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의 시 | [시 낭송] 봄 시, 들어보실래요? ㅣ Spring ㅣ Poem 답을 믿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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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바림소리, 바림입니다.
편하게 듣는 낭송시 네 편을 준비했습니다.

1. 봄_윤동주
2. 봄하늘에 눈물이 돌다_이장희
3. 봄은 고양이로다_이장희
4. 낭인의 봄_김소월

#봄시 #봄 #시낭송 #ASMR
#윤동주 #김소월 #이장희

🎵Music provided by 브금대통령
🎵Track : Bye – https://youtu.be/sukhQMjlG9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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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시 모음 (봄에 어울리는 시 모음) – 想像의 숲

봄 시 모음 (봄에 어울리는 시 모음) · 다 당신입니다 – 김용택. 개나리꽃이 피면 개나리 꽃 피는 대로 · 꽃 피는 봄엔 – 용혜원. 봄이 와 · 이 꽃잎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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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Published: 9/22/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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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봄의 시 모음 – 다음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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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Published: 4/28/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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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시 모음> 이해인의 ‘봄의 연가’ 외

새우젓의 새우 두 눈알까맣게 맑아하이얀 몸통에 바알간 꼬리옛 어느 하루 맑게 돋아나게 하네달밤이면 흰 새우, 그믐밤이면 붉은 새우그게 새우잡이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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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4월의 시 모음 – 여행과인생

좋은시모음/송혜숙 시 하얀 목련. 4월의 시/봄의 시/김용택 시 봄날에. 4월의시/용혜원 시 목련꽃 피는 봄날에♬. 4월의 시 모음. [4월의 시]내 사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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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봄 박진선 시집 허난설헌 문학상 수상 작품집 – 교보문고

박진선 시집 허난설헌 문학상 수상 작품집 | 추운 겨울에도 시들지 않는 소나무처럼 시어 사이사이에서 청정함은 무념무상이듯이 노래 부르며 시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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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관련 시 모음 _ 윤동주, 남정림, 이해인, 나태주, 김용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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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에 대한 기사 평가 봄 의 시

  • Author: 들려주는 책_바림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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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te Published: 2021. 3. 28.
  • Video Url link: https://www.youtube.com/watch?v=S-Zy5KGmgoc

봄 시 모음 (봄에 어울리는 시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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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당신입니다 – 김용택

개나리꽃이 피면 개나리 꽃 피는 대로

살구꽃이 피면은 살구꽃이 피는 대로

비오면 비오는 대로

그리워요

보고 싶어요

손잡고 싶어요

당신입니다

꽃 피는 봄엔 – 용혜원

봄이 와

온 산천에 꽃이 신나도록 필 때면

사랑하지 않고는 못 배기리라.

겨우내 얼었던 가슴을

따뜻한 바람으로 녹이고

겨우내 목말랐던 입술을

촉촉한 이슬비로 적셔 주리니

사랑하지 않고서는 못 배기리라.

온몸에 생기가 나고

눈빛마저 촉촉해지니

꽃이 피는 봄엔

사랑하지 않고서는 못 배기리라.

봄이 와

온 산천에 꽃이 피어

님에게 바치라 향기를 날리는데

아! 이 봄에

사랑하는 님이 없다면 어이하리

꽃이 피는 봄엔

사랑하지 않고서는 못 배기리라.

이 꽃잎들 – 김용택

천지간에 꽃입니다

눈 가고 마음 가고 발길 닿는 곳마다 꽃입니다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지금 꽃이 피고, 못 견디겠어요

눈을 감습니다 아, 눈감은 데까지 따라오며 꽃은 핍니다

피할 수 없는 이 화사한 아픔, 잡히지 않는 이 아련한 그리움

참을 수 없이 떨리는 이 까닭없는 분노 아아

생살에 떨어지는 이 뜨거운 꽃잎들

다시 오는 봄 – 도종환

햇빛이 너무 맑아 눈물이 납니다

살아 있구나 느끼니 눈물이 납니다

기러기떼 열지어 북으로 가고

길섶에 풀들도 돌아오는데

당신은 가고 그리움만 남아서가 아닙니다

이렇게 살아 있구나 생각하니 눈물납니다

봄 꽃피는 날 – 용혜원

봄 꽃피는 날

난 알았습니다

내 마음에

사랑나무 한 그루 서 있다는 걸

봄 꽃 피는 날

난 알았습니다

내 마음에도

꽃이 활짝 피어나는 걸

봄 꽃 피는 날

난 알았습니다

그대가 나를 보고

활짝 웃는 이유를

봄은 왔는데 – 이정하

진달래가 피었다고 했습니다

어느 집 담 모퉁이에선 장미꽃이 만발했다고 합니다

그때가 겨울이었지요, 눈 쌓인 내 마음을

사륵사륵 밟고 그대가 떠나간 것이

나는 아직 겨울입니다

그대가 가 버리고 없는 한 내 마음은 영영

찬바람 부는 겨울입니다

매화가 필 무렵 – 복효근

매화가 핀다

내 첫사랑이 그러했지

온밤내 누군가

내 몸 가득 바늘을 박아넣고

문신을 뜨는 듯

꽃문신을 뜨는 듯

아직은

눈바람 속

여린 실핏줄마다

핏멍울이 맺히던 것을

하염없는

열꽃만 피던 것을…..

십수삼년 곰삭은 그리움 앞세우고

첫사랑이듯

첫사랑이듯 오늘은

매화가 핀다

그대 앞에 봄이 있다 – 김종해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낮게 밀물져야 한다

사랑하는 이여

상처받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 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

봄 안부 – 강인호

당신 없이도 또 봄날이어서

살구꽃 분홍빛 저리 환합니다

언젠가 당신에게도 찾아갔을

분홍빛 오늘은 내 가슴에 듭니다

머잖아 저 분홍빛 차차 엷어져서는

어느날 푸른빛 속으로 사라지겠지요

당신 가슴속에 스며들었을 내 추억도

이제 다 스러지고 말았을지도 모르는데

살구꽃 환한 나무 아래서 당신 생각입니다

앞으로 몇 번이나 저 분홍빛이 그대와 나

우리 가슴속에 찾아와 머물다 갈런지요

잘 지내주어요

더 이상 내가 그대 안의 분홍빛 아니어도

그대의 봄 아릅답기를

첫사랑의 눈동자 곁으로 – 강은교

봄이 오고 있다

그대의 첫사랑 곁으로

그대의 첫사랑의 눈동자 곁으로

그대의 첫사랑의 눈동자의 맨발 곁으로

그대의 첫사랑의 맨발이 밟은 풀잎 곁으로

그대의 첫사랑의 맨발의 풀잎이 흔들리는 바람 곁으로

그대의 첫사랑의 맨발의 풀잎의 바람이 밟은 아침 햇빛 곁으로

그대의 첫사랑의 맨발의 풀잎의 바람의 아침 햇빛이 꿈꾼

그대의 첫사랑의 맨발의 풀잎의 바람의 반짝이는 이슬

곁으로 곁으로 맴도는 그대의 첫사랑의 맨발의

풀잎의 바람의 아침 햇빛의 꿈 엷은 살 속

으로 우리는 간다. 시간은 맨머리로

간다. 아무도 어찌할 수 없다

그저 갈 뿐, 그러다 햇빛이

되어 햇빛 속으로 가는

그대와 오래 만나리

만나서 꿈꾸리

첫사랑

되리

봄 햇살 속으로 – 이해인

긴 겨울이 끝나고 안으로 지쳐 있던 나

봄 햇살 속으로 깊이깊이 걸어간다

내 마음에도 싹을 틔우고

다시 웃음을 찾으려고

나도 한 그루 나무가 되어 눈을 감고

들어가고 또 들어간 끝자리에는

지금껏 보았지만 비로소 처음 본

푸른 하늘이 집 한 채로 열려 있다

봄길 – 곽재구

매화꽃이 피면

다사강 강물 위에

시를 쓰고

수선화꽃 피면

강변 마을의 저녁 불빛 같은

시를 생각하네

사랑스러워라

걷고 또 걸어도

휘영청 더 걸어야 할

봄 길 남아 있음이여

봄을 기다리는 그대에게 – 홍수희

그대 마음에

봄이 온다면

그것은

사랑 때문입니다

자주

벗어버리고 싶었던

사랑의 무게,

어깨를 짓누르던

네 삶의 무게

인내하는 마음에

봄이여, 오시리니

네 영혼에

눈부신 봄이 온다면

그것은

사랑 때문입니다

봄날, 사랑의 기도 – 안도현

봄이 오기 전에는 그렇게도 봄을 기다렸으나

정작 봄이 와도 저는 봄을 맞지 못했습니다

이 봄날이 다 가기 전에 당신을 사랑하게 해 주소서

한 사람이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로 해서

이 세상 전체가 따뜻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이 봄날이 다 가기 전에

갓 태어난 아기가 응아, 하는 울음소리로

엄마에게 신호를 보내듯

내 입 밖으로 나오는 사랑해요, 라는 말이

당신에게 닿게 하소서.

이 봄날이 다 가기 전에

남의 허물을 함부로 가리키던 손가락과

남의 멱살을 무턱대고 잡던 손바닥을 부끄럽게 하소서

남을 위해 한번도 열려본 적이 없는 지갑과

끼니때마다 흘러 넘쳐 버리던 밥이며 국물과

그리고 인간에 대한 모든

무례와 무지와 무관심을 부끄럽게 하소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게 하소서

큰 것보다도 작은 것이 좋다고,

많은 것보다도 적은 것이 좋다고,

높은 것보다도 낮은 것이 좋다고,

빠른 것보다도 느린 것이 좋다고.

이 봄날이 다 가기 전에

그것들을 아끼고 쓰다듬을 수 있는 손길을 주소서

장미의 화려한 빛깔 대신에

제비꽃의 소담한 빛깔에 취하게 하소서

백합의 강렬한 향기 대신에

진달래의 향기 없는 향기에 취하게 하소서

떨림과 설렘과 감격을 잊어버린 말라비틀어진

나뭇가지 같은 몸에도 물이 차 오르게 하소서

꽃이 피게 하소서. 그리하여 이 봄날이 다 가기 전에

얼음장을 뚫고 바다에 당도한

저 푸른 강물과 같이 당신에게 닿게 하소서.

꽃을 보려면 – 정호승

꽃씨 속에 숨어있는

꽃을 보려면

고요히 눈이 녹기를 기다려라

꽃씨 속에 숨어있는

잎을 보려면

흙의 가슴이 따뜻해지기를 기다려라

꽃씨 속에 숨어있는

어머니를 만나려면

들에 나가 먼저 봄이 되어라

꽃씨 속에 숨어있는

꽃을 보려면

평생 버리지 않았던 칼을 버려라

봄꽃을 보니 – 김시천

봄꽃을 보니

그리운 사람 더욱 그립습니다

이 봄엔 나도

내 마음 무거운 빗장을 풀고

봄꽃처럼 그리운 가슴 맑게 씻어서

사랑하는 사람 앞에 서고 싶습니다

조금은 수줍은 듯 어색한 미소도

보여주고 싶습니다

그렇게 평생을

피었다 지고 싶습니다

봄이 오면 나는 – 이해인

봄이 오면 나는

활짝 피어나기 전에

조금씩 고운 기침을 하는 꽃나무들 옆에서

덩달아 봄앓이를 하고 싶다.

살아 있음의 향기를

온몸으로 피워 올리는 꽃나무와 함께

나도 기쁨의 잔기침을 하며

조용히 깨어나고 싶다.

봄이 오면 나는

햇볕이 잘 드는 안뜰에

작은 꽃밭을 일구어 꽃씨를 뿌리고 싶다.

손에 쥐면 금방 날아갈 듯한

가벼운 꽃씨들을 조심스레 다루면서

흙냄새 가득한 꽃밭에 고운 마음으로

고운 꽃씨를 뿌리고 싶다.

봄이 오면 나는

매일 새소리를 듣고 싶다.

산에서, 바다에서, 정원에서

고운 목청 돋우는 새들의 지저귐으로

봄을 제일 먼저 느끼게 되는

나는 새들의 이야기를 해독해서

밝고 맑은 시를 쓰는 새의 시인이 되고 싶다.

바쁘고 힘든 삶의 무게에도

짓눌리지 않고 가볍게 날아다닐 수 있는

자유의 은빛 날개 하나를

내 영혼에 달아주고 싶다.

봄이 오면 조금은 들뜨게 되는

마음도 너무 걱정하지 말고

더욱 기쁘고 명랑하게 노래하는

새가 되고 싶다.

봄이 오면 나는

이슬비를 맞고 싶다.

어릴 적에 항상 우산을 함께

쓰고 다니던 소꼽동무를 불러내어

나란이 봄비를 맞으며 봄비 같은

이야기를 속삭이고 싶다.

꽃과 나무에 생기를 더해주고

아기의 미소처럼 사랑스럽게

내 마음에 내리는 봄비,

누가 내게 봄에 낳은 여자 아이의

이름을 지어 달라고 하면 서슴없이

‘봄비’ ‘단비’라고 하고 싶다.

봄이 오면 나는

풀향기 가득한 잔디밭에서

어린 시절 즐겨 부르던 동요를 부르며

흰구름과 나비를 바라보는 아이가 되고 싶다.

함께 산나물을 캐러 다니던

동무의 이름을 불러보고 싶고,

친하면서도 가끔은 꽃샘바람 같은

질투의 눈길을 보내 오던

소녀시절의 친구들도 보고 싶다.

봄이 오면 나는

우체국에 가서 새 우표를 사고

답장을 미루어 둔 친구에게

다만 몇 줄이라도 진달래빛 사연을

적어 보내고 싶다.

봄이 오면 나는

모양이 예쁜 바구니를 모으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솔방울, 도토리,

조가비, 리본, 읽다가 만 책,

바구니에 담을 꽃과 사탕과 부활달걀,

믿음과 희망과 사랑의 선물들을

정성껏 준비하며

바쁘고도 기쁜 새봄을 맞고 싶다.

사계절이 다 좋지만

봄에는 꽃들이 너무 많아 어지럼증이 나고

마음이 모아지지 않아 봄은

힘들다고 말했던 나도 이젠 갈수록 봄이

좋아지고 나이를 먹어도

첫사랑에 눈뜬 소녀처럼 가슴이 설렌다.

봄이 오면 나는

물방울무늬의 옆치마를 입고 싶다.

유리창을 맑게 닦아

하늘과 나무가 잘 보이게 하고

또 하나의 창문을 마음에 달고 싶다.

먼지를 털어낸 나의 창가엔

내가 좋아하는 화가가 그린 꽃밭,

구름 연못을 걸어 두고,

구석진 자리 한곳에는 앙증스런 꽃삽도

한 개 걸어 두었다가 꽃밭을

손질할 때 들고 나가야겠다.

조그만 꽃삽을 들고

꽃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그 아름다운 음성에 귀를 기울이노라면

나는 멀리 봄나들이를 떠나지 않고서도

행복한 꽃 마음의 여인

부드럽고 따뜻한 봄 마음의 여인이

되어 있을 것이다.

꽃 –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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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봄의 시 모음

봄의 시 모음 ㄱ 강건너 봄이 오듯 ㅡ 송 길자 고향의 봄 ㅡ 이 원수 꽃몸살 ㅡ 장 철문 꽃 피는 봄날 ㅡ 남진우 꿈 ㅡ 김소월 꿈같이 오실 봄 ㅡ 오 광수 꿈밭에 봄마음 ㅡ 김영랑 그대 앞에 봄이 있다 ㅡ 김종해 그 봄날 저녁 ㅡ 엄원태 그저 막연한 ㅡ 신 석종 금잔디 ㅡ 김소월 기다리는 봄 ㅡ 이병주 긴 봄날 ㅡ 허영자 ㄴ 나비야 나비야 ㅡ 주병률 내 사랑은 ㅡ 송수권 내 손에 남은 봄ㅡ 강인한 내 척박한 가슴에 온 봄 ㅡ 김영승 농부들의 봄맞이 ㅡ 김 택영 늦은 봄날 ㅡ 강 인한 놓치다 봄날 ㅡ 이 은규 ㄷ 다시 오는 봄 ㅡ 도 종환 다시금 봄날에 ㅡ 김 남조 다시 봄이 왔다 ㅡ 이 성복 다시 봄날은 간다 ㅡ 유 종인 대책없는 봄 ㅡ 임 영조 더딘 슬픔 ㅡ 황 동규 따뜻한 봄날 ㅡ 김 형영 떨어지는 꽃잎을 보고 ㅡ 설죽 ㄹ 로카르노의 봄 ㅡ 헤세 ㅁ 먼 곳에서부터 ㅡ 김 수영 모란이 피기까지는 ㅡ 김 영랑 몹쓸 꿈 ㅡ 김소월 무제치늪의 봄 ㅡ 정 일근 몸살, 찔레꽃 붉게 피는ㅡ 오 정국 ㅂ 바람과 봄 ㅡ 김소월 배꽃 ㅡ 이규보 봄길 ㅡ 김 명인 . 정 호승 봄, 가지를 꺾다 ㅡ 박 성우 봄기도 ㅡ 강우식. 프로스트 봄나그네 ㅡ 이수광 봄나들이 ㅡ 정양 봄날 나의 침묵은 ㅡ 조용미 봄날 산사에 들러 ㅡ 이규보 봄날, 사랑의 기도 ㅡ 안도현 봄날에선가, 꿈속에선가 ㅡ 릴케 봄날에 글을 읽다가 ㅡ 정약용 봄날은 간다 ㅡ 권 경업. 기 형도. 이 향아,이 승훈.정일근 봄날 아침 ㅡ 로렌스 봄날 오후 ㅡ 김선우 봄날 정자에 올라 ㅡ이언적 봄노래 ㅡ 블레이크 봄눈 ㅡ 정호승 봄바람! ㅡ 김종해 봄보다 따뜻한 ㅡ 문복주 봄볕 ㅡ 문태준 봄볕에 굽다 ㅡ 고영 봄빛 ㅡ 이경진 봄빛 소견ㅡ김석규 봄살이 ㅡ 김지하 봄, 섬진강 ㅡ 박라연 봄소식 ㅡ 천상병 봄소풍 ㅡ 박성우 봄, 싫다 ㅡ 이규리 봄아, 오너라 ㅡ 이오덕 봄 아침 ㅡ 양애경. 이해인 봄에게 1ㅡ 김남조 봄에 소박하게 질문하다 ㅡ엄원태 봄 연못 ㅡ 프로스트 봄 오는 소리 ㅡ 정완영 봄은 ㅡ 이대흠 봄은 간다 ㅡ 김억 봄은 또 어이해 오는가 ㅡ 김보 봄은 고양이로다 ㅡ 이 장희 봄은 전쟁처럼 ㅡ 오 세영 봄은 전보도 안치고 ㅡ 김 기림 봄은 해마다 ㅡ 괴테 봄을 기다리는 마음 ㅡ 신석정 봄을 기다리며 ㅡ 이상국 . 양현근 봄을 그대에게 ㅡ 릴케 봄을 맞는 폐허에서 ㅡ 김해강 봄을 캐는 사람들 ㅡ 정 해철 봄의 메세지 ㅡ 유 자효 봄의 금기사항 ㅡ 신달자 봄의 유혹 ㅡ 신석정 봄의 줄탁 ㅡ 도종환 봄의 진동 ㅡ 고재종 봄의 환 ㅡ남진우 봄이 그냥 지나요 ㅡ 김용택 봄이 되면 ㅡ 김용택 봄이 오고 있다 ㅡ 강은교 봄이 오고 있습니다 ㅡ 정완영 봄이 오는 개울가 ㅡ 공영구 봄이 오는 길 ㅡ 박재삼 봄이 오는 길목에서 ㅡ박영희.이해인 봄이 오는 소리 ㅡ남낙현 봄이 오면 ㅡ 김동환 봄이 올때까지 ㅡ 양선희 봄처녀 ㅡ 이은상 봄편지 ㅡ 이효녕. 이해인 봄 한낮 ㅡ 박규리 봄 햇살 속으로 ㅡ 이해인 봄,희망 봉평의 시냇물을 건너며 ㅡ 장석남 불취 불귀 ㅡ 허수경 ㅅ 산에 살다 ㅡ 이 인로 산길 ㅡ 강 백년 산골마을 ㅡ 현일 산 너머 남촌에는 ㅡ 김동환 산도화 ㅡ 박목월 산방의 밤 ㅡ 왕발 새봄 3 ㅡ 김 지하 사랑, 그 봄 여름 가을 겨울 ㅡ 고 재종 수아 ㅡ 김소월 술 받으러 가는 봄 ㅡ 이화은 ㅇ 아득한 봄날 ㅡ 정 진규 아름다운 봄이 찾아와 ㅡ 하이네 아무도 없는 봄 ㅡ 이승훈 약속의 봄 ㅡ 성 낙일 어느 봄날 ㅡ 나희덕 어쩌자고 ㅡ 최 영미 연분홍 ㅡ 김 억 애모 ㅡ 김소월 오는 봄 ㅡ 김소월 올봄 ㅡ 김 용택 울 엄마 봄 ㅡ 정완영 이따금 봄이 찾아와 ㅡ 나희덕 이래도 안오시겠어요 ㅡ 박 남준 이른 봄 ㅡ 톨스토이. 헤세. 호프만 시탈 이른 봄 아침 ㅡ 정지용 이른 봄 저녁 무렵 ㅡ 정 희성 이번 봄 ㅡ 정진규 이 봄의 노래 ㅡ 정 희성 이 봄의 축제 ㅡ 김 종해 이제는 봄이구나 ㅡ 이해인 일용직 정씨의 봄 ㅡ이명윤 일획 ㅡ 장 석주 ㅈ 작별 ㅡ 정 지승 장터의 봄 ㅡ 김수우 적선 ㅡ 길상호 지상의 봄 ㅡ 강 인한 ㅊ 첫치마 ㅡ 김소월 청매화 봄빛 ㅡ 이 은봉 초록 기쁨- 봄 숲에서 ㅡ 정 현종 초봄 ㅡ 송 길자. 정 완영 초봄이 오다 ㅡ 하 종오 초봄의 귀밑머리 ㅡ 김 지향 추운 봄날 ㅡ 황 인숙 춘니 ㅡ 김종길 춘래불사춘 ㅡ 양 채영 춘설 ㅡ 정지용 춘신 ㅡ 유치환 춘일 ㅡ 오 탁번 ㅍ 피파의 찬가 ㅡ 브라우닝 ㅎ 하늘 펄펄 꽃사태 ㅡ 박두진 ——————————————— 꽃몸살 장철문 몸살 한 번 되게 앓은 뒤에 산길 간다 이 화창한 날을 보려고 되게 한 번 튼 것인가 볕살만큼이나 가벼운 몸이다 배꽃보다 거름 냄새 짙게 흩어진 날인데 오늘이 살아온 날과 살아갈 날이 시소 타는 그날인가 당신만 늙어가는 것 같다고 취로 사업도 잃은 아버지는 백주에 약주 아직도 아버지와 적대하는 내게 형님은 나무라는 전화 넣고 당신이 그랬듯이 이쪽에서 당신을 품어야 할 나이인가 배꽃보다 분뇨 냄새 짙게 흩어진 날인데 갓 피어나는 것들은 갓 피어나는 그것만으로 아름다운 것인가 몸살 지난 몸처럼이나 가벼운 봄날 바람깃 같은 몸 데리고 산길 간다 시집< 산벚나무의 저녁> 창비. 2003년 꽃피는 봄날 남진우 햇살 아래 고드름처럼 녹아내리는 눈동자 텅 빈 눈구멍 속에 지렁이 떼가 꼬물거린다 그대 앞에 봄이 있다 김종해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낮게 밀물져야 한다 사랑하는 이여 상처받지 않은 사랑이 어디 았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 그 봄날 저녁 엄원태(1955 – ) 그날 저녁엔 바람이 심하게 쏠려 불고 나무들도 서 있기가 불편했습니다 옮겨 심은 지 얼마 안 되는 향나무들은 제 멋대로 가울고, 뿌리덩이를 쳐든 채 황량히 쓰러지고 있었습니다 서성대는 키 큰 나무들 위로 음산히 구름들이 짓누르듯, 낮게 낮게 흐르고 컴컴한 구름 사이로 간간이 비치는 하늘은 남빛이 점차 짙어 어두워 같습니다 밤이 오면, 누구는 저 거친 들판으로 누구는 또 세상의 허술한 집들을 향하여 습기찬 바람을 온 몸에 맞으며 갑니다 제 몸 하나 가누기 어려워 쓸쓸하기만 한 들풀들의 영토에도 밤은 내리고 사람들은 그 어두운 풍경 속으로 들어가 시린 어깨를 웅크려 잠들고 꿈꾸어 아픈 밤을 지나서는 정말 우연히 불확실한 새벽에 이르곤 하는 것입니다 1990년 <문학과 사회>로 등단 그저 막연한 신석종 봄은 아리다 가끔은 그렇다 구덩이에서 꺼낸 봄 감자를 날 것으로 처음 먹을 때처럼 목이 아리다가 눈이 아려져오고 마음이 싸해진다 아리다는 건 막연한 설움이다 설명할 수 없는

금잔디 김소월 잔디 잔디 금잔디 심심산천에 붙는 불은 가신 님 무덤가에 금잔디 봄이 왔네, 봄빛이 왔네 버드나무 끝에도 실가지에 봄빛이 왔네, 봄날이 왔네 심심산천에도 금잔디에 기다리는 봄 이병주 버들강아지 기지개 켜고 졸졸졸 흐르는 개울물 소리 들려오는 봄에 온다 하고 겨울에 떠난 임 아직 풀지 못한 그리움 그대로입니다 겨울 잔바람 피하려 먼 곳에 있는 노란 흰나비 빨리 오라 하는 것은 진달래 빨리 피워 임 오는 날 앞당기려 합니다 긴 봄날 허영자 어여쁨이랴 어찌 꽃뿐이랴 눈물겹기야 어찌 새 잎뿐이랴 창궐하는 발병 죄에서조차 푸른 미나리 내음 난다 긴 봄날엔 ㅡ 숨어사는 섧은 情婦 난쟁이 오랑캐꽃 외눈 뜨고 내다본다 긴 봄날엔 ㅡ

나비야 나비야 주병률(1960 ㅡ ) 경주.1992년 현대시 등단. 봄, 하루해 짧아서 강물에 떠 가는 꽃잎 하나 보지 못하네 붉거나 희거나 그 꽃잎 떠나고 빈자리 사무쳐 밤바람 흥성한 봄날 저녁 보이는 것 하나 없이 애타는 마음 죄가 여기 있었네 그 꽃잎 내 안에 있었네 내사랑은 송수권 저 산마을 산수유꽃도 지라고 해라 저 아랫뜸 강마을 매화?도 지라고 해라 살구꽃도 복사꽃도 앵두꽃도 지라고 해라 하구 쪽 배밭의 배꽃들도 다 지라고 해라 강물 따라가다 이런 꽃들 만나기로서니 하나도 서러울 리 없는 봄날 정작 이 봄은 뺨 부비고 싶은 것이 따로 있는 때문 저 양지 쪽 감나무밭 감잎 움에 햇살 들치는 것 이 봄에는 정작 믿는 것이 있기 때문 연초록 움들처럼 차오르면서 햇빛에도 부끄러우면서 지금 내 사랑도 이렇게 가슴 두근거리며 크는 것 아니랴 감잎 움에 햇살 들치며 숨가쁘게 숨가쁘게 그와 같이 ? 부비는 것 소근거리는 것 내 사랑 저만큼의 기쁨은 되지 않으랴 내 손에 남은 봄 강인한 부드러운 능선의 칼금을 문 하늘 위로 제비가 왔다 생일이면 내 전생에 상제의 딸을 엿본 죄로 여기 서서 담 너머 눈부신 향기가 날아오고 영롱한 구슬소리가 종일토록 늙은 벚나무 꽃잎을 털어 목욕을 마친 그대 속살의 본홍 그대 속살의 향긋한 흰빛을 다 비춰줄 때까지 기다린다 후생의 내가 살아 바라보는 스스로의 옷이 문득 낯설고 오랜 기다림에 목이 말라 자꾸만 거울을 보는데 뒤꼭지 까만 밤이 발을 적실 듯 길게 흘러나온다 사랑이여 펼치고 펼쳐서 내 손에 남은 봄이 이제 많지 않다 내 척박한 가슴에 온 봄 김영승 우리 동네 향긋한 들길을 걸으면 두엄냄새 상큼히 코끝 찌르고 학교에서 돌아오는 학동들 등에 맨 예쁜 가방 위에 쌓인 변두리 황토 흙먼지 과수원 나무 사이사이 쥐불은 검게 타고 목장 젖소들 음매음매 되새김질 하는데 작은 교회 지붕에 숟가락처럼 걸린 십자가도 눈물겹고 이제 다시 돌아온 탕자의 무거운 발길 또 무섭다 무슨 변고가 또 있을까 나 같은 죄에 물든 미물도 다 살아가는데 새싹이 돋을 거라고 꽃이 또 필 거라고 그 무슨 못다 기다린 슬픈사람이 남아 있다고 봄비가 내리듯 술로 적셔야겠다 썩은 고목에 버섯이라도 돋게 해야겠다 늦은 봄날 강인한 간장 항아리 위에 둥근 하늘이 내려오고 매지구름 한 장 떴다가 지나가듯이 어디 아프지는 않은지 가끔은 내 생각도 하는지 늦은 봄날 저녁 머언 그대의 집 유리창에 슬며시 얹히는 놀빛 모닥불로 피었다가 스러지듯이 놓치다 봄날 이은규 저만치, 나비가 난다 생의 귓바퀴에 봄을 환기시키는 운율로 저 흰 날개에 왜 기생나비란 이름이 주어졌을까 색기없는 기생은 살아서 죽은 기생 모든 색을 날려 보낸 날개가 푸른빛으로 희다 잡힐 듯 잡힐 듯, 읽히지 않는 나비의 문장 뒤로 먼 곳의 네 전언이 거기 그렇게 일렁인다 앵초꽃이 앵초앵초 배후로 환하다 바람이 수놓은 습기에 흰 피가 흐르는 나비날개가 젖는다 젖은 날개의 수면으로 햇살처럼 비치는 네 얼굴 살아서 죽은 날들이 잠시 잊힌다 이 봄날 나비를 쫓는 일이란, 내 기다림의 일처럼 네게 닿는 순간 꿈이다 꿈보다 좋은 생시가 기억으로 남는 순간 그 생은 살아서 죽은 나날들 바람이 앵초 꽃잎에 앉아 찰랑, 허공을 깨뜨린다 기록이 없을 나비의 문장에 오래 귀 기울인다 꼭 한 뼘씩 손을 벗어나는 나비처럼 꼭 한 뼘이 모자라 닿지 못하는 곳에 네가 있다 어느 날 저 나비가 허공 무덤으로 스밀 것을 나는 알지 못한다 봄날, 기다리는 안부는 언제나 멀다 다시 봄이 왔다 이성복 비탈진 공터 언덕 위 푸른 풀이 덮이고 그 아래 웅덩이 옆 미루나무 세 그루 갈라진 밑둥에도 푸른 싹이 돋았다 때로 늙은 나무도 젊고 싶은가보다 기다리던 것이 오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누가 누구를 사랑하고 누가 누구의 목을 껴안듯이 비틀었는가 나도 안다 돼지 목 따는 동네의 더디고 나른한 세월 때로 우리는 묻는다 우리의 굽은 등에 푸른 싹이 돋을까 묻고 또 묻지만 비계처럼 씹히는 달착지근한 혀, 항시 우리들 삶은 낡은 유리창에 흔들리는 먼지 낀 풍경 같은 것이었다 흔들리며 보채며 얼핏 잠들기도 하고 그 잠에서 깨일 땐 솟아오르고 싶었다 세차장 고무 호스의 길길이 날뛰는 물줄기처럼 갈기갈기 찢기우며 아우성치며 울고불고 머리칼 쥐어뜯고 몸부림 치면서… 그런 일은 없었다 돼지 목 따는 동네의 더디고 나른한 세월, 풀잎 아래 엎드려 숨죽이며 가슴엔 윤기나는 석회암이 깊었다 시집<남해금산> 문지. 1986년 대책없는 봄 임영조 무엇이나 오래 들면 무겁겠지요. 앞뜰의 목련이 애써 켜든 연등을 간밤엔 죄다 땅바닥에 던졌더군요 고작 사나흘 들고도 지루했던지 파업하듯 일제히 손을 털었더군요 막상 손 털고 나니 심심했던지 가늘고 긴 팔을 높이 뻗어서 저런! 하느님의 괴춤을 냅다 잡아챕니다 파랗게 질려 난처하신 하느님 나는 터지려는 웃음을 꾹 참았지만 마을 온통 웃음소리 낭자합니다 들불 같은 소문까지 세상에 번져 바야흐로 낯 뜨거운 시절입니다 누구 짓일까 거명해서 무엇하지만 맨 처음 발설한 것은 매화년이고 진달래 복숭아꽃 살구꽃이 덩달아 희희낙낙 나불댄 게 아니겠어요 싹수 노란 민들레가 망보는 뒤꼍 자꾸만 수상쩍어 가보니 이런! 겁없이 멋대로 발랑까진 십대들 …. 냉이 꽃다지 제비꽃 환하더군요. 몰래 숨어 꼬나문 담뱃불처럼 참 발칙하고 앙증맞은 시절입니다 나로서는 대책없는 봄날입니다 더딘 슬픔 황동규 불을 끄고도 어둠 속에 얼마 동안 형광등 형체 희끄무레 남아 있듯이 눈 그치고 길모퉁이 눈더미가 채 녹지 않고 허물어진 추억의 일부처럼 놓여 있듯이 봄이 와도 잎 피지 않는 나뭇가지 중력마저 놓치지 않으려 쓸쓸한 소리 내듯이 나도 죽고 나서 얼마 동안 숨죽이고 이 세상에 그냥 남아 있을 것 같다 그대 불 꺼지고 연기 한번 뜬 후 너무 더디게 더디게 나는 봄 따뜻한 봄날 김형영 어머니 꽃구경 가요 제 등에 업히어 꽃구경 가요 세상이 온통 꽃 핀 봄날 어머니 좋아라고 아들 등에 업혔네 마을을 지나고 들을 지나고 산자락에 휘감겨 숲길이 짙어지자 아이구머니나 어머니는 그만 말을 잃었네 봄구경 꽃구경 눈 감아버리더니 한웅큼 한웅큼 솔잎을 따서 가는 길바닥에 뿌리며 가네 어머니, 지금 뭐하시나요 꽃구경은 안하시고 뭐하시나요 솔잎은 뿌려서 뭐하시나요 아들아, 아들아, 내 아들아 너 혼자 돌아갈 길 걱정이구나 산길 잃고 헤맬까 걱정이구나 로카르노의 봄 헤세 우듬지들이 어두운 불 속에서 나부낀다 신뢰에 찬 푸르름 속에 더 어린아이처럼 더 새롭게 모든 것이 보라는 듯 열려 있다 자주 디뎌 낡은 계단들이 환심을 사려는 듯 영리하게 산 쪽으로 기울어 있다 불타 버린 담벼락으로부터 맨 먼저 핀 꽃들이 가녀리게 나를 부른다 산 개울이 초록 고추냉이 속을 헤집는다 바위들은 물방울 떨어뜨리고 해는 핥는다 기꺼이 잊을 용의가 있는 나를 본다 낯선 곳은 쓴맛이 난다는 것을 먼 곳에서부터 김수영 먼 곳에서부터 먼 곳으로 다시 몸이 아프다 조용한 봄에서부터 조용한 봄으로 다시 내 몸이 아프다 여자에게서부터 여자에게로 능금꽃으로부터 능금꽃으로 ….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몸이 아프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서 봄을 여윈 설움에 잠길 테요 5월 어느 날 그 하루 무섭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몸살, 찔레꽃 붉게 피는 오정국 그 어디서 누가 이토록 간절하게 노래를 부르고 싶어 난데없이 내 입에서 이런 노래가 흘러나올까 찔레꽃, 붉게 피는 해질녘이면 그 어딘가에서 또 다른 내가 저물고 있듯이 여태 내가 가보지 못한 곳에도 풍경이 있고 책이 있고 출렁거리는 물결이 있기에 내가 강바닥에 쓰러져 울고 있을 때 누군가 등 뒤에서 내 몸을 일으켜주었다 그런 이야기다, 이 끝나지 않는 문장은 때때로 시가 되고 강가의 모닥불이 되고 불 곁의 목쉰 노래, 노랫가락이 되어 이 마음 이리 서성거리고 그 어디서 누가 이토록 간절하게 노래를 불러 난데없이 내 몸이 이런 몸살을 앓을까 찔레꽃, 붉게 피는 시집<멀리서 오는 것들> 세계사 2005 몹쓸 꿈 김소월 봄 새벽의 몹쓸 꿈 깨고 나면! 우짖는 까막까치, 놀라는 소리 너희들은 눈에 무엇이 보이느냐 봄철의 좋은 새벽, 풀 이슬 맺혔어라 볼지어다, 세월은 도무지 편안한데 두새 없는 저 까마귀, 새들게 우짖는 저 까치야 나의 흉한 꿈 보이느냐? 고요히 또 봄바람은 봄의 빈들을 지나가며 이윽고 동산에서는 꽃잎들이 흩어질 때 말 들어라, 애틋한 이 여자야, 사랑의 때문에는 모두 다 사나운 조짐인 듯, 가슴은 뒤노아라 바람과 봄 김소월 봄에 부는 바람, 바람부는 봄 작은 가지 흔들리는 부는 봄바람 내 가슴 흔들리는 바람, 부는 봄 봄이라 바람이라 이내몸에는 꽃이라 술잔이라 하며 우노라 봄길 김명인 꽃이 피면 마음 간격들 한층 촘촘해져 김제 봄들 건너는데 몸 건너기가 너무 힘겹다 피기도 전에 봉오리째 져내리는 그 꽃잎 부리러 이 배는 신포 어디쯤에 닿아 헤맨다 저 亡海 다 쓸고 온 꽃샘바람 거기 부는 듯 몸 속에 곤두서는 봄 밖의 봄바람! 눈앞 해발이 양쪽 날개 펼친 구름 사이로 스미려다 골짜기 비집고 빠져나오는 염소떼와 문득 마주친다 염소도 제 한 몸 한 척 배로 따로 띄우는지 만경萬傾 저쪽이 포구라는 듯 새끼 염소 한 마리 지평도 뿌우연 황삿길 타박거리며 간다 마음은 곁가지로 펄럭거리며 덜 핀 꽃나무 둘레에서 멈칫걸자 하지만 남몰래 출렁거리는 상심은 아지랑이 너머 끝내 닿을 수 없는 항구 몇 개는 더 지워야 한다고 닻이 끊긴 배 한 척 시집< 길의 침묵> 문학과 지성사. 1999년 봄길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봄, 가지를 꺾다 박성우 상처가 뿌리를 내린다 화단에 꺾꽂이를 한다 눈시울 적시는 아픔 이 악물고 견뎌내야 넉넉하게 세상 바라보는 수천개의 눈을 뜰 수 있다 봄이 나를 꺾꽂이 한다 그런 이유로 올봄엔 꽃을 피울 수 없다 하여도 내가 햇살을 간지러워하는 건 상처가 아물어가기 때문일까 막무가내로 꺾이는 상처, 없는 사람은 꽃눈을 가질 수 없다 상처가 꽃을 피운다 봄 나들이 정양(1942 – ) 전북 김제. 우석대 교수. 지긋지긋한 이 아파트 말고 어느 산기슭 어느 시냇가에 집 하나 짓고 예쁘게 사는 것이 아내는 소원이라 한다 말 못하는 짐승들도 기르고 오가는 새들 모이도 뿌려주면서 채소랑 곡식이랑 감 대추들 다 가꾸어 고맙고 다정하고 아까운 이들과 골고루 나누고 싶다고 한다 그런 소원쯤 언젠가 못 들어주랴 싶고 사실 나도 그렇게 살고 싶어서 그런 산기슭 그런 시냇가를 틈날 때마다 눈 여기며 나는 늙는다 먼 길 나다니는 차창마다 그런 산천을 먼발치로 탐내는 것이, 부끄럽지만 어느새 버릇이 되어 있다 친해지는 건지 철이 드는 건지 부끄럽기는 마찬가지다 햇빛 바르고 물길도 곱고 바람 맑은 곳 혼자서 점찍어보는 그런 그리운 데가 나다니다보면 참 많기도 하다 점찍어 보는 데가 너무 많은가 간이라도 빼주고 싶은 아내에게 간 빼낼 재주가 나에게는 영 없는가 간도 쓸개도 뱃속에 있기나 한가 모처럼 아내와 나선 봄나들이 나이 들수록 속절없이 산천은 곱다 꽃범벅으로 점찍어보는 그리움들이 먼발치로 자꾸 외면하면서 지나간다 봄날에선가 꿈속에선가 릴케 어느 봄날에선가 꿈 속에선가 나 언제였던가 너를 만난 것이 지금 이 가을날을 우리는 함께 걷고 있다 그리고 너는 내 손을 쥐고 흐느끼고 있다 흘러가는 구름 때문에 우는가? 핏빛처럼 붉은 나뭇잎 때문인가? 그렇지 않으리 언제였던가 한 번은 네가 행복했기 때문이리라 어느 봄날에선가 꿈 속에선 봄날에 글을 읽다가 정약용(1762-1836) 아침 해 맑은 눈을 녹이고 맑은 창엔 똑똑똑 물방울 소리 독서란 본래 즐거운 것 경세에 어찌 이름을 추구하리 요임금 순임금 때는 풍속이 질박했고 이윤과 부열은 몹시 근면했지 나도 늦게 태어난 것은 아니니 먼 훗날의 희망을 품어 보노라 봄날 아침 로렌스(1885-1930) 영국 아아, 열린 방문 저쪽 저기 있는 것은 아몬드나무 불꽃 같은 꽃을 달고 있다 이제 다투는 일은 그만두자 아아, 열린 방문 저쪽 저기 있는 것은 아몬드나무 불꽃 같은 꽃을 달고 있다 이제 다투는 일은 그만두자 이제는 정말 봄! ㅡ 보라 저 참새는 자기 혼자라 생각하면서 그 얼마나 꽃을 못살게 구는가 너와 나는 얼마나 둘이서 행복해지랴, 저걸 보렴 꽃송이를 두드리며 건방진 모습을 하고 있는 저 참새 하지만 너는 생각해 본 일이 있니? 이렇듯 괴로운 것이라고. 신경쓰지 말지니 이제는 끝난 일 봄이 온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여름처럼 행복해지고 여름처럼 우아해지는 것이다 우리는 죽었었다 죽이고 피살된 것이니 우리는 예전의 우리가 아니다 나는 새로운 느낌과 열의를 지니고 다시 한번 출발하려 마음 먹는다 살고 잊는다는 것 그리고 또한 새로운 기분을 가진다는 것은 사치다 꽃 속의 새가 보이는가? ㅡ 저것은 흔히 취하는 일 없는 큰 소동을 벌이고 있다 저 새는 이 푸른 하늘 전부가 둥지 속에서 자기가 품고 있는 작고 푸른 하나의 알보다 훨씬 작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행복해진다 너와 나와 그리고 나와 또 너와 이제 다툴 일이란 하나도 없다 적어도 우리들 사이에서는 보라 방문 밖의 세계는 얼마나 호화로운가 봄날 오후 김선우 늙은네들만 모여앉은 오후 세시의 탑골 공원 공중변소에 들어서다 클클 연지를 새악시처럼 바르고 있는 할마시 둘 조각난 거울에 얼굴을 서로 들이밀며 클클, 머리를 매만져주며 그 영감탱이 꼬리를 치잖여 ㅡ 징그러바서 높은 음표로 경쾌하게 날아가는 징,그,러, 바, 서, 거죽이 해진 분첩을 열어 코티분을 콕콕 찍어바른다 봄날 오후 세 시 탑골 공원이 꽃잎을 찍어놓은 젖유리차엥 어름어름 젊은 나도 백여시처럼 클클 웃는다 엉덩이를 까고 앉아 문 밖에서 도란거리는 소리 오래도록 듣는다 바람난 어여쁜, 엄마가 보고 싶다 봄눈 정호승 봄눈이 내리면 그대 결코 다른 사람에게 눈물을 보이지 말라 봄눈이 내리면 그대 결코 절벽 위를 무릎으로 걸어가지 말라 봄눈이 내리는 날 내 그대의 따뜻한 집이 되리니 그대 가슴의 무덤을 열고 봄눈으로 만든 눈사람이 되리니 우리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사랑과 용서였다고 올해도 봄눈으로 내리는 나의 사람아 봄바람 김억 하늘하늘 잎사귀와 춤을 춥니다 하늘하늘 꽃송이와 입맞춥니다 하늘하늘 어디론가 떠나갑니다 하늘하늘 떠서 도는 하늘 바람은 그대 잃은 이 내 몸의 넋들이외다 봄바람 김종해 개같이 헐떡이며 달려오는 봄 새들은 깜짝놀라 날아오르고 꽃들은 순전히 호기심 때문에 속치마 바람으로 반쯤 문을 열고 내다본다 그 가운데 숨은 여자 정숙한 여자 하얀 속살을 내보이는 목련꽃 한 송이 탓할 수 없는 것은 봄뿐이 아니다 봄밤의 뜨거운 피가 천지에 가득하다 손에 잡히는 대로 뜨뜻해지는 개 같은 봄날! 봄바람 맞는 노인 王伯(1277-1350) 고려 문신 어젯밤 산촌에 가랑비가 부슬부슬 대숲 밖 복사꽃이 환하게 피었네 봄빛에 취했나 백발의 저노인 꽃가지 꺾어 머리에 꽂고 봄바람 맞네 봄보다 따뜻한 문복주(1952-) 삼일 내내 눈 내리고 정형이 무너진 지리산 산골 눈길 따라 토끼 눈만 내놓고 여린 짐승으로 기어가며 낄낄거리는 아내 봄볕 문 태준 오늘은 탈이 없다 하늘에서 한 움큼 춤쳐내 꽃병에 넣어두고 그 곁서 잠든 바보에게도 밥 생각없이 종일 배부르다 나를 처음으로 쓰다듬는다 오늘은 사람도 하늘이 기르는 식물이다 봄볕에 굽다 고 영 봄볕 좋은 날 네 식구가 마당에 멍석을 깔아 앉아 숯불 화덕에 석쇠를 걸쳐놓고 꽃삼겹살을 굽습니다 봄볕에 익은 아이의 볼에 개나리꽃이 피었습니다 숯불 속에도, 꽃 삼겹살 위에도 개나리 노란 꽃잎이 기분좋게 피었습니다 고기 굽는 냄새에 몸이 달아오른 동네 개들은 울대가 꺾이도록 짖어대고 우리 안 돼지들은 새까맣게 속이 타들어 갑니다 집짐승들의 사소한 소란 속에 봄볕은 요란하지도 화려하지도 않게 내 집 마당에 평등하게 꽃을 피웠습니다 꽃 삼겹살 위에 봄볕이 자글거리지 않았더라면 아이들의 봄날은 얼마나 무료했을가요 살가운 봄볕에 구워진 자리마다 노란 개나리꽃이 꽃잎만 따먹어도 나는 배가 불렀습니다 봄빛 이경진(1968 – ) 나는 그곳에 두터운 겨울 외투를 입고 갔었다 무채색에서 연두색을 도발하고 있던 햇살이 어린 것들을 바닥에 품고 겨울을 흘러온 진주 남강의 허리를 낚아채고 있었다 자기 땅에서 유배된 자들*을 쓰다듬다가 나도 그처럼 담담하게 낡아갈 수 있을까 생각했었다 모차르트의 레퀴엠D단조가 햇빛에 변주되어 강물의 몸에 파문을 일으키는 것을 바라보고 있던 그날, 그대는 어느 골목에서 마른 울음을 삼키고 있을까 생각했었다 죽은 자를 위한 노래가 너무 아름다워 내 몸이 쪽빛 강물이고 싶던 오후 낯선 정거장에서 서성거리고 있었다 화사한 봄옷을 입고 촉석루 공원 간이 의자에 앉아 있던 늙은 부부와 그 위를 날아다니던 작은 새들이 아지랑이처럼 아른거렸다 몇 번 버스가 그냥 지나가고 눈이 시려 왔다 봄빛소견 김석규 새로 돋은 풀잎을 물고 새들이 날아오른다 봄이 오는 길목에 무량으로 내리는 햇살 첫아이 초등학교 입학 시키고 가는 걸음으로 온다 아까부터 마을 쪽에선 아지랑이 타는 냄새 자운영 꽃밭 속으로 송아지는 달아나고 퍼담을 수 없는 바람만 종일 불고 있다 봄 섬진강 박라연 백사장에는 촛불 켜놓고 물새들에게 쌀을 바친 마음들이 새하얗다 물새가 흘린 답례의 눈물 울음웅덩이 이루는 데 함께 살면서 각자 살아온 발자국들이 덩달아 울어버린다 받아들여지지 않는 마음 함께 아파한 적 많을 것 같은 봄 섬진강 저 반짝이는 물결들 속엔 어젯밤 내 심장을 떠난 거친 눈물들 맑게 씻겨져 끼여 있다는 것 굳은살처럼 박혀 있는 잘못된 인연 씻고 또 씻다 보면 안다 그 인연 수의 입히어 모래무덤 속에 묻어줘야 한다는 것 봄 섬진강의 제망매가 들으면 안다 심장이 터지도록 켜켜이 숨이 피는 꽃을 문신하며 사는 꽃 혈통이라는 것 자목련 백목련 청매화 홍매화 다투어 가의 무릎 베고 눕는 자태 보면 안다 봄 섬진강은 상처를 반짝이게 하는 文靑이라는 것 깊은 물의 연두 바람의 풋풋한 방황 나눠 마시는 것을 보면 안다 사람의 이슬을 알아봐주는 커다란 눈동자라는것 봄소식 천상병 입춘이 지나니 훨씬 춥구나! 겨울이 아니고 봄 같으니 달력을 아래 위로 쳐다보기만 한다 새로운 입김이여 그건 대지의 작난인가! 꽃들도 이윽고 만발하리라 아슴푸레히 반짝이는 태양이여 왜 그렇게도 외로운가 북극이 온지대가 될 게 아닌가 봄소풍 박성우 봄비가 그쳤구요 햇발이 발목 젖지 않게 살금살금 벚꽃길을 거니는 아침입니다 더러는 꽃잎 베어문 햇살이 나무늘보마냥 가지에 발가락을 감고 있구요 아슬아슬하게 허벅지 드러낸 버드나무가 푸릇푸릇한 생머리를 바람에 말리고 있습니다 손거울로 힐끗힐끗 버드나무 엉덩이를 훔쳐보는 저수지 나도 합세해 집적거리는데 얄미웠을까요 얄미웠겠지요 힘껏 돌팔매질하는 그녀 손끝을 따라 봄이 튑니다 힘껏 돌팔매질 하는 그녀 신나서 폴짝거릴 때마다 입가에서 배추흰나비떼 날아오릅니다 나는 나를 잠시 버리기로 합니다 봄, 싫다 이규리 백골 단청, 하얀 절 한 채 지금 막 무너지고 있다 그걸 받아 안는 한낮 무너져도 소리가 없다 저걸 누가 고요라 했겠다 언제 왔다 갔는지 만개한 벚나무 아래 신발 한 켤레 봄마다 땅 속으로 마약을 주사하는지 이맘때, 거품 물고 사지를 틀다 몸서리 잦아드는 마흔 노총각이 있지 깜빡 까무러진 대낮이 있지 백약이 무효한 청춘 덤불처럼 걷어내고 이내 어깨를 허문 잠 누가 고요라 했겠다 더 이상 속지 말자 해놓고 속는데 꽃 탓이라 하겠나 약 탓이라 하겠나 너무 가까워서 안 보이는 것도 있지 취하게 하는 건 향이 아니라 취하고 싶은 제 뜻일 텐데 그래, 나무가 언제 꽃 피웠나! 봄아, 오너라 이오덕(1925-2003) 청송 먼 남쪽하늘 눈 덮힌 산봉우리를 넘고 따스한 입김으로 내 이마에 불어오너라 양지쪽 돌담 앞에 소꿉놀이하던 사금파리 밑에서 새파란 것들아, 돋아나거라 발가벗은 도토리들 가랑잎 속에 묻힌 산기슭 가시덤불 밑에서 달래야, 새파란 달래야, 돋아나거라 종달새야, 하늘 높이 솟아올라라 잊었던 노래를 들려다오 아른아른 흐르는 여울 물가에서 버들피리를 불게 해다오 쑥을 캐게 해다오 개나리꽃 물고 가는 노랑 병아리 새로 받은 교과서의 아, 그 책 냄새 같은 봄아, 오너라 봄아 , 오너라 봄아침 양애경 새벽 잠자리에서 반쯤 깨어 양쪽 어깨에 번갈아 얼굴을 묻으며 누군가 안아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호 호 호 호이오 휘파람새가 노란색 장미 꽃잎을 수없이 감았다가 펼쳐 보여 주었다 봄아침 이해인 창틈으로 쏟아진 천상 햇살의 눈부신 색실 타래 하얀 손 위에 무지개로 흔들릴 때 눈물로 빚어 내는 영혼의 맑은 가락 바람에 헝클어진 빛의 울을 정성껏 빗질하는 당신의 손이 노을을 쓸어 내는 아침입니다 초라해도 봄이 오는 나의 안뜰에 당신을 모시면 기쁨 터뜨리는 매화 꽃망울 문신 같은 그리움을 이 가슴에 찍어 논 당신은 이상한 나라의 주인 지울 수 없는 슬픔도 당신 앞엔 축복입니다 봄에게1 김남조 아무도 안 데려오고 무엇 하나 들고 오지 않는 봄아 해마다 해마다 혼자서 빈 손으로만 다녀온 봄아 오십 년 살고나서 바라보니 맨손 맨발에 포스스한 맨머리결 정녕 그뿐인데도 참 어여쁘게 잘도 생겼구나 봄아 봄에 소박하게 질문하다 엄원태 몸 풀린 청량천 냇가 살가운 미풍 아래 수북해서 푸근한 연둣빛 미나릿단 위에 은실삼단 햇살다발 소복하니 얹혀 있고 방울방울 공기의 해맑은 기포들 바라보는 눈자위에서 자글자글 터진다 냇물에 발 담근 채 붓둑에 퍼질고 앉은 아낙네 셋 미나리를 냇물에 씻는 아낙네들의 분주한 손들 너희에게 묻고 싶다 다만 살아 기쁘지 않느냐고 산자락 비탈에 한 무더기 조릿대들 칼바람도 아주 잘 견뎠노라 자랑하듯 햇살에 반짝이며 글썽이는 잎 잎들 너희에게도 묻고 싶다 살아 기쁘지 않느냐고 폭설과 혹한, 칼바람 따윈 잊을 만하다고 꽃샘추위며 황사바람까지 견딜만 하다고 그래서 묻고 싶다, 살아 기쁘지 않느냐고 봄 연못 프로스트 이 연못들, 숲속에서도 언제나 흠 잡을데 없는 하늘을 비추고 곁에 있는 꽃처럼 추위에 떨기도 하고 곁에 있는 꽃처럼 이내 사라지기도 할게다 하지만 개울이나 강이 되어 사라지는 대신에 뿌리 타고 올라가 어두운 잎을 이루리 나무는 그 새싹 속에 숨기고 있으니 여름 숲이 되어 자연을 어둡게 하는 힘 나무여, 다시 생각해 다오, 어제 눈이 녹은 물 그 꽃 같은 물을 그 물 같은 꽃을 빨아들여 마시고 쓸어버리는 데에만 그 힘을 모두 써버릴건가 봄은 이대흠 조용한 오후다 무슨 큰일이 닥칠 것 같다 나무의 가지들 세상 곳곳을 향해 총구를 겨누고 있다 숨 쉬지 말라 그대 언 영혼을 향해 언제 방아쇠가 당겨질지 알 수 없다 마침내 그곳에서 탕, 탕, 탕, 탕 세상을 향해 쏘아대는 저 꽃들 피할 새도 없이 하늘과 땅에 꽃들 전쟁은 시작되었다 전쟁이다 —-> 등단 당시 오세영 시를 표절했다는 논란이 거셌음. 봄은 또 어이해서 찾아오는가 임보 지난 온 겨울을 진눈깨비로 절인 산과 들판에 봄은 또 어쩌자고 그 작은 해빙의 가는 물소리로 찾아오는 것인가? 지난 온 겨울을 북풍에 찢긴 빈 나뭇가지 마른 풀잎 위에 봄은 또 어쩌자고 그 여린 꽃눈으로 솟아오르는가? 지난 온 겨울을 호열자보다도 무서운 매서운 零下로 가득했던 골목 그리하여 주민들은 눈과 귀를 그들의 두터운 커튼 뒤에 숨기고 病棟처럼 죽어 있었던 빈 마을에 봄은 또 어쩌자고 그 푸른 유혹의 입김, 아지랑이로 그렇게 피어오르는가? 봄은 고양이로다 이장희(1900-1929)대구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에 고운 봄의 향기가 어리우도다 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의 눈에 미친 봄의 불길이 흐르도다 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 포근한 봄 졸음이 떠돌아라 날카롭게 쭉 뻗은 고양이의 수염에 푸른 봄의 생기가 뛰놀아라 금성 3호. 1924년 봄은 전쟁처럼 오세영 늦바람 무섭다더니 겨우내 적멸로 돌아가리라 일제히 한 잎마저 벗고 동안거에 들었던 나뭇가지들 입춘 지나 우수 지나 웅성 꿈틀거린다 저, 저, 어누새 툭 불거진 눈방울 두릿두릿한 산수유 좀 보게 살 오른 목련 봉오리 봉긋한 털가리개 좀 보게 진달래 영산홍 아뜩한 입술부터 샐쭉, 적멸보궁이 눈앞이라도 못 참겠네 못참아 여든 살 삭정이도 무릎을 일으켜 세우다 우지끈! 큰일났네 산너머 전쟁이 온다네 울긋불긋 아롱다롱 아무도 안죽고 무덤마저 살아나는 전쟁이 온다네 봄은 해마다 ㅡ 괴테 꽃밭은 어느 새 언덕이 되어 흔들리고 그 곳에서 작은 꽃송이들이 새하얗게 나폴거린다 사프란이 활짝 피어 작열해 있고 스마라그드 꽃순도 핏빛으로 돋아난다 앵초꽃은 의기양양하게 뽐내고 있고 약삭빠른 제비꽃은 애써 숨는다 언덕에 존재하는 만물이 꿈틀거리고 피어나니 완연히, 봄은 소생하며 활동하도다 정원에는 꽃들이 화창하게 피어나니 그것은 사랑하는 사람의 고운 마음이로다 그 곳에는 끊임없이 나를 향한 불타는 눈길에 노래가 흘러나오고 즐거운 말이 샘솟는다 언제나 열려 있는 꽃들의 마음은 진지한 가운데 정답고 익살스런 가운데 순수하다 장미와 백합이 피는 여름이 와도 봄의 꽃들은 지지 않으리라 봄을 기다리는 마음 신석정 우수도 경칩도 머언 날씨에 그렇게 차가운 계절인데도 봄은 우리 고운 핏줄을 타고 오기에 호흡은 가빠도 이토록 뜨거운가? 손에 손을 쥐고 볼에 볼을 문지르고 의지한 채 체온을 길이 간직하고픈 것은 꽃 피는 봄을 기다리는 탓이리라 산은 산대로 첩첩 쌓이고 물은 물대로 모여 가듯이 나무는 나무끼리 짐승은 짐승끼리 우리도 우리끼리 봄을 기다리며 살아가는 것이다 봄을 그대에게 릴케 갖가지의 기적을 일으키는 봄을 그대에게 보이리라 봄은 숲에서 사는 것 도시에는 오지 않네 쌀쌀한 도시에서 손을 잡고서 나란히 둘이서 걷는 사람만 언젠가 한 번은 봄을 볼 수 있으리 봄을 맞는 폐허에서 김해강 어제까지 나리든 봄비는 지리하던 밤과 같이 새벽바람에 고요히 깃을 걷는다 산기슭엔 아즈랑이 떠돌고 축축하게 젖은 땅우엔 샘이 돋건만 발자취 어지러운 옛 뒤안은 어이도 이리 쓸쓸하여 … 볕 엷은 양지 쪽에 쪼그리고 앉어 깨어진 새검파리로 성을 쌓고 노는 두셋의 어린아이 무너진 성터로 새어 가는 한 떨기 바람에 한숨지고 섯는 늙은이의 흰 수염은 날린다 이 폐허에도 봄은 또다시 찾아왔건만 불어 가는 바람에 뜻을 실어 보낼 것인가 오 ㅡ 두근거리는 나의 가슴이여! 솟는 눈물이여! 그러나 나는 새벽바람에 달음질치는 동무를 보았나니 철벽을 깨트리고 새 빛을 실어 오기까지 오 ㅡ 그 걸음이 튼튼하기만 비노라 이 가슴을 바쳐 ㅡ 봄의 금기사항 신달자 봄에는 사랑을 고백하지 마라 그저 마음 깊은 그 사람과 나란히 봄들을 바라보아라 멀리는 산벚꽃들 은근히 꿈꾸듯 졸음에서 깨어나고 들녘마다 풀꽃들 소근소근 속삭이며 피어나며 하늘 땅 햇살 바람이 서로서로 손잡고 도는 봄들에 두 발 내리면 어느 새 사랑은 고백하지 않아도 꽃 향에 녹여 사랑은 그의 가슴 속으로 스며들리라 사랑하면 봄보다 먼저 온 몸에 꽃을 피워내면서 서로 끌어안지 않고는 못 배기는 꽃술로 얽히리니 봄에는 사랑을 고백하지 마라 무겁게 말문을 닫고 영혼 깊어지는 그 사람과 나란히 서서 출렁이는 생명의 출항 파도치는 봄의 들판을 고요히 바라보기만 하라 문학사상 2003년 5월호 봄의 연못들 프로스트 숲 속에 있지만 거의 온 하늘을 깨끗이 담아주는 이 연못들은 연못가의 꽃들처럼 추워서 떨다가 그꽃들마냥 사라지리라 하지만 강이나 개울로 흐르지 않고 뿌리를 타고 올라 왕성한 잎을 피워내리라 자연을 짙게 물들이고 찬연한 여름 숲을 이를 힘을 그들의 숨겨진 봉우리에 감추고 있는 나무들 겨우 엊그제, 쌓인 눈에서 녹아내린 꽃같은 물과, 물과 같은 꽃들을 지우고 마시고 쓸어가 버릴 그 힘을 다 사용하기 전에 침착히 그 의미를 생각하여라 봄의 줄탁 도종환 모과나무 꽃순이 나무껍질을 열고 나오려고 속에서 입술을 움찔움찔 거리는 걸 바라보다 봄이 따뜻한 부리로 톡톡 쪼며 지나간다 봄의 줄탁 금이 간 봉오리마다 좁쌀알 만한 몸을 내미는 꽃ㄷㄹ 앵두나무 자두나무 산벚나무꽃들 몸을 비틀며 알에서 깨어나오는 걸 바라본다 내일은 부활절 시골 교회 낡은 자주색 지붕 위에서 세워진 십자가에 저녁 햇살이 몸을 풀고 앉아 하루 종일 자기가 일한 것을 내려다보고 있다 애지.2006년 봄호. 봄의 진동 고재종 조팝나무에 피죽새 운다 하여 그 소리 듣고자 뒷산에 갔더니만 아무리 귀 쫑긋대고 눈 씻어보아도 하늘은 정정하고 연둣빛만 차오를 뿐인데 대마침 저기 숲수평에서 꿩 꿔엉…적막을 깨는 장끼 소리에 순간 조팝꽃 새하얀 그 긴 꽃자루들이 바르르 떨리며 은잎 꽃잎 빗살 속에 마구 뿌리던 것이라니 봄의 幻 남진우 봄이 오고 있다 몸속의 얼음이 녹아 조금씩 밖으로 스며 나오고 있다 나는 먼 나라에 있는 친구에게 편지를 부치고 혼잡한 거리를 걷는다 한걸음 걸을 때마다 몸 속의 추가 미묘하게 흔들리고 저울이 기울어진다 땅엔 구름을 끌어당기는 자석이 있어 빗방울을 내리게 하는 걸까 새 한 마리 날아가는 모습에도 나는 텅 빈다 대기 속을 떠도는 햇살의 씨앗에 얼굴을 부비며 나를 끌어당기는 천상의 자석을 떠올린다 길가의 상점 유리창마다 하나씩 나를 남겨두고 나는 걷는다 잔잔한 바람에도 몸 전체로 번겨가는 잎파랑 눈을 감고 한 세기가 저물기를 기다리지만 내 몸은 어느덧 투명한 물이 되어 흐르고 자전거를 탄 아이가 길게 경적을 울리며 지나간다 봄이 와서 머무는 자리 몸속의 저울이 간신히 평형을 회복한다 봄이 그냥 지나요 김용택 올 봄에도 당신 마음 여기 와있어 여기 이렇게 내 다니는 길가에 꽃들 피어나니 내 마음도 지금쯤 당신 발길 닿고 눈길 가는데 꽃 피어날 거에요 생각해보면 마음이 서로 곁에 가 있으니 서로 외롭지 않을 것 같아도 우린 서로 꽃 보면 쓸쓸하고 달 보면 외롭고 저 산 저 새 외롭고 밤새워 뒤척여져요 마음이 가게 되면 몸이 가게 되고 마음이 안 가더래도 몸이 가게 되면 마음도 따라가는데 마음만 서로에게 가서 꽃 피어나 그대인 듯 꽃 본다지만 나오는 한숨은 어쩔 수 없어요 당신도 꽃산 하나 갖고 있고 나도 꽃산 하나 갖고 있지만 그 꽃산 철조망을 두른 채 꽃 피었다가 꽃잎만 떨어져 짓밟히며 이 봄이 그냥 지나고 있어요 봄이되면 김용택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는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산들은 외롭고 마주 보는 산은 흰 이마가 서럽다 아픈 데서 피지 않은 꽃이 어디 있으랴 슬픔은 손 끝에 닿지만 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피어난다 저문 산 아래 쓸쓸히 서 있는 사람아 뒤로 오는 여인이 더 다정하듯이 그리운 것들은 다 산 뒤에 있다 사람들은 왜 모를까 봄이 되면 손에 닿지 않는 것들이 꽃이 된다는 것을 봄이 오는 길목에서 박영희 그냥 가도 좋으련만 회색빛 겨울 하늘은 기어이 어머니 머리에 내려앉아 흰머리 한올 심어놓고 가고 지리한 겨울 대지보다 먼저 당신의 품으로 씨앗들 품은 채 밭은 기침 몇번으로 지난 가을을 용서해버린 아버지는 파란 하늘에 파종을 하고 삼월이라 햇살도 고와 낮에 뿌린 씨앗들 밤이면 별로 돋아나 대지는 아침을 열고 하늘은 탄식을 걷어내고 봄처녀 이은상(1903 -1982) 경남 마산 봄처녀 제 오시네 새풀 옷을 입으셨네 하얀 구름 너울 쓰고 진주 이슬 신으셨네 꽃다발 가슴에 안고 뉘를 찾아 오시는고 님찾아 가는 길에 내 집 앞을 지나시나 이상도 하오리다 행여 내게 오심인가 미안코 어리석은 양 나가 물어볼꺼나 봄 한낮 박규리 치자향 흐드러진 계단 아래 반달이랑 앉아 하염없이 마을만 내려다본다 몇 달 후면 철거될 십여호 외정마을 오늘은 홀로 사는 누구의 칠순잔친가 이장집 스피커로 들려오는 홍탁에 술 넘어가는 소리 소리는 계곡을 따라 산으로 오르지만 보지 않아도 보이고 듣지 않아도 들리는 그리운 것들은 다 산 아래 있어서 마음은 아래로만 흐른다 도대체 누구 가슴에 스며들려고 저 바람은 속절없이 산을 타고 오르느냐 마을 개 짖는 소리에 반달이는 몸을 꼬며 안달을 하는데 나는 어느 착한 사람을 떠나 흐르고 흐르다가 제비집 같은 산중턱에 홀로 맺혀 있는가 곡진한 유행가 가락에 귀 쫑긋 세운 채 반달이보다 내가 더 길게 목을 뽑아 늘인다 봄 햇살 속으로 이해인 긴 겨울이 끝나고 안으로 지쳐 있던 나 봄 햇살 속으로 깊이 깊이 걸어간다 내 마음에도 싹을 틔우고 다시 웃음을 찾으려고 나도 한 그루 나무가 되어 눈을 감고 들어가고 또 들어간 끝자리에는 지금껏 보았지만 비로소 처음본 푸른 하늘이 집 한채로 열려있다 봄, 희망 김영승 일곱달 째 신문대가 밀려 신문도 끊겼다 저녁이면 친구인 양 받아보던 신문도 이제 오지 않는다 며칠 있으면 수도도 전기도 끊길 것이다 며칠 있으면 이 생명도 이 몸에서 흘리던 핏줄기도 끊길 것이다 은행의 독촉장과 법원의 최고장 최후통첩장 수많은 통고장들이 수북히 쌓여 있다 아내가 보낸 절교장도 그 위에 놓여있다 진달래가 피었노라고 아내에게 쓰던 편지 위에 핏방울이 떨어진다 가장 빛나는 것을 나는 한 장 집어 들었다 불취 불귀 허수경(1964 – ) 진주 어느 해 봄 그늘 술자리였던가 그때 햇살이 쏟아졌던가 와르르 무너지며 햇살 아래 헝클어져 있었던가 아닌가 다만 마음을 놓아 보낸 기억은 없다 마음들끼리는 서로 마주 보았던가 아니었는가 팔 없이 안을 수 있는 것이 있어 너를 안았던가 너는 경계없는 봄 그늘이었는가 마음은 길을 잃고 저 혼자 몽생취사하길 바랐으나 가는 것이 문제였던가 그래서 갔던 길마저 헝클어뜨리며 왔는가 마음이 나 마음을 보내지 않았다 더는 취하지 않아 갈 수도 올 수도 없는 길이 날 묶어 더 이상 안녕하기를 원하지도 않았으나 더 이상 안녕하지도 않았다 봄 그늘 아래 얼굴을 묻고 나 울었던가 울기를 그만두고 다시 걸었던가 나 마음을 놓아 보낸 기억만 없다 산 너머 남촌에는 김동환 1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오네 꽃 피는 4월이면 진달래 향기 밀 익는 5월이면 보리 내음새 어느 것 한 가진들 실어 안 오리 남촌서 남풍 불 제 나는 좋대나 2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저 하늘 저 빛깔이 저리 고울까 금잔디 너른 벌엔 호랑나비 떼 버들밭 실개천엔 종달새 노래 어느 것 한 가진들 들려 안 오리 남촌서 남풍 불 제 나는 좋대나 3 산 너머 남촌에는 배나무 있고 배나무꽃 아래엔 누가 섰다기 그리운 생각에 재에 오르니 구름에 가리어 아니 보이네 끊었다 이어 오는 가는 노래는 바람을 타고서 고이 들리네 조선문단 18호. 산도화 박목월 산은 구강산 보랏빛 석산 산도화 두어 송이 송이 버는데 봄눈 녹아 흐르는 옥 같은 물에 사슴은 암사슴 발을 씻는다 산방山房의 밤 왕발(650-676) 당나라 거문고 안고 방문을 열어놓고 술잔을 잡고 情人을 대한다 숲 속의 못가, 달밤의 꽃 아래 또 다른 하나의 봄나라 술받으러 가는 봄 이화은 물병아리 한 마리가 딱 반 되짜리 주전자 뚜껑만한 고것이 겁 없이 봄강을 끌고 가네 꼬리 물살이 풍경화 속 원근법 같기도 하고 후라쉬 비추고 가는 외로운 밤길 같기도 한데 고 뚜껑이 잠시 물 속으로 잠수라도 해버리면 강은 덩치 큰 아이처럼 철없이 길을 쏟아버리고 마는데 반 되가 턱없이 말술이 되기도 한다는 걸 오래된 풍경화 속 원, 근, 어디쯤에 후라쉬 불빛 가까이 들이대고 보면 거기 쭈그러진 아버지 반 되짜리 주전자 꽥꽥 혼자서 울고 있다네 술 받으러 가는 아이처럼 물병아리 달그락달그락 추억 쪽으로 너무 멀리 가지 말거라 봄은 겉 늙어버린 덩치만 큰 아이 같으니 아득한 봄날 정진규 모내기 전 무논 가득 슬어놓은 개구리 알 도룡뇽 알들 동그랗게 다닥다닥 붙어 있는 마알간 유리창 그 안에 새까아만 외눈동자 하나씩 눈 뜨고 있다 바깥을 내다보고 있다 한창이던 찔레꽃 하얗게 눈발 날리고 아득하다 달래 간장에 밥 비벼먹고 나온 심심한 동네 아이들 개구리 알 도롱뇽 알 쪼그려 들여다보다가 외눈박이다 도깨비 새끼다아 논두렁길 줄지어 내달리는 한낮 아름다운 봄이 찾아와 하이네 아름다운 봄이 찾아와 온갖 꽃망울들이 피어날 때에 내 가슴 속에도 사랑이 움텄네 아름다운 봄이 찾아와 온갖 새들이 지저귈 때에 그리운 그대에게 불타는 사랑을 고백했지 아무도 없는 봄 이승훈 밖에 나가 음메 하고 돌아오고 방에 있다 다시 나가 하늘 보고 음메 하고 돌아오네 아무도 없는 봄 대문앞에서 지나가는 닭을 보고 음메 하고 돌아오지 책 읽다 말고 가슴이 막히면 또 뛰어나가 음메 하고 돌아오는 봄 머리 아프면 번개처럼 뛰어나가 골목 보고 음메 하고 지나가는 개를 보고 음메 하면 개가 웃지 웃어라 나를 먹어라 이 뼈다귀를 먹고 진창을 먹고 귀신을 먹어라 다시 돌아와 방에 앉지만 사는게 지옥이든 천국이든 밥 먹다 말고 다시 나가 음메 하고 돌아오는 봄 어느 봄날 나희덕 청소부 김씨 길을 쓸다가 간밤 떨어져 내린 꽃잎 쓸다가 우두커니 서 있다 빗자루 세워 두고, 빗자루처럼 제 몸에 화르르 꽃물 드는 줄도 모르고 불타는 영산홍에 취해서 취해서 그가 쓸어 낼 수 있는 건 바람보다도 적다 연분홍 김억 봄바람 하늘하늘 넘노는 길에 연분홍 살구꽃이 눈을 틉니다 연분홍 송이송이 못내 반가와 나비는 너훌너훌 춤을 춥니다 봄바람 하늘하늘 넘노는 길에 연분홍 살구꽃이 나부낍니다 연분홍 송이 송이 바람에 지니 나비는 울며울며 돌아섭니다 애모 김소월 왜 아니 오시나요 영창에는 달빛, 매화꽃이 그림자는 산란히 휘젓는데 아이, 눈 꽉 감고 요대로 잠을 들자 저 멀리 들리는 것! 봄철의 밀물 소리 물나라의 영롱한 구중궁궐, 궁궐의 오요한 곳 잠 못 드는 용녀의 춤과 노래, 봄철의 밀물 소리 어두운 가슴 속의 구석구석 …. 환연한 거울 속에, 봄구름 잠긴 곳에 소슬비 나리며, 달무리 둘녀라 이대도록 왜 아니 오시나요, 왜 아니 오시나요 오는 봄 김소월 봄날이 오리라고 생각하면서 쓸쓸한 긴 겨울을 지나 보내라 오늘 보니 백양의 뻗은 가지에 전에 없이 흰 새가 앉아 울어라 그러나 눈이 깔린 두덩 밑에는 그늘이냐 안개냐 아지랑이냐 마을들은 곳곳이 움직임 없이 저편 하늘 아래서 평화롭건만 새들게 지껄이는 까치의 무리 바다를 바라보며 우는 까마귀 어디로서 오는지 종경소리는 젊은 아기 나가는 조곡일러라 보라 때에 길손도 머뭇거리며 지향없이 갈 발이 곳을 몰라라 사무치는 눈물은 끝이 없어도 하늘을 쳐다보는 삶의 기쁨 저마다 외로움이 깊은 근심이 오도 가도 못하는 망상거림에 오늘은 사람마다 님을 여의고 곳을 잡지 못하는 설움일러라 오기를 기다리는 봄의 소리는 때로 여읜 손끝을 울릴지라도 수풀 밑에 서러운 머리결들은 걸음걸음 괴로이 발에 감겨라 올봄 김용택 올 봄엔 때없이 바람이 불곤 하였습니다 저물녘에 잠들었던 바람이 한밤중에 깨어나 잠긴 문을 아무데나 흔들어대곤 했습니다 아무도 문 열지 않았습니다 나도 이불 속에서 생각을 생각하며 생각이 자리잡히지 않아 돌아눕곤 했습니다 잠들어 누운 대로 눈 뜨면 새벽별 하나가 금 간 벽 틈으로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곤 했습니다 울 엄마 봄 정완영 바빠진 우리 엄마 맨발 벗고 나선 엄마 지독한 두엄 냄새 떡 주물듯 주물면서 구덩이 호박씨 심고, 새 소리도 심는대요 어째서 울 엄마는 귀도 그리 밝은 걸까? 흙 냄새 간질간질, 빗소리도 간질간질 상추씨 촉 트는 소리도 간질간질 들린대요 이따금 봄이 찾아와 나희덕 내 말이 네게로 흐르지 못한 지 오래 되었다 말을 입에서 나오는 순간 공중에서 얼어붙는다 허공에 닿자 굳어버리는 거미줄처럼 침묵의 소문만이 무성할 뿐 말의 얼음조각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이따금 봄이 찾아와 새로 햇빛을 받는 말들이 따뜻한 물 속에 녹기 시작한 말들이 들려오기 시작한다 아지랑이처럼 물 오른 말이 다른 말을 부르고 있다 부디 이 소란스러움을 용서하시라 이래도 안오시겠어요 박남준 아른아른 아지랭이가 먼 산들에 피어오르는 이 봄날 겨우내 묵은 기지개를 켜며 일어나는 들녘에 가보아요 양지쪽마다 새순 곱게 피어올리는 냉이며 달래 씀바귀 이른 봄 톨스토이 이른 봄 풀은 겨우 고개를 내밀고 시냇물과 햇빛은 약하게 흐르고 숲의 초록색은 투명하다 아직 목동의 피리 소리는 아침마다 울려 퍼지지 않고 숲의 작은 고사리도 아직은 잎을 돌돌 말고 있다 이른 봄 자작나무 아래서 미소를 머금은 채 눈을 내리깔고 내 앞에 너는 서 있었다 내 사랑에게 보내는 응답으로 살며시 눈을 내리깔았던 너 생명이여! 숲이여! 햇빛이여! 오오, 청춘이여! 꿈이여! 이른 봄 헤세 바람이 밤마다 포효한다 그 축축한 날개가 무겁게 퍼덕인다 도요새들이 공중에서 비틀거린다 이제 아무 것도 더 잠자지 못한다 이제 온 땅이 깨었다 봄이 부르고 있다 가만, 가만히 있어라 내 마음아! 피 속에서도 비좁고 무겁게 격정이 솟구쳐 너를 옛길로 해서 인도하더라도 ㅡ 젊음 쪽으로는 이제 네 길이 가지 않는다 이른 봄 호프만 시탈 봄바람이 달려 간다 잎사귀 없는 가로수 사이를 이상한 힘을 가진 봄바람이 달려 간다 흐느껴 우는 소리 나는 곳에서 봄바람은 몸을 흔들었고 사랑에 가슴 아파 하는 아가씨의 흩어진 머리칼에서 봄바람은 흔들었다 아카시아 나무를 흔들어 아카시아꽃을 떨어뜨리고 숨결 뜨겁게 내몰아 쉬고 있는 두 연인을 싸느다랗게 했다 소리내어 웃고 있는 아가씨의 입술을 웃고 있는 아가씨의 입술을 살짝 어루만졌고 부드러운 봄날에 눈을 뜬 들판을 여기저기 찾아다닌 것이다 목동이 부는 피리 속을 빠져 나와 흐느껴 우는 소리와도 같이 새벽놀 붉게 물든 곳을 훨훨 날아 지나온 것이다 연인들이 속삭이고 있는 방을 빠져 나와 봄바람은 말없이 날았다 그리고 희미한 낚시 불빛을 허리를 굽히면서 끄고 온 것이다 봄바람이 달려 간다 잎사귀 없는 가로수 사이를 이상한 힘을 가진 봄바람이 달려간다 벌거숭이 나무와 나무 사이를 미끌어지듯 지나가면서 봄바람의 입김은 창백한 그림자를 뒤따른다 지난 밤부터 불고 있는 이른 봄날의 오솔바람은 향긋한 냄새를 지니고 이 마을에 찾아왔다 이른 봄 아침 정지용 귀에 설은 새소리가 새여 들어와 참한 은시게로 자근자근 얻어맞은듯 마음이 이일 저일 보살필 일로 갈러저 수은방울처럼 동글동글 나동그라저 춥기는 하고 진정 일어나기 싫어라 쥐나 한마리 훔켜 잡을 듯이 미다지를 살포-시 열고 보노니 사루마다 바람 으론 오호! 치워라 마른 새삼넝쿨 새이 새이로 빠알간 산새새끼가 물레ㅅ북 드나들듯 새새끼 와도 언어수작을 능히 할가 싶어라 날카롭고도 보드라운 마음씨가 파다거리여 새새끼와 내가 하는 에스페란토는 회파람이라 새새씨야, 한종일 날어가지 말고 울어나 다오 오늘 아침에는 나이 어린 코끼리처럼 외로워라 산봉오리 ㅡ 저쪽으로 몰린 푸로우ㅇ피일 ㅡ 페랑이꽃 빛으로 볼그레 하다 씩 씩 뽑아 올라간, 밋밋하게 깎어 세운 대리석 기둥 인듯 간ㅅ뎅이 같은 해가 익을거리는 아침 하늘을 일심으로 떠바치고 섰다 봄ㅅ바람이 허리띄처럼 휘이 감돌아서서 사알랑 사알랑 날러 오노니 새새끼도 포르르 포르르 불려 왔구나 <新民>22호.1927년 2월 이번 봄 정진규 요즈음엔 자주 절대예감 같은 게 찾아온다 이번 봄 해인사 가서 또 그걸 보았다 장경각 가파른 계단 올라 들여다보다가 나무 창살 사이로 드나드는 꽃바람결 한참을 만지다가 장경각 바닥에 떨어져 조금씩 배밀이 하는 봄 햇살 살 오른 햇살도 한참을 만나다가 아무래도 해독되지 않는 경판들 쌓인 높이만 아득하게 더듬다가 저녁 예불 시간까지 기다리면 기필코 황홀 하나 만지게 되리라는 그게 왔다 보았다! 법고였다 마음 心자로 한참을 휘몰아가던 북채가 마지막 마음 心자로 북 바닥을 드윽 긁고 지나갔다 몇 번을 그랬다 열렸다 터졌다 법을 끝낸 손, 어혈의 손에서 피가 듣고 있었다 나도 직방 돌아서 내 법고가 되어 있는 팽팽한 여자를 마음 心자 하나로 드윽 긁었다 열렸다 터졌다 경판 한 장을 새기었다 이번 봄 이 봄의 노래 정희성 무엇이 이 산에 꽃을 피우나 봄이 오면 해마다 진달래 피어 이 마음 울연히 붉어오겠네 가야지 어찌 아니 돌아가리 그리운 보리밭 푸른 하늘아 정답던 친구 어디 가고 이 봄만 남아 푸르러지나 만나면 부둥켜 울고 싶어서 4월은 꽃보다 더욱 붉어라 이제는 봄이구나 이해인 강에서는 조용히 얼음이 풀리고 나무는 조금씩 새순을 틔우고 새들은 밝은 웃음으로 나를 불러내고 이제는 봄이구나 친구야 바람이 정답게 꽃이름을 부르듯이 해마다 봄이면 제일 먼저 불러보는 너의 고운 이름 너를 만날 연둣빛 들판을 꿈꾸며 햇살 한 줌 떠서 그리움, 설레임, 기다림… 향기로운 기쁨의 말을 적는데 꽃샘바람 달려와서 네게 부칠 편지를 먼저 읽고 가는구나, 친구야 일용직 정씨의 봄 이명윤 벚꽃 가득한 풍경을 파일에 담는다 휴대폰을 여는 순간 (봄이다) 부르튼 입술이 봄을 한입 베어 물면 당신 잠시나마 봄이 되지 않을까 한가하게 봄 타령이라니요 어쩌면 쓴웃음 짓겠지만 언제 또 다른 일 찾아야 할지 모를 불안이 습관적으로 피고 지는 저녁 밥이 되지 못하는 봄이란 사치스런 감성으로 피고 지는 거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길 가 벚나무의 수많은 입이 터뜨리는 환한 웃음에 저게 다 출그도장이면 저게 다 밥이면 좋겠네 당신 잠깐의 미소로 행복할 수 있다면 봄이 그저 당신의 얼굴을 스쳐가는 가벼운 은유로 머물지라도 늦은 밤 찬밥을 얹은 숟가락에 꽃잎 한 장 올려주고 싶네 (계약기간을 연장합니다) 기다리던 통보가 오지 않는 당신의 저녁 계약하지 않아도 매년 찾아오는 봄 당신이 잃어버린 봄날의 한 컷을 돌려드리고 싶네 일획 장석주 초봄에 매화 꽃눈 돋다, 어제와 다른 하늘 밑 내닫는 호랑이다, 호랑이 눈동자다, 저 꽃들! 아버지 가고 맞은 늦봄 천지에 모란꽃 붉다 벚 꽃잎 분분하게 무너진다, 저 끊긴 인연들 자다 깨다 설친 밤 개구리 떼 서책 읽는 소리 물 빠진 개펄에 혼자 서 있는 민댕기물떼새 오동은 곧고 소나무 굽었다, 무릇 금생이다 풍란이 허공에 붓을 친다, 획이 굽은 듯 곧다 하마 당신 올까, 무서리에도 꿋꿋한 까치밥 아, 살아 움직인다, 명월 아래 기러기 떼 서체 매화 국화 다 진 뒤 초겨울 앵두나무에 박새 가는 길에 꽃 없어 섭섭할까 가지마다 설화! 장터의 봄 김수우 도살장에 팔려갈 늙은 소의 코끝에 붙은 살구꽃잎 한 장 소와 ?잎이 들여다보는 길끝, 광주리 하나 걸어온다 살 수 있을 것 같다 자전거 시장꾸러미에 높다랗게 얹혀 실려가는 붓꽃 몇 송이 나를 본다, 모든 꽃은 오랜 약속에 붙이는 느낌표이다 얼마든지 살 수 있을 것 같다 적선 길상호(1973 – ) 충남 논산 마음이 가난한 나는 빗방울에도 텅텅텅 속을 들키고 마는 나는 뭐라도 하나 얻어 보려고 계절이 자주 오가는 길목에 앉아 기워 만든 넝마를 뒤집어쓰고 앉아 부끄러운 손 벌리고 있던 것인데 깜빡 잠이 든 사이 아무 기척도 없이 다가와 너는 깡통 가득 동그란 꽃잎을 던져 넣고 갔더라 보지도 못한 얼굴이 자꾸 떠올라 심장이 탕탕탕 망치질하는 봄 깡통처럼 찌그러든 얼굴을 펼 수 없는 봄 <문학사상 5월호> 첫치마 김소월 봄은 가나니 저문 날에, 꽃은 지나니 저문 봄에, 속없이 우나니, 지는 꽃을 속없이 느끼나니 가는 봄을 꽃지고 잎진 가지를 잡고 미친 듯 우나니, 집 난 이는 해 다 지고 저문 봄에 허리에도 감은 첫 치마를 눈물로 함빡이 쥐어짜며 속없이 우노나 지는 꽃을, 속없이 느끼노나, 가는 봄을 초록 기쁨-봄 숲에서 정현종 해는 출렁이는 빛으로 내려오며 제 빛에 겨워 흘러넘친다 모든 초록, 모든 꽃들의 왕관이 되어 자기의 왕관인 초록과 꽃들에게 웃는다. 비유의 아바지답게 초록의 샘답게 하늘의 푸른 넓이를 다해 웃는다 하늘 전체가 그냥 기쁨이며 신전이다 해여, 푸른 하늘이여, 그 빛에, 그 공기에 취해 찰랑대는 자기의 즙에 겨운, 공중에 뜬 물인 나뭇가지들의 초록 기쁨이여 흙은 그리고 깊은 데서 큰 향기로운 눈동자를 굴리며 넌즈시 주고 받으며 싱글거린다 오 이향기 싱글거리는 흙의 향기 내 코에 댄 깔때기와도 같은 하늘의, 향기 나무들의 향기! 초봄 송길자 겨우내 헝클어진 산수유 울타리에 신행 온 햇살들이 입김들을 나누는 날 북성산 냉이 돌나물 봄을 살짝 엿본다 개나리 진달래꽃 신접 난 담장 아래 보라빛 목련 가지에 맑은 바람 걸어주고 작약순 흙을 비집고 빨간 촉수 내민다 초봄 정완영 내가 입김을 불어 유리창을 닦아내면 새 한마리 날아가며 하늘을 닦아낸다 내일은 목련꽃 찾아와 구름 빛도 닦으리 초봄이 오다 하종오 산수유 한 그루 캐어 집에 옮기려고 산에 가만가만 숨어들었다 나무는 뿌리를 밑으로 밑으로 내려놓았겠지 자그마한 산수유 찾아 삽날을 깊숙이 꽂았다 이제 한 삽 뜨면 산에게서 내게로 올 게다 겨울 내내 집 안은 텅 비고 날 찾아오는 이 없었어 이제 마당귀에 산수유 심어놓고 그 옆에서 꽃 피길 기다리면 이 산이라도 날 찾아오겠지 삽자루에 힘을 주어도 떠지지 않아서 뿌리 언저리 손으로 파헤쳐보았다 산수유는 뿌리를 옆으로 옆으로 벌려놓고 있었다 나는 삽날 눕혀 뿌리 밑을 돌아가며 둥그렇게 뜬 뒤 밑동 잡고 들어올렸다 한 그루 작은 산수유 실뿌리 뚜두두둑 뚜두두둑 끊기자 산에 있던 모든 산수유들 아픈지 파다닥파다닥 노란 꽃망울들 터뜨렸다 춘니春泥 김종길 여자대학은 크림빛 건물이었다 구두창에 붙은 진흙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알맞게 숨이 차는 언덕길 끝은 파릇한 보리밭 …. 어디선가 연식정구의 흰 공 퉁기는 소리가 나고 있었다 뻐꾸기가 울기엔 아직 철이 일렀지만 언덕 위에선, 신입생들이 노고지리처럼 재잘거리고 있었다 춘래불사춘 양채영(1935 – ) 문경 배반한 놈들의 이름과 낯짝 그 말소리와 웃음을 생각하고 있는 동안 창 밖에선 봄눈이 친다 오락가락 재수없는 잎눈은 얼겠지 배반은 쉽다 배반은 차갑다 꽃샘바람에 실려 내리는 눈발은 얼까 녹을까 망설이며 어지러이 어지러이 이 창 밖에 분분하다 1966<시문학>등단 춘설 정지용 문 열자 선뜻! 먼 산이 이마에 차라 우수절 들어 바로 호하로 아츰, 새삼스레 눈이 덮인 뫼뿌리와 서늘옵고 빛난 이마받이 하다 어름 금가고 바람 새로 따르거니 흰 옷고름 절로 향귀롭어라 옹숭거리고 살어난 양이 아아 꿈 같기에 설어라 미나리 파릇한 새순 돋고 옴짓 아니귀던 고기입이 오믈 거리는 꽃 피기전 철아닌 눈에 핫옷 벗고 도로 칩고 싶어라 春信 유치환 꽃등인 양 창 앞에 한 그루 피어 오른 살구꽃 연분홍 그늘 가지 새로 작은 멧새 하나 찾아와 무심히 놀다 가나니 적막한 겨우내 들녘 끝 어디메서 작은 깃을 얽고 다리 오그리고 지내다가 이 보오얀 봄길을 찾아 문안하여 나왔느뇨 앉았다 떠난 아름다운 그 자리에 여운 남아 뉘도 모를 한 때를 아쉽게도 한들거리나니 꽃가지 그늘에서 그늘로 이어진 끝없이 작은 길이여 춘일 오탁번 풀귀얄로 풀물 바른 듯 안개 낀 봄산 오요요 부르면 깡종깡종 뛰는 쌀강아지 산마루 안개를 홑이불 시치듯 호는 왕겨빛 햇귀 시안. 2005년 봄호 하얀 봄 오남구(계간 시향 주간) 이른 아침 티 없이 하얀 봄 속으로 내가 모자를 쓰고 구두를 신고 집에서 뚜벅뚜벅 걸어 나간다 글을 쓰다가 책상 위에 놓고 나간 봄의 A4하얀 종이 위엔 내 작은 키의 그림자가 흔들린다 어제 밤에 늦게까지 시를 말하며 마신 커피 그 붉은 눈을 뜨고 있는 카페인이 잠을 설쳐 놓아서 몽롱한 배경이 깔려 있다 엎지른 물도 얼룩을 남기고 있다 내가 승차장에서 전철을 기다리고 있는 하얀 봄 교향악이 울려 퍼지자 반짝하고 파랗게 보리밭이 떠오른다 해마다 봄이 되면 조병화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 시절 그분의 말씀 항상 봄처럼 부지런해라 땅 속에서, 땅 위에서 공중에서 생명을 만드는 쉼 없는 작업 지금 내가 어린 벗에게 다시 하는 말이 항상 봄처럼 부지런해라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 시절 그분의 말씀 항상 봄처럼 꿈을 지녀라 보이는 곳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생명을 생명답게 키우는 꿈 봄은 피어나는 가슴 지금 내가 어린 벗에게 다시 하는 말이 항상 봄처럼 꿈을 지녀라 오, 해마다 봄이 되면 어린 시절 그분의 말씀 항상 봄처럼 새로워라 나뭇가지에서, 물 위에서, 둑에서 솟는 대지의 눈 지금 내가 어린 벗에게 다시 하는 말이 항상 봄처럼 새로워라 햇빛이 말을 걸다 권대웅 길을 걷는데 햇빛이 이마를 툭 건드린다 봄이야 그 말을 하나 하려고 수백 광년을 달려온 빛 하나가 내 이마를 건드리며 떨어진 것이다 나무 한 잎 피우려고 잠든 꽃잎의 눈꺼풀 깨우려고 지상에 내려오는 햇빛들 나에게 사명을 다하며 떨어진 햇빛을 보다가 문득 나는 이 세상의 모든 햇빛이 이야기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강물에게 나뭇잎에게 세상의 모든 플랑크톤들에게 말을 걸며 내려온다는 것을 알았다 반짝이며 날아가는 물방울들 초록으로 빨강으로 답하는 풀잎들 꽃들 눈부심으로 가득 차 서로 통하고 있었다 봄이야 라고 말하며 떨어지는 햇빛에 귀를 기울여본다 그의 소리를 듣고 푸른 귀 하나가 땅 속에서 솟아오르고 있었다 피파의 찬가 로버트 브라우닝(1812 -1889) 계절은 이른 봄 시간은 아침 아침 중에도 일곱 시 저 뒷동산 구름에 이슬구슬 맺혔다 노고지리 퍼덕이고 달팽이 가시 위에 앉아 있다 하나님은 하늘에 계시니 이 세상이 평화롭도다 하늘 펄펄 꽃사태 박두진 어떻게 당신은 내게 믿음을 주셨을까 당신을 믿을 수 있는 믿음을 주셨을까 그때 내 영혼 홀로 방황하고 칠흑 벌판 끝도 없는 무인 광야 사막 소낙비 천둥 번개 우릉대고 깨지고 우박 폭풍 폭설 펑펑 퍼붓다가도 갑자기 햇덩어리 폭양 펄펄 용광으로 끓어 동남서북 어딜 가나 절망뿐인 천지 진실로 나는 광야에서 나고 자란 어린 들짐승 스스로를 저주하고 스스로를 연민 해온 외롭고도 완강한 탕자였나니 말을 하는 짐승 날 수 없는 영혼 피로 이은 향수와 날고 싶은 꿈 오늘도 내일도 어제도 모르고 목숨도 혼도 영도 그냥 그래도 넘어지며 일어서며 상처뿐인 영혼에 놀라워라 무지갤지 섬광일지 하늘 사다릴지 할렐루야 그 십자가 길 피로 사서 이기신 부활이신 당신 앞에 황홀하나니 진실로 바라는 것의 그 실상이며 영생이신 당신 믿음의 그 증거이신 사랑이신 당신 하늘 펄펄 꽃사태의 영광 우러러 탕자 하나 무릎 꿇고 울음 울어라

cafe.daum.net/puppetstory/Ut4V/660 인형극단 놀이터친구들

<봄 시 모음> 이해인의 ‘봄의 연가’ 외 > 시(詩) 게시판 > Korea in US

푸른 감 – 박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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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03 16:50:45 3205회 추천 비추천 담벼락 위로푸른 감들이 매달려 있다골목은 비틀려 있다비틀린 골목에서는 판단과 구분을 잘해야 한다한곳만 보며 가면나오는 길이 지워진다감들은 한곳만 보며 익는다떫을 만큼 떫은 후에붉게나무에서 떨어져 나온다감들이 매달려 있다골목을 지우며 당도한곧은 햇빛이푸른 감을…

밤 – 진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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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03 16:50:27 3349회 추천 비추천 술자리의 음란한 말들이 자꾸 흘러가네밤은 고양이의 울음으로 짠 검은 망사 속옷을 입었네얼빠진 도둑이 살찐 빈 보석함을 훔쳤다네녹색 씀바귀의 불빛에 술꾼들은 혀를 담그네달은 혼자 빠져나와 이리저리 옮겨다니며텅 빈 광장의 축축한 구석들에 누워보네_________…

새우젓 – 윤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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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03 16:50:07 3435회 추천 비추천 새우젓의 새우 두 눈알까맣게 맑아하이얀 몸통에 바알간 꼬리옛 어느 하루 맑게 돋아나게 하네달밤이면 흰 새우, 그믐밤이면 붉은 새우그게 새우잡이라고 배운 안산 사리포구멀리 맑게 보이네세상의 어떤 눈알보다도 까매서무색한 죽음지금은 사라진 사리포구삶에 질려 아득히…

드라이플라워 – 문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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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03 16:49:36 3175회 추천 비추천 마음 옮긴 애인은 빛깔만 남는다.말린 장미·안개꽃 한 바구니가 전화기 옆에놓여 있다. 오래,기별 없다. 너는 이제 내게 젖지 않아서손 뻗어 건드리면 바스러지는 허물, 먼지 같은 시간들……가고 없는 향기가 자욱하게 눈앞을 가릴 때찔린다. 이 뾰족한 가시는딱딱하…

대관령 옛길 – 천금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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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03 16:49:16 3054회 추천 비추천 대관령 옛길을 걷는다아무도 없는 능선의 죽은 고목과세찬 바람만이 나를 반기는성산면 어흘리내 등 뒤로 죽은 나뭇가지가 뚝하고 부러진다가을은 아직 먼가, 가까운가어흘리 주막을 지나바람이 버들치 여울 따라 흘러 내려오다물소리와 함께 잠시 머물다 어디론가 간다눈물로…

일몰 – 임곤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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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03 16:48:59 3528회 추천 비추천 저녁 일곱시쯤의 자유는 착잡한 것수염이 짙어지고바람은 음탕해지고흩어진 비둘기들을 한 마리씩 정확히 불러들이는오래된 집의 기억력어미가 방금 낳은 듯버스는 버스 뒤에 바싹 붙어정돈된다어서 오라거나 멀리 가라는 손짓하는 수 없이사람들이 터벅터벅 빛을 흘릴 때—…

포구에서 벚꽃의 시간에 젖다 – 김윤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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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03 16:48:38 3299회 추천 비추천 포구에 바람 분다오래된 숨소리가 파도 계단을 건너와너의 흰 목덜미 스치는 소릴 들었고이어서 짧은 탄성이 터졌으므로만개한 벚꽃 그늘을 지나수제 초콜릿은 뜨거운 몸이었다몸은 파도가 일렁이는 시간에 빛났다푸른 물결은 너를 놓아주지 않아서파도의 혀끝에서 목을 젖혔다…

산다는 것은 – 오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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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03 16:48:16 3319회 추천 비추천 산다는 것은눈동자에 영롱한 진주 한 알을키우는 일이다.땀과 눈물로 일군 하늘 밭에서별 하나를 따는 일이다.산다는 것은가슴에 새 한 마리를 안아기르는 일이다.어느 가장 어두운 날 새벽미명(未明)의 하늘을 열고 그 새멀리 보내는 일이다.산다는 것은손 안에 꽃 한…

피뢰침, 죽을힘으로 산다 – 유안진

최고관리자 2016-05-03 16:47:55 3113회 추천 비추천

2016-05-03 16:47:55 3113회 추천 비추천 모든 꼭대기의 꼭대기가몸이다, 신전이다, 제단이다세상의 죽음을 대신 죽어주는속죄 제물이다 제사장이다초고압전류로 혼신을 씻느라고혼절했다 깨어나는 죽음의 반복 끝에서마침내 강림하는 천상의 전류가 통과한다, 응답(應答)이다어떤 외로움에도 더 외로운 외로움이 있느니…

이해인의 ‘봄의 연가’ 외

최고관리자 2016-04-19 11:50:01 12238회 추천 비추천

2016-04-19 11:50:01 12238회 추천 비추천 <봄 시 모음> 이해인의 ‘봄의 연가’ 외 + 봄의 연가 겨울에도 봄여름에도 봄가을에도 봄어디에나 봄이 있네몸과 마음이 많이 아플수록봄이 그리워서 봄이 좋아서나는 너를 봄이라고 불렀고너는 내게 와서 봄이 되었다우리 서로 사랑하면살…

인생의 스승은 시간이다 / 김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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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19 11:48:07 3308회 추천 비추천 인생의 스승은 시간이다 / 김정한 인생의 스승은책을 통해서 배운다고 생각했는데살아갈수록 그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언제나 나를 가르치는 건말없이 흐르는 시간이었다풀리지 않는 일에 대한 정답도흐르는 시간 속에서 찾게 되었고…

엄마의 집

최고관리자 2016-04-19 11:47:31 3626회 추천 비추천

2016-04-19 11:47:31 3626회 추천 비추천 우린 무언가를 할 때마다실패도 하고 상처도 입고후회도 하지. 마음이 무너지기도 해사는 동안 몇 번이고마음이 무너지지. 하지만 중요한 건다시 하는 거야. – 전경린 / 엄마의 집 –

더 좋은 날은 지금부터

최고관리자 2016-04-19 11:46:28 3525회 추천 비추천

2016-04-19 11:46:28 3525회 추천 비추천 마음 먹기에 따라서 시작은비슷하지만 끝은 너무도 다르다 우리가 바라보며 걸어야 할 머나먼 별북극성은 희망과 행복의 다른 이름이다그걸 바라며며 힘차게 걸어가는 길은멀어도 행복하지 않겠나그 최고의 순간을 위해우리는 멈추지 않고 그저…

꽃과 침묵

최고관리자 2016-04-19 11:46:12 3651회 추천 비추천

2016-04-19 11:46:12 3651회 추천 비추천 제비꽃은 제비꽃으로 만족하되민들레꽃을 부러워 하지도닮으려 하지도 않는다 어디 손톱만한 냉이꽃이함박꽃이 크다고 하여기 죽어서 피어나지 않은 일이 있는가. 싸리꽃은 싸리꽃대로모여서 피어 아름답고산유화는 산유화대로 저만큼떨어져 피어 있…

그래 하루 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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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19 11:45:59 3179회 추천 비추천 가자 때로는다 털고 가자 갈 곳 또는 가야 할 곳가면서생각하자 도착 하기 전 이라면어디든갈 수 있다. 빈 손으로 가서맨 몸으로 온다해도하루 쯤이야 그래 그래 가자 – 그래 하…

피뢰침, 죽을힘으로 산다 – 유안진

최고관리자 2016-03-31 23:50:55 3240회 추천 비추천

2016-03-31 23:50:55 3240회 추천 비추천 모든 꼭대기의 꼭대기가몸이다, 신전이다, 제단이다세상의 죽음을 대신 죽어주는속죄 제물이다 제사장이다초고압전류로 혼신을 씻느라고혼절했다 깨어나는 죽음의 반복 끝에서마침내 강림하는 천상의 전류가 통과한다, 응답(應答)이다어떤 외로움에도 더 외로운 외로움이 있느니라가장 외롭…

파꽃 – 이채민

최고관리자 2016-03-31 23:48:01 3423회 추천 비추천

2016-03-31 23:48:01 3423회 추천 비추천 누구의 가슴에 뜨겁게 안겨본 적 있던가누구의 머리에 공손히 꽂혀본 적 있던가한 아름 꽃다발이 되어 뼈가 시리도록 그리운 창가에 닿아본 적 있던가그림자 길어지는 유월의 풀숲에서 초록의 향기로 날아본 적 없지만허…

이해인의 ‘마음이 아플 때’ 외

최고관리자 2016-03-31 00:13:36 5771회 추천 비추천

2016-03-31 00:13:36 5771회 추천 비추천 <하루 시 모음> 이해인의 ‘마음이 아플 때’ 외 + 마음이 아플 때마음이 많이 아플 때 꼭 하루씩만 살기로 했다.몸이 많이 아플 때 꼭 한순간만 살기로 했다.고마운 것만 기억하고 사랑한 일만 떠올리며 어떤 경우에도 남의 탓을 안…

문정희의 ‘꽃의 선언’ 외

최고관리자 2016-03-31 00:11:03 7722회 추천 비추천

2016-03-31 00:11:03 7722회 추천 비추천 <꽃 시 모음> 문정희의 ‘꽃의 선언’ 외+ 꽃의 선언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나의 성(性)을 사용할 것이며 국가에서 관리하거나 조상이 간섭하지 못하게 할 것이다 사상이 함부로 손을 넣지 못하게 할 것이며 누구를 계몽…

잊을 수 없는 일 / 전민서

최고관리자 2016-03-24 00:42:33 3325회 추천 비추천

2016-03-24 00:42:33 3325회 추천 비추천 잊을 수 없는 일 지친 하루 속 네 생각에 잠시 빠져쓴 미소 짓다 하늘을 보았다 마치 저곳에서 널 찾으면찾을 수 있을 것만 같아서 널 보지 못한다 해도네가 있을 그곳을 바라만 봐도충분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넌 그 어디에도 &n…

저 하늘 별아 / 소천

최고관리자 2016-03-24 00:40:34 3510회 추천 비추천

2016-03-24 00:40:34 3510회 추천 비추천 저 하늘 별아있는 듯 없는 듯보이는 듯 안 보이듯 그렇게도 멀리에 있으면서한 번도 달라하지 않고 조건 없이 주면서수많은 생각을 만들어 내는 별아 그렇게 크고 크면서도스스로 작고 작게 은하수로 무리 지어 …

안개 / 전민서

최고관리자 2016-03-24 00:40:04 3355회 추천 비추천

2016-03-24 00:40:04 3355회 추천 비추천 너와 함께 나누던 이야기내 귓가에 새겨지고 너의 집 가는 걸을내 발에 익은 지 오래 그렇게 새겨지고 익숙해지다내게서 사라졌다너는 흔적도 없이

그대에게 띄우는 가을 편지 / 박현희

최고관리자 2016-03-24 00:39:30 3490회 추천 비추천

2016-03-24 00:39:30 3490회 추천 비추천 살랑이는 갈바람에 몸을 맡겨코스모스 물결 치듯이리저리 한들거리는 청명한 가을 아침곱디고운 빨간 단풍잎 편지지 위에그리운 그대에게 사연을 띄웁니다.잘 지내시나요?하고픈 말 많지만,안부 한 줄 적어놓고목이 메어와 쓸 말을 잊었네요.가슴 속 깊이 고이 …

가을처럼 미친듯이 살아갈 수만 있다면 / 장숙영

최고관리자 2016-03-24 00:39:09 3564회 추천 비추천

2016-03-24 00:39:09 3564회 추천 비추천 버릴 수 없다면 아프단 말도 말아야하는데숨삼키며 사는 인생에 쉬움이 어디있기나 할까? 그냥 사는 것이겠지…비바람 불평없더니 시절마다 꽉채운 나무들 사이에서단풍이 들때쯤이면 또 다시 삶을 생각합니다짧디 짧은 가을은 해마다 제대로 미쳤다 가는구나…무엇에건 제대로…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 도종환

최고관리자 2016-03-22 00:40:23 5390회 추천 비추천

2016-03-22 00:40:23 5390회 추천 비추천 저녁 숲에 내리는황금빛 노을이라기 보다는구름 사이에 뜬별이었음 좋겠어내가 사랑하는 당신은버드나무 실가지가볍게 딛으며 오르는만월이기보다는동짓날 스므날빈 논길을 쓰다듬는달빛이었음 싶어꽃분에 가꾼국화의 우아함보다는해가 뜨고 지는 일에고개를 끄덕일 줄 아…

메아리 / 전민서

최고관리자 2016-03-22 00:40:03 3232회 추천 비추천

2016-03-22 00:40:03 3232회 추천 비추천 내 웃음소리가다시 메아리쳐 돌아오고아무도 없는 빈방에홀로 남아 하는 혼잣말그것마저도 메아리가 돼서돌아오는데모든 소리가 빗소리로고양이 울음소리처럼애달프게 들려왔다

겨울사랑 / 문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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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22 00:39:44 3566회 추천 비추천 눈송이처럼 너에게 가고 싶다머뭇거리지 말고서성대지 말고숨기지 말고그냥 네 하얀 생애 속에 뛰어들어따스한 겨울이 되고 싶다천년 백설이 되고 싶다

감사의 행복 / 이해인

최고관리자 2016-03-22 00:39:21 4893회 추천 비추천

2016-03-22 00:39:21 4893회 추천 비추천 내 하루의 처음과 마지막 기도,한 해의 처음과 마지막 기도그리고 내 생애의 처음과 마지막 기도는“감사합니다!” 라는 말이 되도록감사를 하나의 숨결 같은 노래로 부르고 싶습니다.감사하면 아름다우리라.감사하면 행복하리라.감사하면 따뜻하리라.감사하면 웃게 되리라.…

빈틈투성이 / 전민서

최고관리자 2016-03-22 00:38:58 3102회 추천 비추천

2016-03-22 00:38:58 3102회 추천 비추천 빈틈은채찍질로 메우는 것이 아니라너그러이 안아줘야 하는 것너도 그렇게안아줘야 하는데

그를 보내며 / 한용운

최고관리자 2016-03-22 00:38:39 3276회 추천 비추천

2016-03-22 00:38:39 3276회 추천 비추천 그가 간다. 그가 가고 싶어서 가는 것도 아니오, 내가 보내고싶어서 보내는 것도 아니지만 그는 간다.그의 붉은 입술, 흰니, 가는 눈썹이 어여쁜 줄만 알았더니 구름 같은 뒷머리,실버들 같은 허리, 구슬 같은 발꿈치가 보다도 아름답습니다.…

어느날 / 김상옥

최고관리자 2016-03-22 00:38:19 3658회 추천 비추천

2016-03-22 00:38:19 3658회 추천 비추천 구두를 새로 지어 딸에게 신겨주고저만치 가는 양을 물끄러미 바라보다한 생애 사무치던 일도 저리 쉽게 가것네.

춘설(春雪) / 정지용

최고관리자 2016-03-22 00:37:56 3978회 추천 비추천

2016-03-22 00:37:56 3978회 추천 비추천 문 열자 선뜻!먼 산이 이마에 차라.우수절(雨水節) 들어바로 초하루 아침,새삼스레 눈이 덮인 뫼뿌리와서늘옵고 빛난 이마받이하다.얼음 금가고 바람 새로 따르거니흰 옷고름 절로 향기롭어라.옹숭거리고 살아난 양이아아 꿈같기에 설어라,미나리 파릇한 새순 …

[좋은시]4월의 시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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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모음/송혜숙 시 하얀 목련

4월의 시/봄의 시/김용택 시 봄날에

4월의시/용혜원 시 목련꽃 피는 봄날에♬

4월의 시 모음

[4월의 시]내 사월에는 향기를-윤보영

[좋은시]중년의 가슴에 4월이 오면-이채

[좋은시]4월의 노래-박목월

[4월의시]4월이 오면-권영상

[4월의시]4월-오순택

[4월의시]4월-임보

[4월의시]4월-목필균

[4월의시]초록의 4월-김상현

[4월의시]4월이면 바람나고 싶다-정해종

[4월의시]4월의 노래-안성란

[4월의시]4월은 갈아엎는 달-신동엽

[봄의 시]봄날-김용택

[좋은시]목련꽃 피는 봄날에-용혜원

[좋은시]하얀 목련-송혜숙

[봄의시]봄-윤보영

[좋은시]봄은 왔노라-박인환

[봄의 시]다시 오는 봄-도종환

[좋은시]꽃을 보려면-정호승

[영상음악]봄비-이은하

[영상음악]그댄 봄비를 무척 좋아하나요?-양하영

[영상음악]봄-이정선

[좋은시]진달래-이해인

[4월의시]이른 봄, 상추를 만나서-김정임

[좋은시]봄마중-최원정 시인

[좋은시]맑은 꽃-김여정

봄을 먹다 -김종제 교사 시인 (좋은 시 감상)

분당 영장산의 봄소식-2015.3.15

청계산입구역에서 인능산~옛골 산행-2015.3.22

석촌호수 벚꽃축제-2015.4.10

서울 여의도 윤중로 벚꽃축제- 2015 영등포 여의도 봄꽃축제

분당 탄천 4월의 꽃 감상-2015.4.5

주말농장일기-2015.4.4

2015년 벚꽃 인천 4월 12일! 서울은 4월 16일 절정

4월의 환희-이해인 (좋은 시 감상)

4월-박인걸 시인 (좋은 시 감상)

4월-오세영 시인 (좋은 시 감상)

4월-윤용기 시인 (좋은 시 감상)

4월-반기룡 시인 (좋은 시 감상)

4월-한승수 시인 (좋은 시 감상)

4월 – 햇살 (김태인 시인)

4월-문인수 시인 (좋은 시 감상)

4월 비빔밥-박남수 시인 (좋은 시 감상)

할머니의 4월 -전숙영 시인 (좋은 시 감상)

3월에서 4월 사이-안도현 시인 (좋은 시 감상)

봄편지-이해인 (좋은 시 감상)

4월에 내리는 눈 -안도현 시인 (좋은 시 감상)

봄비-안도현 시인 (좋은 시 감상)

봄날, 사랑의 기도-안도현 시인 (좋은 시 감상)

4월에는 -목필균 시인 (좋은 시 감상)

4월이 떠나고 나면 -목필균 시인 (좋은 시 감상)

4월의 편지 -오순화 시인 (좋은 시 감상)

4월의 바람-홍경임 시인 (좋은 시 감상)

4월에 -박송죽 시인 (좋은 시 감상)

봄바람-심지향 시인 (좋은 시 감상)

봄을 먹다 -김종제 교사 시인 (좋은 시 감상)

봄-윤동주 시인 (명시감상)

최신건배사 봄의 건배사- 진달래

[좋은시]벚꽃시 모음(1)

[좋은시]벚꽃시 모음(2)

[좋은시]벚꽃시 모음(3)

[좋은시]벚꽃시 모음(4)

4월에는 어떤 시(詩)가 어울릴까요?

4월에는 어떤 시(詩)를암송해볼까요?

아~4월….

봄을 활짝열리는 꽃의달이여…

매순간이 꿈을 이루어가는 과정이다

꿈은 날개와 같아서 더 크게 펼칠수록

더 높이 더 멀리 날 수 있다 !

꿈을 이루려면 모든 것을 바쳐야 한다 .

꿈은 바라보고 간직하는 것이 아니라 ,

온 마음 온 몸으로 부딪치는 것이다 .

△ 모든 일에 중요한 때는 언제일까

△ 어떤 인물이 중요한 존재일까

✔봄 관련 짧은 시②(이해인 시인, 3월의 바람 속에, 봄 햇살 속으로, 봄의 연가, 우리 서로 사랑하면 언제라도 봄, 말의 빛, 작은 위로, 시간의 얼굴, 시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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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번 시간에는 ‘풀꽃 시인’으로 일컬어지는 나태주 시인의 봄 관련 짧은 시 몇 편과 그의 시론들을 소개하였다. 나태주 시인의 시와 시론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의 글을 참조하시기 바란다.

2022.03.21 – [이야기가 있는 정원, Art] – ✔봄 관련 짧은 시(나태주 시인, 3월에 오는 눈, 어린 봄, 낯설게 하기, 역설, 은유, 비유, 꽃을 보듯 너를 본다, 봄이다 살아보자, 그것에 대해 쓰지 말고 바로 그것을 써라, 유치환, 깃발)

✅ 오늘은 이해인(李海仁, 1945~) 시인이 쓴 ‘봄 관련 시’들을 몇 편 소개하도록 하겠다.

3월의 바람 속에 1

어디선지 몰래 숨어들어 온

근심, 걱정때문에

겨우내 몸살이 심했습니다

흰 눈이 채 녹지 않은

내 마음의 산기슭에도

꽃 한송이 피워 내려고

바람은 이토록 오래 부는 것입니까

3월의 바람 속에

보이지 않게 꽃을 피우는

당신이 계시기에

아직은 시린 햇볕으로

희망을 짜는 나의 오늘

당신을 만나는 길엔

늘상

바람이 많이 불었습니다.

살아있기에 바람이 좋고

바람이 좋아 살아 있는 세상

혼자서 길을 가다 보면

보이지 않게 나를 흔드는

당신이 계시기에

나는 먼 데서도

잠들 수 없는 3월의 바람

어둠의 벼랑 끝에서도

노래로 일어서는

3월의 바람입니다

– 이해인, 《3월의 바람 속에 1》, 전문,

시집 《시간의 얼굴, 1989년 초판, 1996년 개정판》중에서

봄 햇살 속으로

긴 겨울이 끝나고 안으로 지쳐있던 나

봄 햇살 속으로 깊이깊이 걸어간다

내 마음에도 싹을 틔우고

다시 웃음을 찾으려고

나도 한 그루 나무가 되어 눈을 감고

들어가고 또 들어간 끝자리에는

지금껏 보았지만 비로소 처음 본

푸른 하늘이 집 한 채로 열려 있다

– 이해인, 《봄 햇살 속으로》,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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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연가

우리 서로

사랑하면

언제라도 봄

겨울에도 봄

여름에도 봄

가을에도 봄

어디에나 봄이 있네

몸과 마음이

많이 아플수록

봄이 그리워서

봄이 좋아서

나는 너를

봄이라고 불렀고

너는 내게 와서

봄이 되었다

우리 서로

사랑하면

살아서도

죽어서도

언제라도 봄

– 이해인, 《서시, 봄의 연가》, 전문

우리 서로 사랑하면/언제라도 봄이라니, 정말 예쁜 말이 아닌가. 일테면 봄볕을 가만히 쬐며, 꾸벅꾸벅 졸고 있는 고양이를 보면 정말 사랑스럽다. 봄날, 꽃들이 핀 거리를 함께 걸으며 잡은 손에 살며시 힘을 주는 그 사람의 얼굴은 정말 사랑스럽다. 봄의 기운이란 그런 것이다.

이해인 시인도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작가이다(그리고 잘 알려져 있다시피, 카톨릭 수녀이다). 시인의 작품 중 《말의 빛》은 초등학교 5학년 2학기 언어영역 읽기 교과서에 실려있다고 하는데(출처 : [위키백과], 이해인), 그만큼 오랜 기간 활동하며 대중에게 쉽게 읽히는 시들을 많이 발표했다.

아래에 시 《말의 빛》을 옮겨본다.

말의 빛

쓰면 쓸수록 정드는 오래된 말

닦을수록 빛을 내며 자라는

고운 우리말

“사랑합니다”라는 말은

억지 부리지 않아도

하늘에 절로 피는 노을 빛

나를 내어주려고

내가 타오르는 빛

“고맙습니다”라는 말은

언제나 부담 없는

푸르른 소나무 빛

나를 키우려고

내가 싱그러워지는 빛

“용서하세요” 라는 말은

부끄러워 스러지는

겸허한 반딧불 빛

나를 비우려고

내가 작아지는 빛

– 이해인, 《말의 빛》, 전문

시집 《작은 위로, 2002년 초판, 2008년 개정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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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보니,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릴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매우 교육적이고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지만, 사실 어른들에게도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용서하세요”라는 이 세 가지 말은 무척 어렵다. 어딘지 모르게 쑥스럽고 어색하고 민망하다(아, 물론 아무한테나 ‘사랑합니다’ 라는 멘트를 날릴 수는 없으니 이는 가족이나 절친에게만 한정적으로 사용하자). 과연 하루에 한 번이라도 쓸 수 있을까.

눈을 맞추며 인사하는 것도 어려운 우리들의 일상. 흔히 사랑하면서도 살아가기에도 짧은 세상이고 인생이라고들 하지만, 우리들의 미간에 잡힌 ‘내 천(川)’자는 도무지 사라질 줄을 모른다. 시리면서도 따뜻한 봄 햇살을 맞으며 마음을 다잡아본다. 이제는 내 마음의 봄도 반드시 올거라고. 또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고.

그의 시도 노래처럼 입술 위를 맴돌고, 언제나 곁에 두고 읽고, 또 읽기에 좋다. 시는 사람의 말보다 빠르게,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고, 때로는 일어서게 하는 힘이 될 수 있다. 그러한 면에서 시공간을 넘어, 서정시가 대중에게 오래오래 사랑받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사람은 마음이 움직여야 납득하고, 납득해야 비로소 행동하게 되니까.

3월 하순이지만, 시 속에 등장하는 시어처럼 아직은 시린 바람이 때로, 우리의 몸을 움츠리게 한다. 길고 긴 겨울, 각자의 일상에 지쳐 웃을 일이 드물었던 우리에게도 어김없이 계절은 찾아온다.

봄은 시작이고, 결심이고, 사랑이고, 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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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봄 – 교보문고

상품상세정보 ISBN 9791188424634 ( 1188424637 ) 쪽수 156쪽 크기 146 * 216 * 13 mm /294g 판형알림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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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설명

靑山 시인님의 시집 ‘희망의 봄’ 숭고한 탄생

추운 겨울에도 시들지 않는 소나무처럼 시어 사이사이에서 청정함은 무념무상이듯이 노래 부르며 시를 창작하는 아름다운 시집입니다.

시집은 참으로 온화하고 평온하여 정감이 한가득이고 여운이 남습니다.

목차

1부 희망의 봄

어린 시절 봄·20

내 꿈아 오세요·22

희망의 꽃씨·24

희망의 봄·25

들판의 봄·26

봄의 향연·28

밝은 희망의 꿈·29

언제나 빛나는 내 꿈·30

봄날을 노래하자·32

창공에 가득찬 희망의 봄빛·34

아름다운 봄의 뜰에서·35

희망의 찬란한 빛·36

희망의 숲·38

희망의 봄을 꿈꾸다·40

2부 힐링

새벽 바다·44

스트레스 솟는 날에·46

내 고향 신감·48

비 오는 날의 山寺·50

나를 사랑하기·52

꿈길로 오세요·54

계곡물·55

우리 강아지·56

자신을 위한 기도·57

눈 내리는 영랑호·58

눈이 온 울산바위·60

비가 오는 날·62

곶감·64

참 좋은 친구·65

3부 공감

오늘 하루·68

겨울 바다·69

우리 엄마·70

돈타령·72

아들·74

말이 씨가 되다·76

헤어짐을 좋게 하자·78

친구 떠나고·79

누군가에게·80

미안하다는 말·82

사랑·83

한 해를 보내며·84

4부 꽃빛 샘터

꽃을 위한 기도·88

꽃 찬가·90

금낭화·91

꽃마리·92

무궁화·94

춤추는 금낭화·98

분홍 진달래꽃·100

유채꽃·101

은방울꽃·

자주괴불주머니꽃·104

보랏빛 제비꽃·107

봄맞이꽃·108

개나리·109

노란 민들레·110

동네 맨드라미·111

5부 청산靑山에서 노래하리

청산靑山에서 노래하리·114

꽃빛·116

고귀한 푸른별·118

그대들은 아는가·120

푸른문학을 만나고·122

진로교사로 산다는 것·124

나의 학생들·128

지구 생명을 위한 노래·130

고향 친구·132

증산도·134

위대한 지도자·135

산새들·136

6부 내가 그리는 세상

내가 꿈꾸는 세상·140

우리 공주·141

마음·142

태양 찬가·144

다시 내게로 오세요·146

속초 청초호에서·147

본래 우리들은·148

대한 사랑에 와서·150

태백의 거리에서·152

천부경天符經·154

세상의 꽃·156

봄 관련 시 모음 _ 윤동주, 남정림, 이해인, 나태주, 김용택, 정호승, 김춘수

봄 사진과 함께 봄 시들을 모아봤습니다. 만물이 깨어나고 새 생명이 태동하는 시기인 봄과 관련된 시들을 감상하다보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따뜻한 활력이 우리 몸에 감도는 것을 느낄 수가 있을 것입니다.

칼바람이 몰아치는 얼어붙은 땅덩어리에서 긴 기다림과 인고의 시간을 거친 후 화사하게 피어나는 봄꽃들처럼, 우리들 삶에도 지난한 암흑기와도 같은 웅크림 후엔 찬란하게 피어나는 봄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어려운 진리를 묵묵하게 끊임없이 반복하는 계절은 작은 것에 욕심을 가지고 신경쓰는 인간들을 스스로 되돌아보게 합니다. 우리는 거스를 수 없는 시원한 큰 흐름으로 살아가는 자연을 보며 옹졸한 생각과 물질 사이에서의 고뇌를 잊고 한 생명체로서의 아량을 넓힐 수 있습니다. 사회 속에서 지쳐있던 저도 영겁의 시간동안 축적되어온 봄의 긍정적인 기운을 느끼며 자연의 일부로서 같이 변화하고 적응하는 태초 인간을 떠올리게 되고 사랑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봄이 좋은 것 같습니다. 눈에 보이고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꽃들, 화창한 날씨도 행복하지만 그래서, 그래서, 봄이 오면 행복합니다.

봄 시, 봄 사진을 보며 봄을 깊게 들이마셔 봅니다.

<봄 시1>

윤동주

우리 애기는 아래 발치에서 코올코올

고양이는 부뚜막에서 가릉가릉

애기 바람이 나뭇가지에 소올소올

아저씨 해님이 하늘 한가운데서 째앵째앵

<봄 시2>

윤동주

봄이 혈관 속에 시내처럼 흘러 돌, 돌, 시내 가차운 언덕에 개나리, 진달래, 노오란 배추꽃, 삼동을 참아온 나는 풀포기처럼 피어난다.

즐거운 종달새야, 어느 이랑에서나 즐거웁게 솟쳐라. 푸르른 하늘은 아른아른 높기도 한데…

<봄 시3>

풀꽃

남정림

누가 너를 보잘것없다 했느냐

잠깐 피었다 지는 소임에

실핏줄이 훤히 드러나도록

솜털이 요동칠 정도로

있는 힘을 다했는데

땅에 납작 엎드려 살아도

햇살 한 줌 머무르는

변두리 골목 귀퉁이를 데우는

너는

하늘이 눈물로 키우는 꽃

<봄 시 4>

개나리

이해인

눈웃음 가득히

봄 햇살 담고

봄 이야기

봄 이야기 너무 하고 싶어

잎새도 달지 않고

달려나온

네 잎의 별 꽃

개나리꽃

주체할 수 없는 웃음을

길게도

늘어뜨렸구나

내가 가는 봄맞이 길

앞질러 가며

살아 피는 기븜을

노래로 엮어내는

샛노란 눈웃음 꽃

<봄 시5>

제비꽃

나태주

그대 떠난 자리에

나 혼자 남아

쓸쓸한 날

제비꽃이 피었습니다

다른 날보다 더 예쁘게

피었습니다.

<봄 시6>

봄봄봄 그리고 봄

김용택

꽃바람 들었답니다

꽃잎처럼 가벼워져서 걸어요

뒤꿈치를 살짝 들고

꽃잎에 밟힐까 새싹이 밟힐까

사뿐사뿐 걸어요

봄이 나를 데리고 바람처럼 돌아다녀요

나는, 새가 되어 날아요

꽃잎이 되어, 바람이 되어,

나는 날아요, 당신께 날아가요

나는 꽃바람을 들었답니다

당신이 바람 넣었어요

​꽃을 보려면

<봄 시7>

정호승

꽃씨 속에 숨어있는 꽃을 보려면

고요히 눈이 녹기를 기다려라

꽃씨 속에 숨어있는 잎을 보려면

흙의 가슴이 따뜻해지기를 기다려라

꽃씨 속에 숨어있는 어머니를 만나려면

들에 나가 먼저 봄이 되어라

꽃씨 속에 숨어있는 꽃을 보려면

평생 버리지 않았던 칼을 버려라

<봄 시8>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히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키워드에 대한 정보 봄 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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