운 꽃 그 자체’라고 한다.
꽃 피우지 못할 것 같았던/그 꽃
꽃 피우며 온몸으로 아팠던/그 꽃
시를 읽는 사람들은 비로소 춥고 긴 겨울, 세파에 흔들리면서도 끝까지 버텨낸 내 자신이 4월의 꽃 중 으뜸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화려해야만 꽃은 아니다. 넋을 잃게 만드는 꽃잎의 향연을 펼치는 나무만이 나무는 아니다.
눈물을 삼키고, 분노를 뒤로 하며, 끝내 이 계절을 다시 맞이한 우리들이 바로 꽃이고, 그 자체로서 밝게 빛나는 존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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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
목줄을 끌고
내가 개를 끌고 가지만
실은 개가 나를 끌고 가는 것이다
봄이 왔다고
목련을 보러 가자고
개가 나를 끌고
백목련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것이다
– 정호승, 《목련》, 전문
《밥값》, 창비, 2010 중에서
💬 정호승 시인은 1950년 대구에서 태어나 경희대 국문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다. 1972년에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석굴암을 오르는 영희’가, 1973년에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시 ‘첨성대’가,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위령제’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시집 ‘슬픔이 기쁨에게’, ‘서울의 예수’, ‘새벽편지’, ‘별들은 따뜻하다’,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 시선집 ‘흔들리지 않는 갈대’, ‘내가 사랑하는 사람’ 등이 있으며, 어른을 위한 동화집 ‘연인’, ‘항아리’, ‘기차 이야기’, 어른을 위한 동시집 ‘풀잎에도 상처가 있다’, 산문집 ‘정호승의 위안’ 등이 있다. 소월시문학상, 동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편운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 출처 : [교보문고], 작가소개, 정호승
실제로 동네를 다니다보면 개와 함께 봄 산책을 나온 사람들이 많다. 개들은 이리 킁킁 저리 킁킁, 신나게 돌아다니며 봄을 만끽하며, 사람들은 목줄을 제어하느라 정신이 없다.
종종 개는 사람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산책 나온 다른 개와 견주에게 관심을 두기도 하고, 뜬금없는 전력질주를 감행하기도 한다. 사람이 봄을 즐기는 것인지, 개가 봄을 즐기는 것인지, 이쯤 되면 개를 끌고 산책을 나온 사람은 봄과 봄꽃을 제대로 즐길 수 있을런지 모르겠다.
유머가 넘치는 이 시는 지극히 현실적이기도 하기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백목련에는 뜻밖에도, 북쪽 바다의 신을 사모한 옥황상제(하늘의 왕)의 딸에 관한 전설이 있다. 북쪽 바다의 신을 사모한 나머지, 많은 사람의 구애에도 관심을 두지 않았던 공주는 몰래 궁을 빠져나가 북쪽 바다의 신을 찾아 가지만, 그에게는 이미 아내가 있었고, 상심한 공주는 바다에 몸을 던졌다. 이를 가엾게 여긴 바다의 신은 공주를 양지바른 곳에 묻어주는데, 명복을 비는 뜻에서 자신의 아내도 극약을 먹여 죽게 한 후 공주 옆에 나란히 묻어주었다고 한다.
이를 알게 된 옥황상제는 슬프고 어처구니가 없어 두 사람의 무덤에 꽃이 피게 했는데, 공주의 무덤에서는 백목련(白木蓮)이, 바다의 신의 아내의 무덤에서는 자목련(紫木蓮)이 피어났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백목련의 꽃말은 보통 ‘이루지 못할 사랑’이라고 하며, 백목련이 꽃을 피울 때면 그 꽃봉오리가 북쪽을 향한다고도 한다.
목련꽃이 만발하다. 그리고 찰나의 순간, 그 꽃은 떨어져 바닥에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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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 김춘수 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이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꽃 멀미 – 이해인 님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나면 말에 취해서 멀미가 나고, 꽃들을 너무 많이 대하면 향기에 취해서 멀미가 나지. 살아 있는 것은 아픈 것, 아름다운 것은 어지러운 것. 너무 많아도 싫지 않은 꽃을 보면서 나는 더욱 사람들을 사랑하기 시작하지. 사람들에게도 꽃처럼 향기가 있다는 걸 새롭게 배우기 시작하지. 꽃밭에 서면 – 이해인 님 꽃밭에 서면 큰 소리로 꽈리를 불고 싶다 피리를 불 듯이 순결한 마음으로 꽈리 속의 잘디잔 씨알처럼 내 가슴에 가득 찬 근심 걱정 후련히 쏟아 내며 꽈리를 불고 싶다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동그란 마음으로 꽃밭에 서면 저녁노을 바라보며 지는 꽃의 아름다움에 흠뻑 취하고 싶다 남의 잘못을 진심으로 용서하고 나의 잘못을 진심으로 용서받고 싶다 꽃잎 – 이정하 님 그대를 영원히 간직하면 좋겠다는 나의 바람은 어쩌면 그대를 향한 사랑이 아니라 쓸데없는 집착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대를 사랑한다는 그 마음마저 버려야 비로소 그대를 영원히 사랑할 수 있음을.. 사랑은 그대를 내게 묶어 두는 것이 아니라 훌훌 털어 버리는 것임을.. 오늘 아침 맑게 피어나는 채송화 꽃잎을 보고 나는 깨달을 수 있습니다. 그 꽃잎이 참으로 아름다운 것은 햇살을 받치고 떠 있는 자줏빛 모양새가 아니라 자신을 통해 씨앗을 잉태하는, 그리하여 씨앗이 영글면 훌훌 자신을 털어 버리는 그 헌신 때문이 아닐까요? 너는 한 송이 꽃과 같이 – 하이네(1797~1856) 너는 한 송이 꽃과 같이 참으로 귀엽고 예쁘고 깨끗하여라. 너를 보고 있으면 서러움이 나의 가슴 속까지 스며든다. 언제나 하느님이 밝고 곱고 귀엽게 너를 지켜주시길 네 머리 위에 두 손을 얹고 나는 빌고만 싶다. 내 사랑은 빨간 장미꽃 – R.버언즈(1759~1769) 내 사랑은 6월에 갓 피어난 빨간 한 송이 장미, 오 내 사랑은 부드러운 선율 박자 맞춰 감미롭게 흐르는 가락. 그대 정녕 아름다운 연인이여 내 사랑 이렇듯 간절하오 온 바닷물이 다 마를지라도 내 사랑은 변하지 않으리. 온 바닷물이 다 마를지라도 모든 바위가 태양에 녹아 없어진다 해도 모래알 같은 덧없는 인생이 다하더라도 내 사랑은 변하지 않으리. 잘 있거라, 내 사랑하는 사람아! 잠시동안 우리 헤어져 있을지라도 천리 만리 떨어져 있다해도 그리운 님아, 나는 다시 돌아오리다. 들꽃에게 – 서정윤 님 어디에서 피어 언제 지든지 너는 들꽃이다 내가 너에게 보내는 그리움은 오히려 너를 시들게 할 뿐, 너는 그저 논두렁 길가에 피었다 지면 그만이다. 인간이 살아, 살면서 맺는 숱한 인연의 매듭들을 이제는 풀면서 살아야겠다. 들꽃처럼 소리 소문없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피었다 지면 그만이다. 한 하늘 아래 너와 나는 살아있다. 그것만으로도 아직은 살 수 있고 나에게 허여된 시간을 그래도 열심히 살아야 한다. 그냥 피었다 지면 그만일 들꽃이지만 홑씨들 날릴 강한 바람을 아직은 기다려야 한다. 접시꽃 당신 – 도종환 님 옥수수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바람이 부는 때까지 우리에게 남아 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나갑니다 씨앗들도 열매로 크기엔 아직 많은 날을 기다려야 하고 당신과 내가 갈아엎어야 할 저 많은 묵정밭은 그대로 남았는데 논두렁을 덮는 망촛대와 잡풀가에 넋을 놓고 한참을 앉았다 일어섭니다 마음놓고 큰약 한번 써보기를 주저하며 남루한 살림의 한구석을 같이 꾸려오는 동안 당신은 벌레 한 마리 함부로 죽일 줄 모르고 악한 얼굴 한번 짓지 않으며 살려 했습니다 그러나 당신과 내가 함께 받아들여야 할 남은 하루하루의 하늘은 끝없이 밀려오는 가득한 먹장구름입니다 처음엔 접시꽃 같은 당신을 생각하며 무너지는 담벼락을 껴안은 듯 주체할 수 없는 신열로 떨려왔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에게 최선의 삶을 살아온 날처럼, 부끄럼없이 살아가야 한다는 마지막 말씀으로 받아들여야 함을 압니다 우리가 버리지 못했던 보잘것없는 눈높음과 영욕까지도 이제는 스스럼없이 버리고 내 마음의 모두를 더욱 아리고 슬픈 사람에게 줄 수 있는 날들이 짧아진 것을 아파해야 합니다 남은 날들은 참으로 짧지만 남겨진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인 듯 살 수 있는 길은 우리가 곪고 썩은 상처의 가운데에 있는 힘을 다해 맞서는 길입니다 보다 큰 아픔을 껴안고 죽어가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엔 언제나 많은데 나 하나 육신의 절망과 질병으로 쓰러져야 하는 것이 가슴 아픈 일임을 생각해야 합니다 콩댐한 장판같이 바래어가는 노랑꽃 핀 얼굴 보며 이것이 차마 입에 떠올릴 수 있는 말은 아니지만 마지막 성한 몸뚱아리 어느 곳 있다면 그것조차 끼워넣어야 살아갈 수 있는 사람에게 뿌듯이 주고 갑시다 기꺼이 살의 어느 부분도 떼어주고 가는 삶을 나도 살다가 가고 싶습니다 옥수수잎을 때리는 빗소리가 굵어집니다 이제 또 한번의 저무는 밤을 어둠 속에서 지우지만 이 어둠이 다하고 새로운 새벽이 오는 순간까지 나는 당신의 손을 잡고 당신 곁에 영원히 있습니다 들풀 – 류시화 님 들풀처럼 살라 마음 가득 바람이 부는 무한 허공의 세상 맨 몸으로 눕고 맨 몸으로 일어서라 함께 있되 홀로 존재하라 과거를 기억하지 말고 미래를 갈망하지 말고 오직 현재에 머물라 언제나 빈 마음으로 남으라 슬픔은 슬픔대로 오게 하라 기쁨은 기쁨대로 가게 하라 그리고는 침묵하라 다만 무언의 언어로노래부르라 언제나 들풀처럼
문정희의 ‘꽃의 선언’ 외 > 시(詩) 게시판 > Korea in US
문정희의 ‘꽃의 선언’ 외 + 꽃의 선언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나의 성(性)을 사용할 것이며 국가에서 관리하거나 조상이 간섭하지 못하게 할 것이다 사상이 함부로 손을 넣지 못하게 할 것이며 누구를 계몽하거나 선전하거나 어떤 경우에도 돈으로 환산하지 못하게 할 것이다 정녕 아름답거나 착한 척도 하지 않을 것이며 도통하지 않을 것이며 그냥 내 육체를 내가 소유할 것이다 하늘 아래 시의 나라에 내가 피어 있다 (문정희·시인, 1947-) + 꽃 한 송이 간절하면 가 닿으리 너는 내 생각의 끝에 아슬아슬 서 있으니 열렬한 것들은 다 꽃이 되리 이 세상을 다 삼키고 이 세상 끝에 새로 핀 꽃 한 송이 (김용택·시인, 1948-) + 꽃의 이유 꽃이 피는 이유를 전에는 몰랐다 꽃이 필 적마다 꽃나무 전체가 작게 떠는 것도 몰랐다 사랑해 본 적이 있는가 누가 물어보면 어쩔까 꽃이 지는 이유도 전에는 몰랐다 꽃이 질 적마다 나무 주위에는 잠에서 깨어나는 물 젖은 바람 소리 (마종기·시인, 1939-) + 꽃비 꽃은 거울이다. 들여다보는 이를 비춰주지 않는 거울이다. 들여다보는 이가 다 꽃으로 보이는 이상한 거울이다. 꽃향기는 끌어당긴다. 꽃향기에 밀쳐진 경험은 한 번도 없다. 꽃은 주위를 가볍게 들어올려준다. 꽃 앞에 서면 마음이 가벼워진다. 마음은 꽃에 여닫히는 자동문이다. 꽃잎을 만져보며 사람들은 말한다. “아, 빛깔도 참 곱다.” 빛깔을 만질 수 있다니, 빛깔을 만질 수도 있게 해주시다니. 사람들을 다 시인으로 만들어주는 꽃은 봄의 심지다. (함민복·시인, 1962-) + 흔들리며 피는 꽃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도종환·시인, 1954-) + 꽃은 언제나 진다 나를 항복시키려고 꽃이 핀다 어떠한 권력도 어떠한 폭력도 이와 같은 얼굴을 가질 수 없어 며느리밑씻개란 어처구니없는 이름의 꽃도 내 앞에 권총을 빼들었다 총알을 장전한 꽃 앞에 이끌려 나오지 않으려고 이중 삼중 문을 닫고 커튼까지 쳤으나 몽유에 든 듯 여기가 어딘가 깨어보면 꽃에 코를 처박고 있거나 눈동자에 그득 꽃잎을 쑤셔 박고 있다 나는 이미 수형에 든 것이다 네가 꽃인 것이 죄인지 내가 사람인 것이 죄인지 쏟아진 물처럼 살아있는 것은 다 스며야한다 이 지독한 음해의 향기에 수갑 채여 꽃비 촘촘한 창살 속 애벌레처럼 둥글게 몸을 말아 바치며 나는 너를 이길 수 없어 완전히 내가 졌다고 생각할 때 꽃이 졌다 나를 항복시켰으면 너는 잘 나가야지 꽃은 언제나 져서 나를 억울하게 한다 (김종미·시인, 1957-) + 앙큼한 꽃 이 골목에 부쩍 싸움이 는 건 평상이 사라지고 난 뒤부터다 평상 위에 지지배배 배를 깔고 누워 숙제를 하던 아이들과 부은 다리를 쉬어가곤 하던 보험 아줌마, 국수내기 민화투를 치던 할미들이 사라져버린 뒤부터다 평상이 있던 자리에 커다란 동백 화분이 꽃을 피웠다 평상 몰아내고 주차금지 앙큼한 꽃을 피웠다 (손택수·시인, 1970-) + 압화壓花 매몰된 가을이 발견되었다 책을 끼고 그곳을 지나갔을 때 유난히 뺨이 붉은 꽃이 틈으로 뛰어들고 45쪽과 46쪽은 닫혔다 붉은 물을 토하며 서서히 종이처럼 얇아지는 동안 책은 책 밑에서 피를 말리고 있었다 계절이 계절을 덮치듯이 시간의 두께와 어둠에 내 기억은 갇혀 있었다 방치된 것들은 대부분 변형을 일으킨다 책갈피 사이 책의 생각과 엉겨있는 꽃의 얼굴 꽃들이 선호하는 죽음은 태어난 자리에서 치르는 풍장이다 압사壓死를 두려워하는 꽃들 한 권의 책으로도 죽일 수 있는 게 많다 (마경덕·시인, 1954-) + 꽃 꽃이 눈에만 보일 뿐 꽃의 소리가 안 들린다면 아직 꽃을 잘 모르는 거다. 꽃 앞에 가만히 서서 두 눈을 감고 가슴의 귀를 활짝 열면 꽃의 아름다운 겉모양 너머 보이지 않는 내면의 속삭임을 들을 수 있다. (정연복·시인, 1957-) *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꽃시] 이해인 수녀의 꽃에 관한 시모음728×90 반응형 이해인 수녀의 꽃 에 관한 시모음 꽃편지 – 이해인 수녀님 해마다 너의 편지는 꽃으로 말을 건네는 꽃편지 봄에는 진달래 여름엔 장미 가을엔 코스모스 철 따라 꽃잎을 붙여 내게 보내 온 네 편지를 읽으면 네 고운 마음과 함깨 글씨도 꽃으로 피어났지 네 얼굴 네 목소리 꽃 위에서 흔들리고 네가 보고 싶은 나는 마른 꽃잎 향기에 가만히 입맞추고 끝나는 게 싫어서 일부러 천천히 읽는 네 편지는 꽃마음으로 사랑을 전하는 꽃편지 꽃멀미 - 이해인 수녀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나면 말에 취해서 멀미가 나고 꽃들을 너무 많이 대하면 향기에 취해서 멀미가 나지 살아 있는 것은 아픈 것 아름다운 것은 어지러운 것 너무 많아도 싫지 않은 꽃을 보면서 나는 더욱 사람들을 사랑하기 시작하지 사람들에게도 꽃처럼 향기가 있다는 걸 새롭게 배우기 시작하지 꽃이야기 하는 동안은 -이해인 꽃이야기 하는 동안은 우리 모두 꽃이 됩니다 어려운 시절에도 꽃이야기 하는 동안은 작은 평화 작은 위로 살며시 피어납니다 “벌써 꽃이 피고 있어요” 밝게 말하는 이의 목소리에도 꽃향기 묻어나고 “이젠 꽃이 지고 있어요” 슬프게 말하는 이의 목소리에도 꽃향기 묻어나고 꽃이야기 하는 동안은 누구도 남의 흉을 보지 않네요 죄를 짓지 않네요 안개꽃 -이해인 혼자서는 웃는 것도 부끄러운 한 점 안개꽃 한데 어우러져야 비로소 빛이 되고 소리가 되는가 장미나 카네이션을 조용히 받쳐주는 기쁨의 별 무더기 남을 위하여 자신의 목마름은 숨길 줄도 아는 하얀 겸손이여 728×90 반응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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