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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표현 불능증을 앓고 있는 열여섯 살 소년 선윤재. ‘아몬드‘라 불리는 편도체가 작아 분노도 공포도 잘 느끼지 못하는 그는 타고난 침착성, 엄마와 할머니의 지극한 사랑 덕에 별 탈 없이 지냈지만 크리스마스이브이던 열여섯 번째 생일날 벌어진 비극적인 사고로 가족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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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디셀러 소설이자
공감과 우정에 대한 감동이 가득한 소설
\”아몬드\”를 소개합니다
감정을 느낄 수 없는 소년을 통해 돌이켜보는
타인을 이해하며 사는 관계의 맹점과 소중한 사람을 지키는 사랑에 대해
어렵지 않은 서사 속에서 감동을 받게 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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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에 대한 기사 평가 아몬드 책 줄거리
- Author: 해죽이북카페 H’s Book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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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te Published: 2020. 5. 21.
- Video Url link: https://www.youtube.com/watch?v=_v6pZJf1obk
아몬드 손원평 장편소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소년의 특별한 성장『아몬드』의 주인공 ‘윤재’는 감정을 느끼는 데 어려움을 겪는 독특한 캐릭터다.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의 이면을 읽어 내지 못하고 공포도 분노도 잘 느끼지 못하는 윤재는 ‘평범하게’ 살아가려고 가까스로 버텨 오고 있다. 엄마에게서 남이 웃으면 따라 웃고, 호의를 보이면 고맙다고 말하는 식의 ‘주입식’ 감정 교육을 받기도 한다. 세상을 곧이곧대로만 보는 아이, ‘괴물’이라고 손가락질받던 윤재는 어느 날 비극적인 사건을 맞아 가족을 잃게 되면서 이 세상에 홀로 남는다.그런데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하던 순간에 윤재 곁에 새로운 인연이 다가온다. 어두운 상처를 간직한 아이 ‘곤이’나 그와 반대로 맑은 감성을 지닌 아이 ‘도라’, 윤재를 돕고 싶어 하는 ‘심 박사’ 등이 그러한 인물들이다. 윤재와 이들 사이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우리로 하여금 타인의 감정을 이해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럼에도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한다. 소설가 공선옥은 이 작품을 일컬어 “‘가슴이 머리를 지배할 수 있다’고 믿는 나 같은 사람에게 희망을 주는 소설”이라고 평했으며, “어쩌면 현대라는 사회가 집단 ‘감정 표현 불능증’을 앓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상실을 애도할 시간, 감정을 보듬을 여유를 잃어버린 채 살고 있는 독자들은 윤재를 응원하면서 자신의 마음 또한 되돌아볼 기회를 얻을 것이다. 윤재의 덤덤한 어조는 역설적으로 읽는 이의 가슴을 더욱 슬프게 저미며, 독자는 이 작품을 통해 깊고 진실한 감정의 고양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영화보다 강렬한, 드라마처럼 팽팽한한국형 영어덜트 소설의 탄생!출판평론가 한기호는 『아몬드』를 ‘한국형 영어덜트 소설’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으로 평했다. 영어덜트(Young Adult) 소설이라 하면 『메이즈 러너』나 『헝거 게임』 등 환상성과 장르성이 전면에 드러난 작품을 떠올리기 쉽지만, 최근 들어 로맨스를 비롯해 더욱 다양한 계열의 서사로 확장되고 있다. 영어덜트 문학은 배경이 되는 삶의 공간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기보다 극단적이고 기묘하게 설정함으로써 현실 세계를 은유하며, 독자들에게 상상의 세계를 경험하게 한다. 결핍이나 상처가 있는 주인공들이 그 세계 안에서 고군분투하며 성장한다는 영어덜트 문학의 기본적인 설정은 10대부터 30대까지 영어덜트 독자들을 매료하는 요소이다. 『아몬드』 또한 ‘감정 표현 불능증’이라는 극한의 상황에 놓인 10대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타인에게 공감하지 못하는 이 사회의 균열을 드러낸다. 그와 동시에 누구도 완벽할 수는 없는 이 세상에서 우리가 과연 서로에게 위안이 될 수 있을지, 희망을 전해 줄 수 있을지 그 가능성을 실험한다. 새롭고 독특한 서사 안에 ‘공감의 상실’이라는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를 녹여 내면서 문학적 감동을 전하는 『아몬드』는 ‘사회파’ 영 어덜트 소설의 탄생이라 할 만한 작품이다.매혹적인 문체,?독특한 캐릭터,?속도감 넘치는 전개!?독자의 마음을 감동으로 채워 줄 이야기꾼의 등장손원평 작가는 그동안 「인간적으로 정이 안 가는 인간」 「너의 의미」 등 다수의 단편영화 각본을 쓰고 연출해 왔으며, 첫 장편소설 『아몬드』로 제10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받았다. 최근에는 또 다른 장편 원고 『1988년생』으로 “사건과 주제를 형상화시키는 작가의 힘, 소설미학이 돋보인다”는 평을 얻으며 제5회 제주4·3평화문학상을 수상했다. 『아몬드』는 “캐릭터의 매력과 깊은 성찰로 빚어낸 두 인물의 관계에 깃든 아름다움에서 문학적으로 의미 있는 성취를 이루었다”는 평을 얻었으며, 네이버 사전 연재에서 회당 1만여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독자들의 열띤 반응을 이끌어냈다. 구체적인 이미지가 손에 잡힐 듯 그려지며 눈을 떼지 못하고 순식간에 읽었다는 많은 독자 리뷰에서 알 수 있듯, 매혹적인 문체와 독특한 캐릭터, 속도감 넘치는 전개로 마음을 사로잡는다. 새로운 서사에 목말라 하는 한국소설 독자들에게 신선한 매력과 감동으로 다가갈 작품이다.줄거리열여섯 살 소년 선윤재는 ‘감정 표현 불능증’을 앓고 있다. ‘아몬드’라 불리는 편도체가 작아 분노도 공포도 잘 느끼지 못한다. 타고난 침착성, 엄마와 할머니의 지극한 사랑 덕에 별 탈 없이 지냈지만, 크리스마스이브이던 열여섯 번째 생일날 비극적인 사고가 일어나 가족을 잃는다.세상에 홀로 남겨진 윤재 앞에 ‘곤이’가 나타난다. 13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게 된 곤이는 분노로 가득 찬 아이다. 곤이는 윤재에게 화를 쏟아 내지만, 감정의 동요가 없는 윤재 앞에서 오히려 쩔쩔매고 만다. 윤재는 어쩐지 곤이가 밉지 않고, 오히려 궁금해진다. 두 소년은 남들이 이해할 수 없는 특별한 우정을 쌓아 간다. 윤재는 조금씩 내면의 변화를 겪는데……. 서로 다른 이유로 ‘괴물’이라 불리는 두 소년은 세상으로 한 발짝 나아갈 수 있을까?추천사『아몬드』는 ‘가슴이 머리를 지배할 수 있다’고 믿는 나 같은 사람에게 희망을 주는 소설이다. 어쩌면 현대라는 사회가 집단 ‘감정 표현 불능증’을 앓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소설에서처럼 죽음과도 같은 성장통을 겪어 내야만 감정의 시대가 뿜어내는 향기를 우리가 맡을 수 있을지도. 긴 겨울의 끝에 봄이 온다. 봄이면 식물이 자라듯 감정도 자라고, 감정이 자라면 세상도 자랄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동안 가슴이 내내 두근거렸다. 다가오는 봄에는 내 감정과 네 감정이 스파크를 일으켜 아름다운 폭죽 하나쯤은 터지고 말리라. – 소설가 공선옥다른 사람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한다는 것은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손원평 작가의 『아몬드』는 타인과 관계 맺고 슬픔에 공감하며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탁월하게 묘사한다. 몸이 자라는 만큼 마음도 함께 자라던 시절, 그 시간을 함께 보낸 주인공 ‘나’와 ‘곤’의 이야기. 그들이 만나 ‘친구’라는 이름이 붙기까지 보내 온 몇 해의 계절을 떠올리면, 책을 덮고 나서도 코끝에 처연하고 시린 기운이 전해지는 것만 같다.- 이재용 감독(「두근두근 내 인생」 「스캔들」 연출)20년 넘게 영화 일을 하며 생긴 직업병 같은 게 있다. 두 시간을 넘는 콘텐츠에는 집중하기가 어렵다는 거다. 200페이지가 넘는 소설을 읽어야 하다니……. 그렇지만 『아몬드』는 끊임없이 궁금증과 흥미를 유발하여 마지막 페이지까지 금세 넘어갔다. 담담히 오늘을 살아가는 수많은 우리들에게 세상을 버틸 용기와 힘을 주는 소설이다.- 장원석 PD(「최종병기 활」 「터널」 제작)여기, 삶에 대처하기 유달리 힘들게 태어난 소년이 있다. 그의 삶은 점점 나쁘게 흘러갈 것이 뻔해 보인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소년에게 일어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이 일어났다. 그 좋은 일이란 무엇일까? 사실 그것은 우리 모두에게 너무 좋은 일이다. 이렇게 대답해 보고 싶다. 우리가 느낄 수 있다면, 그것만큼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우리가 우정을, 사랑을, 타인을 느낄 수만 있다면 그것만큼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정혜윤 PD (CBS 라디오)두 소년이 타인과 관계 맺고 성장하는 과정을 끝까지 섬세하게 짚어 나가는 작가의 문장은, 겉보기에 괴물로 보인다 할지라도 그 내면에는 언제나 괴물이 되지 않기 위한 눈물겨운 분투가 숨어 있다는 진실을 설득력 있게 보여 준다. 캐릭터의 매력, 그리고 깊은 성찰로 빚어낸 두 인물의 관계에 깃든 아름다움에서 이 작품이 문학적으로 의미 있는 성취를 이루었음을 알 수 있다.- 제10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심사위원 권여선 김지은 오세란 정은숙내가 주인공이 된 것만 같은 마음으로 주인공이 바라보는 세상을 함께 보며 꺽꺽 울어 버렸다. 너무 아팠다. 너무 슬펐다. -제10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청소년심사단 심사평 중에서한국형 영어덜트 소설의 등장. 각박한 현실을 반영하듯 최근 영어덜트물의 경향은 주인공들이 극한의 고뇌를 겪거나 ‘삶 아니면 죽음’이라는 가혹한 선택에 직면한다는 것이다. 『아몬드』의 주인공 윤재도 마찬가지다. 윤재는 감정이 고장 난 아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과연 윤재가 특별하고 별난 경우라고 볼 수 있을까? 공감을 잃어버린 시대에, 이 소설은 우리에게 타자를 상기시키고 고통을 표현하며 다른 삶을 상상하게 한다. 비극적인 존재들이 서로의 아픔과 상처를 온몸으로 끌어안고 고통 위를 기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갈 것임을 예감케 한다. 내가 아닌 타인에 대해 상상해 보는 것은 공감의 씨앗이다. 그리고 그 씨앗이 바로 우리가 믿을 수 있는 유일한 약속이자 희망이다. 신체는 커 버렸지만 감정적으로는 성장하지 못한 사람들이 넘쳐나는 현실, 『아몬드』는 고통과 공감의 능력을 깨우치게 할 강력한 소설로, 침체된 한국 소설시장에 파장을 몰고 올 것이다. -?출판평론가 한기호 닫기
진짜 괴물은 누구인가? 손원평 소설 <아몬드> 줄거리, 느낀 점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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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시티미아, 감정표현 불능증에 걸린 한 소년의 이야기.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손원평의 소설 아몬드를 위와 같이 서술할 수 있지만 단순히 그런 이야기로 끝나지 않는다. 자신 스스로를 괴물로 생각하는 주인공과 그의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에서 과연 진정한 괴물은 누구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책 아몬드 소개
책 아몬드
일단 표지 일러스트를 정말 잘 뽑아냈다고 생각한다. 사실 표지가 너무 강렬해서 아무 생각 없이 집어 든 책이었는데 알고 보니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이며 실제로 청소년 추천도서로 많이 소개되었다고 한다. 아무래도 책의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대부분이 청소년이다 보니 그들의 행동이나 감정을 더 이해하기도 쉬울 것이고 그 안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있기 때문에 책을 읽고 나니 왜 이 책이 청소년 추천도서인지 납득이 되었다.
책 뒷면의 소개글에 영화보다도 강렬하고 드라마처럼 팽팽한 한국형 영 어덜트 소설이라고 써 있는데 다 읽고 나니 그 설명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로 저자 손원평은 영화 연출을 전공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유독 생생한 묘사가 가득해서 책을 읽는 내내 마치 영화처럼 자연스레 머릿속에 영상과 이미지가 그려지는 느낌이었다.
책 아몬드 줄거리
주인공인 ‘윤재’는 감정 표현 불능증을 앓고 있다. 이 책은 윤재의 어린 시절 일화들로 시작하여 그가 지니고 있는 상황 판단적 문제와 이에 대해 느끼는 그의 감정들을(보편적인 사람들의 생각과 다른) 독자에게 자연스럽게 설명해준다. 바로 여기서 아몬드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모양새가 꼭 아몬드같이 생긴, 귀 뒤쪽의 머리에 박혀있는 편도체를 말한다.
바로 이 머릿속의 아몬드에 문제가 있어 윤재는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지도, 본인의 감정을 느낄 수도 없는 것이다.
윤재의 엄마는 그런 아들을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감정에 대한 교육을 시작하지만 여전히 윤재에게 세상은 어렵기만 하고 학교에서도 이상한 아이로 찍히거나 구경거리가 되기 일쑤였다. 더 이상 윤재를 혼자 감당하기 힘들었던 엄마는 윤재와 함께 할머니를 찾아가게 되고 그렇게 세 사람의 더부살이가 시작된다.
그리고 윤재의 생일인 크리스마스이브, 세 식구는 생일을 기념해 외식을 하러 나갔다가 끔찍한 사건을 겪게 된다.
(아래 내용부터 스포가 있으니 주의 바랍니다)
세상을 증오한 부랑자의 묻지마 칼부림 공격으로 할머니는 사망하고 어머니는 식물인간이 되고 만다. 고작 중학교 3학년인 윤재는 한순간에 고아가 되어버린 것이다. 다행히 엄마의 책방 2층의 빵집 사장인 재영의 도움으로 책방을 운영하며 월급을 받고, 할머니의 보험금으로 삶을 이어나가며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된다.
고등학교도 별반 다를 건 없었다. 이미 퍼질 대로 퍼진 소문은 등교와 동시에 윤재에게 모든 이목이 집중되게 만들었고 아이들의 놀림과 이에 대한 맞대응으로 윤재는 이미 학교에서 유명인사가 되어버렸다. 평소처럼 책방에서 일을 하고 있던 어느 날 중년 남성인 윤 교수가 찾아와 시한부인 자신의 아내에게 잃어버린 아들의 대역을 해줄 것을 부탁하고 ‘딱히 해가 되지 않는다면 도와주는 편이 좋다’는 할머니의 말을 떠올리며 윤재는 그의 부탁을 들어준다.
얼마 가지 않아 생을 다한 윤 교수 아내의 장례식에서 며칠 전 윤재의 반에 온 전학생인 곤이를 만나게 되고 그들은 서로가 진짜 아들(곤이), 대신 아들 노릇을 한 인물(윤재)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이후 곤이는 학교에서 윤재를 끝없이 괴롭혔지만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그들은 서서히 친구가 되어갔다.
그리고 윤재의 삶에 새로운 인물인 도라가 등장한다. 도라로 인해 윤재는 그간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느끼고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게 된다. 그 감정이 윤재에게는 가슴속에 무거운 돌덩이가 내려앉은 느낌으로밖에는 느끼지 못하지만.
그리고 이 책의 마지막 장인 4부는 절정으로 달려간다.
그간의 감정들이 폭발하고 마무리짓는 이야기이니만큼 이 부분은 스포 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여기까지만!
책 아몬드 느낀 점
이 책은 시작부터 흡입력이 대단했다. 장편소설이지만 책도 그리 두껍지 않은 편이고 읽다 보니 어느 순간 빠져들어서 단숨에 끝까지 읽어버린 책이었다. 감정 표현 불능증에 걸린 인물이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성장하고 바뀌어가는, 어떻게 보면 다소 진부할 수 있는 스토리임에도 이를 표현하는 방식이 너무 흥미롭게 다가왔다. 또한 주인공을 청소년으로 설정했기에 더 쉽게 납득이 가는 점들도 많았다.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아무래도 윤재와 곤이의 관계였다. 환경만 놓고 보면 곤이도 윤재도 모두 상처 많은 인물들이다. 그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많은 상처들을 겪으며 살아왔고 이를 느끼거나 표현할 줄 몰랐던 윤재와 이를 부정적인 방식으로만 표현해왔던 곤이가 어쩌면 그 누구보다 가장 서로에게 위안이 되었던 건 아닐까? 만약 윤재 같은 인물이 내 주변에 있었다면 나는 그를 동정하는 눈으로 바라보지 않고 진짜 친구가 되어줄 수 있었을까?
오히려 그 누구보다 순수하다고 느껴지는 이 인물들의 서사를 읽으며 내 스스로에게 많은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과연 진짜 괴물은 누구인가?
청소년뿐만 아니라 주변인들에게 한번쯤은 꼭 추천해주고 싶은 아주 인상 깊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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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소년의 특별한 성장
『아몬드』의 주인공 ‘윤재’는 감정을 느끼는 데 어려움을 겪는 독특한 캐릭터다.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의 이면을 읽어 내지 못하고 공포도 분노도 잘 느끼지 못하는 윤재는 ‘평범하게’ 살아가려고 가까스로 버텨 오고 있다. 엄마에게서 남이 웃으면 따라 웃고, 호의를 보이면 고맙다고 말하는 식의 ‘주입식’ 감정 교육을 받기도 한다. 세상을 곧이곧대로만 보는 아이, ‘괴물’이라고 손가락질받던 윤재는 어느 날 비극적인 사건을 맞아 가족을 잃게 되면서 이 세상에 홀로 남는다.
그런데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하던 순간에 윤재 곁에 새로운 인연이 다가온다. 어두운 상처를 간직한 아이 ‘곤이’나 그와 반대로 맑은 감성을 지닌 아이 ‘도라’, 윤재를 돕고 싶어 하는 ‘심 박사’ 등이 그러한 인물들이다. 윤재와 이들 사이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우리로 하여금 타인의 감정을 이해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럼에도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한다. 소설가 공선옥은 이 작품을 일컬어 “‘가슴이 머리를 지배할 수 있다’고 믿는 나 같은 사람에게 희망을 주는 소설”이라고 평했으며, “어쩌면 현대라는 사회가 집단 ‘감정 표현 불능증’을 앓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상실을 애도할 시간, 감정을 보듬을 여유를 잃어버린 채 살고 있는 독자들은 윤재를 응원하면서 자신의 마음 또한 되돌아볼 기회를 얻을 것이다. 윤재의 덤덤한 어조는 역설적으로 읽는 이의 가슴을 더욱 슬프게 저미며, 독자는 이 작품을 통해 깊고 진실한 감정의 고양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보다 강렬한, 드라마처럼 팽팽한
한국형 영어덜트 소설의 탄생!
출판평론가 한기호는 『아몬드』를 ‘한국형 영어덜트 소설’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으로 평했다. 영어덜트(Young Adult) 소설이라 하면 『메이즈 러너』나 『헝거 게임』 등 환상성과 장르성이 전면에 드러난 작품을 떠올리기 쉽지만, 최근 들어 로맨스를 비롯해 더욱 다양한 계열의 서사로 확장되고 있다. 영어덜트 문학은 배경이 되는 삶의 공간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기보다 극단적이고 기묘하게 설정함으로써 현실 세계를 은유하며, 독자들에게 상상의 세계를 경험하게 한다. 결핍이나 상처가 있는 주인공들이 그 세계 안에서 고군분투하며 성장한다는 영어덜트 문학의 기본적인 설정은 10대부터 30대까지 영어덜트 독자들을 매료하는 요소이다. 『아몬드』 또한 ‘감정 표현 불능증’이라는 극한의 상황에 놓인 10대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타인에게 공감하지 못하는 이 사회의 균열을 드러낸다. 그와 동시에 누구도 완벽할 수는 없는 이 세상에서 우리가 과연 서로에게 위안이 될 수 있을지, 희망을 전해 줄 수 있을지 그 가능성을 실험한다. 새롭고 독특한 서사 안에 ‘공감의 상실’이라는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를 녹여 내면서 문학적 감동을 전하는 『아몬드』는 ‘사회파’ 영 어덜트 소설의 탄생이라 할 만한 작품이다.
매혹적인 문체,?독특한 캐릭터,?속도감 넘치는 전개!?
독자의 마음을 감동으로 채워 줄 이야기꾼의 등장
손원평 작가는 그동안 「인간적으로 정이 안 가는 인간」 「너의 의미」 등 다수의 단편영화 각본을 쓰고 연출해 왔으며, 첫 장편소설 『아몬드』로 제10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받았다. 최근에는 또 다른 장편 원고 『1988년생』으로 “사건과 주제를 형상화시키는 작가의 힘, 소설미학이 돋보인다”는 평을 얻으며 제5회 제주4·3평화문학상을 수상했다. 『아몬드』는 “캐릭터의 매력과 깊은 성찰로 빚어낸 두 인물의 관계에 깃든 아름다움에서 문학적으로 의미 있는 성취를 이루었다”는 평을 얻었으며, 네이버 사전 연재에서 회당 1만여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독자들의 열띤 반응을 이끌어냈다. 구체적인 이미지가 손에 잡힐 듯 그려지며 눈을 떼지 못하고 순식간에 읽었다는 많은 독자 리뷰에서 알 수 있듯, 매혹적인 문체와 독특한 캐릭터, 속도감 넘치는 전개로 마음을 사로잡는다. 새로운 서사에 목말라 하는 한국소설 독자들에게 신선한 매력과 감동으로 다가갈 작품이다.
줄거리
열여섯 살 소년 선윤재는 ‘감정 표현 불능증’을 앓고 있다. ‘아몬드’라 불리는 편도체가 작아 분노도 공포도 잘 느끼지 못한다. 타고난 침착성, 엄마와 할머니의 지극한 사랑 덕에 별 탈 없이 지냈지만, 크리스마스이브이던 열여섯 번째 생일날 비극적인 사고가 일어나 가족을 잃는다.
세상에 홀로 남겨진 윤재 앞에 ‘곤이’가 나타난다. 13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게 된 곤이는 분노로 가득 찬 아이다. 곤이는 윤재에게 화를 쏟아 내지만, 감정의 동요가 없는 윤재 앞에서 오히려 쩔쩔매고 만다. 윤재는 어쩐지 곤이가 밉지 않고, 오히려 궁금해진다. 두 소년은 남들이 이해할 수 없는 특별한 우정을 쌓아 간다. 윤재는 조금씩 내면의 변화를 겪는데……. 서로 다른 이유로 ‘괴물’이라 불리는 두 소년은 세상으로 한 발짝 나아갈 수 있을까?
추천사
『아몬드』는 ‘가슴이 머리를 지배할 수 있다’고 믿는 나 같은 사람에게 희망을 주는 소설이다. 어쩌면 현대라는 사회가 집단 ‘감정 표현 불능증’을 앓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소설에서처럼 죽음과도 같은 성장통을 겪어 내야만 감정의 시대가 뿜어내는 향기를 우리가 맡을 수 있을지도. 긴 겨울의 끝에 봄이 온다. 봄이면 식물이 자라듯 감정도 자라고, 감정이 자라면 세상도 자랄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동안 가슴이 내내 두근거렸다. 다가오는 봄에는 내 감정과 네 감정이 스파크를 일으켜 아름다운 폭죽 하나쯤은 터지고 말리라. – 소설가 공선옥
다른 사람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한다는 것은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손원평 작가의 『아몬드』는 타인과 관계 맺고 슬픔에 공감하며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탁월하게 묘사한다. 몸이 자라는 만큼 마음도 함께 자라던 시절, 그 시간을 함께 보낸 주인공 ‘나’와 ‘곤’의 이야기. 그들이 만나 ‘친구’라는 이름이 붙기까지 보내 온 몇 해의 계절을 떠올리면, 책을 덮고 나서도 코끝에 처연하고 시린 기운이 전해지는 것만 같다.
– 이재용 감독(「두근두근 내 인생」 「스캔들」 연출)
20년 넘게 영화 일을 하며 생긴 직업병 같은 게 있다. 두 시간을 넘는 콘텐츠에는 집중하기가 어렵다는 거다. 200페이지가 넘는 소설을 읽어야 하다니……. 그렇지만 『아몬드』는 끊임없이 궁금증과 흥미를 유발하여 마지막 페이지까지 금세 넘어갔다. 담담히 오늘을 살아가는 수많은 우리들에게 세상을 버틸 용기와 힘을 주는 소설이다.
– 장원석 PD(「최종병기 활」 「터널」 제작)
여기, 삶에 대처하기 유달리 힘들게 태어난 소년이 있다. 그의 삶은 점점 나쁘게 흘러갈 것이 뻔해 보인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소년에게 일어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이 일어났다. 그 좋은 일이란 무엇일까? 사실 그것은 우리 모두에게 너무 좋은 일이다. 이렇게 대답해 보고 싶다. 우리가 느낄 수 있다면, 그것만큼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우리가 우정을, 사랑을, 타인을 느낄 수만 있다면 그것만큼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정혜윤 PD (CBS 라디오)
두 소년이 타인과 관계 맺고 성장하는 과정을 끝까지 섬세하게 짚어 나가는 작가의 문장은, 겉보기에 괴물로 보인다 할지라도 그 내면에는 언제나 괴물이 되지 않기 위한 눈물겨운 분투가 숨어 있다는 진실을 설득력 있게 보여 준다. 캐릭터의 매력, 그리고 깊은 성찰로 빚어낸 두 인물의 관계에 깃든 아름다움에서 이 작품이 문학적으로 의미 있는 성취를 이루었음을 알 수 있다.
– 제10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심사위원 권여선 김지은 오세란 정은숙
내가 주인공이 된 것만 같은 마음으로 주인공이 바라보는 세상을 함께 보며 꺽꺽 울어 버렸다. 너무 아팠다. 너무 슬펐다. -제10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청소년심사단 심사평 중에서
한국형 영어덜트 소설의 등장. 각박한 현실을 반영하듯 최근 영어덜트물의 경향은 주인공들이 극한의 고뇌를 겪거나 ‘삶 아니면 죽음’이라는 가혹한 선택에 직면한다는 것이다. 『아몬드』의 주인공 윤재도 마찬가지다. 윤재는 감정이 고장 난 아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과연 윤재가 특별하고 별난 경우라고 볼 수 있을까? 공감을 잃어버린 시대에, 이 소설은 우리에게 타자를 상기시키고 고통을 표현하며 다른 삶을 상상하게 한다. 비극적인 존재들이 서로의 아픔과 상처를 온몸으로 끌어안고 고통 위를 기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갈 것임을 예감케 한다. 내가 아닌 타인에 대해 상상해 보는 것은 공감의 씨앗이다. 그리고 그 씨앗이 바로 우리가 믿을 수 있는 유일한 약속이자 희망이다. 신체는 커 버렸지만 감정적으로는 성장하지 못한 사람들이 넘쳐나는 현실, 『아몬드』는 고통과 공감의 능력을 깨우치게 할 강력한 소설로, 침체된 한국 소설시장에 파장을 몰고 올 것이다. -?출판평론가 한기호
아몬드 : 손원평 장편소설 책소개 내용 줄거리 요약
아몬드 : 손원평 장편소설 책소개 내용 줄거리 요약
책소개
공감 불능 사회, 차가움을 녹이는 아몬드
“고통과 공감의 능력을 깨우치게 할 강력한 소설”
영화보다 강렬하고 드라마처럼 팽팽한, 흥미로운 소설이 우리 앞에 도착했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소년의 특별한 성장 이야기로,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다음 페이지가 궁금해지는 흡인력 강한 작품이다. 또한 타인의 감정에 무감각해진 ‘공감 불능’인 이 시대에 큰 울림을 주는 소설로, 작품 속 인물들이 타인과 관계 맺고 슬픔에 공감하며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탁월하게 묘사했다. 영화처럼 펼쳐지는 극적인 사건과 매혹적인 문체로 독자를 단숨에 사로잡을 것이다. [완득이] [위저드 베이커리]를 잇는 제10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줄거리
열여섯 살 소년 선윤재는 ‘감정 표현 불능증’을 앓고 있다. ‘아몬드’라 불리는 편도체가 작아 분노도 공포도 잘 느끼지 못한다. 타고난 침착성, 엄마와 할머니의 지극한 사랑 덕에 별 탈 없이 지냈지만, 크리스마스이브이던 열여섯 번째 생일날 비극적인 사고가 일어나 가족을 잃는다.
세상에 홀로 남겨진 윤재 앞에 ‘곤이’가 나타난다. 13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게 된 곤이는 분노로 가득 찬 아이다. 곤이는 윤재에게 화를 쏟아 내지만, 감정의 동요가 없는 윤재 앞에서 오히려 쩔쩔매고 만다. 윤재는 어쩐지 곤이가 밉지 않고, 오히려 궁금해진다. 두 소년은 남들이 이해할 수 없는 특별한 우정을 쌓아 간다. 윤재는 조금씩 내면의 변화를 겪는데……. 서로 다른 이유로 ‘괴물’이라 불리는 두 소년은 세상으로 한 발짝 나아갈 수 있을까?
본문중에서
나에겐 아몬드가 있다.
당신에게도 있다.
당신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거나 가장 저주하는 누군가도 그것을 가졌다.
아무도 그것을 느낄 수는 없다.
그저 그것이 있음을 알고 있을 뿐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이 이야기는, 괴물인 내가 또 다른 괴물을 만나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그 끝이 비극일지 희극일지를 여기서 말할 생각은 없다. 첫째, 결론을 말하는 순간 모든 이야기는 시시해지기 때문이다. 비슷한 의미에서 둘째, 그렇게 해야 당신을 이 이야기에 동행시킬 가능성이 조금은 커지기 때문이다. 셋째, 그러니까 마지막으로 변명을 하자면 사실 어떤 이야기가 비극인지 희극인지는 당신도 나도 누구도, 영원히 알 수 없는 일이다.
(‘프롤로그’ 중에서)
매일매일 아이들이 태어난다.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는, 축복받아 마땅한 아이들이다. 그러나 그들 중 누군가는 사회의 낙오자가 되고 누군가는 군림하고 명령하면서도 속이 비틀린 사람이 된다. 드물지만 주어진 조건을 딛고 감동을 주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경우도 있다.
나는 인간을 인간으로 만드는 것도, 괴물로 만드는 것도 사랑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 이야기를 해 보고 싶었다.
이 소설로 인해 상처 입은 사람들, 특히 아직도 가능성이 닫혀 있지 않은 아이들에게 내미는 손길이 많아지면 좋겠다. 거창한 바람이지만 그래도 바라 본다. 아이들은 사랑을 갈구하지만, 동시에 가장 많은 사랑을 주는 존재들이다. 당신도 한때 그랬을 것이다.
(‘작가의 말’ 중에서)
출판사 서평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소년의 특별한 성장
[아몬드]의 주인공 ‘윤재’는 감정을 느끼는 데 어려움을 겪는 독특한 캐릭터다.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의 이면을 읽어 내지 못하고 공포도 분노도 잘 느끼지 못하는 윤재는 ‘평범하게’ 살아가려고 가까스로 버텨 오고 있다. 엄마에게서 남이 웃으면 따라 웃고, 호의를 보이면 고맙다고 말하는 식의 ‘주입식’ 감정 교육을 받기도 한다. 세상을 곧이곧대로만 보는 아이, ‘괴물’이라고 손가락질받던 윤재는 어느 날 비극적인 사건을 맞아 가족을 잃게 되면서 이 세상에 홀로 남는다.그런데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하던 순간에 윤재 곁에 새로운 인연이 다가온다. 어두운 상처를 간직한 아이 ‘곤이’나 그와 반대로 맑은 감성을 지닌 아이 ‘도라’, 윤재를 돕고 싶어 하는 ‘심 박사’ 등이 그러한 인물들이다. 윤재와 이들 사이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우리로 하여금 타인의 감정을 이해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럼에도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한다. 소설가 공선옥은 이 작품을 일컬어 “‘가슴이 머리를 지배할 수 있다’고 믿는 나 같은 사람에게 희망을 주는 소설”이라고 평했으며, “어쩌면 현대라는 사회가 집단 ‘감정 표현 불능증’을 앓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상실을 애도할 시간, 감정을 보듬을 여유를 잃어버린 채 살고 있는 독자들은 윤재를 응원하면서 자신의 마음 또한 되돌아볼 기회를 얻을 것이다. 윤재의 덤덤한 어조는 역설적으로 읽는 이의 가슴을 더욱 슬프게 저미며, 독자는 이 작품을 통해 깊고 진실한 감정의 고양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보다 강렬한, 드라마처럼 팽팽한 한국형 영어덜트 소설의 탄생!
출판평론가 한기호는 [아몬드]를 ‘한국형 영어덜트 소설’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으로 평했다. 영어덜트(Young Adult) 소설이라 하면 [메이즈 러너]나 [헝거 게임] 등 환상성과 장르성이 전면에 드러난 작품을 떠올리기 쉽지만, 최근 들어 로맨스를 비롯해 더욱 다양한 계열의 서사로 확장되고 있다. 영어덜트 문학은 배경이 되는 삶의 공간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기보다 극단적이고 기묘하게 설정함으로써 현실 세계를 은유하며, 독자들에게 상상의 세계를 경험하게 한다. 결핍이나 상처가 있는 주인공들이 그 세계 안에서 고군분투하며 성장한다는 영어덜트 문학의 기본적인 설정은 10대부터 30대까지 영어덜트 독자들을 매료하는 요소이다. [아몬드] 또한 ‘감정 표현 불능증’이라는 극한의 상황에 놓인 10대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타인에게 공감하지 못하는 이 사회의 균열을 드러낸다. 그와 동시에 누구도 완벽할 수는 없는 이 세상에서 우리가 과연 서로에게 위안이 될 수 있을지, 희망을 전해 줄 수 있을지 그 가능성을 실험한다. 새롭고 독특한 서사 안에 ‘공감의 상실’이라는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를 녹여 내면서 문학적 감동을 전하는 [아몬드]는 ‘사회파’ 영 어덜트 소설의 탄생이라 할 만한 작품이다.
매혹적인 문체, 독특한 캐릭터, 속도감 넘치는 전개!
독자의 마음을 감동으로 채워 줄 이야기꾼의 등장
손원평 작가는 그동안 「인간적으로 정이 안 가는 인간」 「너의 의미」 등 다수의 단편영화 각본을 쓰고 연출해 왔으며, 첫 장편소설 [아몬드]로 제10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받았다. 최근에는 또 다른 장편 원고 [1988년생]으로 “사건과 주제를 형상화시키는 작가의 힘, 소설미학이 돋보인다”는 평을 얻으며 제5회 제주4·3평화문학상을 수상했다. [아몬드]는 “캐릭터의 매력과 깊은 성찰로 빚어낸 두 인물의 관계에 깃든 아름다움에서 문학적으로 의미 있는 성취를 이루었다”는 평을 얻었으며, 네이버 사전 연재에서 회당 1만여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독자들의 열띤 반응을 이끌어냈다. 구체적인 이미지가 손에 잡힐 듯 그려지며 눈을 떼지 못하고 순식간에 읽었다는 많은 독자 리뷰에서 알 수 있듯, 매혹적인 문체와 독특한 캐릭터, 속도감 넘치는 전개로 마음을 사로잡는다. 새로운 서사에 목말라 하는 한국소설 독자들에게 신선한 매력과 감동으로 다가갈 작품이다.
[독서 감상] 손원평_아몬드 (줄거리, 결말, 서평, 책소개)
표지 이미지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 작품 정보 >
– 제목 : 아몬드
– 작가 : 손원평
< 줄거리,결말, 그리고 감상 >
※ 감상문 중간에 결말을 유추할 수 있는 내용, 책의 구절을 인용한 부분이 있습니다. 책의 내용을 미리 알고 싶지 않은 분들은 감상을 건너뛰어 책의 좋은 구절들만 확인해주세요.
여기 감정 표현병에 걸린 아이 둘이 있다. 날 때부터 감정을 느낄 수 없어서 위험한 상황에서도 위험을 감지하지 못하고, 울고 있는 사람을 보아도 빤히 바라보기만 하는 괴물같은 아이,
그리고 어떤 감정이든 분노와 욕설로만 표현하게 된 후천적인 감정표현병에 걸린 아이.
당신은 이 아이들을 포용할 수 있는가.
엄마, 할멈과 함께 살아가는 아이 윤재는 선천적으로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증상을 보인다. 윤재는 일상 생활에서 남들과 달리 감정표현을 하지 않아 주위사람들을 두려움에 떨게하고, 윤재로부터 한걸음 물러서게 한다. 윤재의 엄마와 할멈은 윤재에게 남들이 웃으면 따라 웃고, 차가 오면 비켜서야 한다는 등 가르쳐주지 않아도 알아야 할 세상의 많은 것들을 아들에게 가르쳐주면서 사회에 스며들 수 있도록 사랑으로 보살핀다.
그러던 어느날 크리스마스 이브에 가족 외식을 하러 나갔을 때 세상에 대한 분노로 악에 받친 남성이 무작위로 휘두른 칼에 엄마와 할멈은 큰 상처를 입게 되고, 그날 밤 윤재는 할멈을 잃고 엄마는 중환자실에서 의식불명의 상태에 빠진다. 물론 이 사건을 목도하고도 윤재는 사건의 진행상황만 파악할 뿐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윤재는 그날 이후 몇번이고 이 사건을 곱씹으며, 그가 대체 왜 그랬을까. 왜 사람들은 두고 보기만 한걸까 생각하지만, 답을 찾을 수 없다.
윤재는 윗집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엄마 친구분의 도움으로 학교를 다니며, 엄마가 운영하던 중고책방을 운영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게 된다. 어느날, 윤재를 찾아온 어느 교수의 부탁으로 교수의 죽어가는 아내를 만나 오래 전 잃어버렸던 아들인 척 작별 인사를 나눈다. 그리고 윤재의 앞에는 진짜 교수 부부의 잃어버린 아들, 곤이가 나타난다.
13년 전 놀이동산에서 잃어버린 뒤 고아원에 보내진 뒤 제대로 가르침을 받지 못하며 살아온 곤이는 어렵게 찾게된 생부가 자신을 부끄러워하고, 아들로 인정해주지 않으려 한다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우리 부부의 아들답지 않다는 이유로 자신과 비슷하게 생긴 윤재에게 엄마와 마지막 인사를 할 기회마저 빼앗겨버린 곤이는 학교에서는 윤재를 괴롭히고, 집에서는 갖가지 폭력적인 행위로 아버지를 곤란하게 하며 살아간다.
할멈을 죽게한 어느 남성의 칼날처럼 사회에 적대적이기만 했던 곤이가 윤재를 향한 빗장을 풀 수 있었던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윤재가 곤이를 그 어떤 감정도 가지지 않고 대했기 때문이다. 곤이와 윤재의 이상한 우정은 방과 후 윤재의 중고서점에서 기묘하게 이어진다.
그리고 소설의 결말부에 이르러서는 곤이와 윤재는 서로를 위해 기꺼이 무차별적으로 쏟아지는 주먹과 칼날 앞에 몸을 던진다. 그들의 감정표현병에 걸렸기 때문일까. 그 순간 그들은 주먹도 칼날도 두려워 하지 않는다.
‘감정’이라는 단어는 신기하게도 따뜻하고 열정적인 느낌을 준다. 우리가 누군가를 ‘감정이 풍부한 사람’이라고 소개를 받으면 그 사람은 잘 웃고 잘 울고 잘 화내기도 하는 삶을 다채롭게 살아가는 사람을 떠올리게 될것이다. 그렇다면 ‘감정이 풍부한 세상’은 어떨까. 그 세상도 다채롭고 아름답고 긍정적일까.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감정으로 가득한 세상을 윤재의 시선으로 바라볼 기회를 얻는다.
멀면 먼 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외면하고,
가까우면 가까운 대로 공포와 두려움이 너무 크다며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껴도 행동하지 않았고 공감한다면서 쉽게 잊었다.
내가 이해하는 한, 그건 진짜가 아니었다.
그렇게 살고 싶진 않았다.
감정이 있다면 다른 사람의 아픔에 공감하고, 도와주고, ‘아들을 아들로’, ‘친구를 친구로’ 감싸안아 줄 것 같은데, 이 세상은 그렇지 않다. 세상으로부터 상처입은 윤재와 곤이를 진심으로 감쌀 수 있었던 사람은 감정표현이 서툰 서로 밖에는 없었다.
이런 결말부에 이르러 보통 사람의 범주에 속하는 나는 윤재와 곤이에게 진심으로 미안함을 느꼈다. 보통 사람의 범주 안에 숨어서 안보이는 척, 모르는 척 잊어버렸던 수많은 사건들이 기억 속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기분이었다.
매일매일 아이들이 태어난다.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는, 축복받아 마땅한 아이들이다.
그러나 그들 중 누군가는 사회의 낙오자가 되고 누군가는 군림하고 명령하면서도 속이 비틀린 사람이 된다.
드물지만 주어진 조건을 딛고 감동을 주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경우도 있다. 나는 인간을 인간으로 만드는 것도, 괴물로 만드는 것도 사랑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 이야기를 해 보고 싶었다.
이 소설로 인해 상처 입은 사람들, 특히 아직도 가능성이 닫혀 있지 않은 아이들에게 내미는 손길이 많아지면 좋겠다.
거창한 바람이지만 그래도 바라 본다. 아이들은 사랑을 갈구하지만, 동시에 가장 많은 사랑을 주는 존재들이다. 당신도 한때 그랬을 것이다.
– 2017년 봄, 손원평
책을 덮기 전 작가의 말을 읽으며 나는 비로소 내 안의 아몬드를 찾을 수 있었다. 너무 딱딱하게 굳어버린 세상에 대한 편견, 나만의 뒤틀린 감정의 덩어리가 만들어낸 나의 아몬드를 입안에 넣고 오도독오도독 깨물어버리는 상상을 해본다. 그리고 오늘은 좀 더 세상을 뒤틀림없이 보겠노라 다짐한다.
세상에 구할 수 없는 인간이란 없다. 구하려는 노력을 그만두는 사람들이 있을뿐이다.
<잊어버리고 싶지 않은 책의 구절들>
“할멈, 왜 사람들이 나보고 이상하대?” 어린 내가 물었다.
“네가 특별해서 그러나 보다. 사람들은 원래 남과 다른 걸 배기질 못하거든.”
그런 나를 할머니는 ‘예쁜 괴물’이라고 불렀다.
구할 수 없는 인간이란 없다. 구하려는 노력을 그만두는 사람들이 있을 뿐이다.
나에겐 아몬드가 있다.
당신에게도 있다.
당신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거나
가장 저주하는 누군가도 그것을 가졌다.
아무도 그것을 느낄 수는 없다.
그저 그것이 있음을 알고 있을 뿐이다.
멀면 먼 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외면하고, 가까우면 가까운 대로 공포와 두려움이 너무 크다며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껴도 행동하지 않았고 공감한다면서 쉽게 잊었다.
내가 이해하는 한, 그건 진짜가 아니었다. 그렇게 살고 싶진 않았다.
“너 진짜 로봇이냐.”
“의사들이 그렇대. 타고났대.”
“타고나? 그 말이 제일 재수 없는 말이야.” 곤이가 말했다.
사실 어떤 이야기가 비극인지 희극인지는 당신도 나도 누구도, 영원히 알수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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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공감이 필요하다《아몬드》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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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 책표지
스스로 이성적이고 논리적이라고 자부하는 사람조차 감정을 많이 느낀다. 감성적인 사람은 더 강하고 자주 여러 감정을 느낀다. 우리의 삶은 생각 이상으로 감정에 의해 지배된다. 한여름날 더운 것이 불쾌하고 싫다는 것도 감정이 유발한 가치판단이다. 한여름, 에어컨으로 시원해진 방에서 뒹굴거리다 밖에 잠시 나가는 것을 상상해보자.
살짝 쌀쌀한 방에서 따뜻한 밖으로 나오니 온화한 공기가 나를 감싸는 것 같아 기분이 포근하다. 하지만 이내 곧 뜨거워지는 몸은 열을 방출하려고 모공을 열기 시작한다. 두피부터 시작해 몸이 근질근질해진다. 뙤약볕에 조금 더 걸으면 몸에 땀이 흘러 옷이 축축해진다. 티셔츠가 몸에 달라붙어 팔을 움직일 때마다 옷이 당겨진다. 그늘을 발견하고 잠시 땀을 식힌다. 땀이 증발한 피부는 끈적인다.
최대한 감정이 가미된 표현은 자제하고 더운 여름날 우리가 겪는 현상을 묘사해보았다. 상상만 해도 불쾌하고 찝찝하지 않은가? 하지만 저 문단 속에 불쾌함을 표현하는 단어는 없다. 근질근질하다, 끈적이다. 축축하다 같은 단어에 불쾌함이 포함된 것처럼 생각되는 이유는 우리가 감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포근하다는 단어에서 긍정적인 느낌이 드는 것도 감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감정이 없는 사람과 감정이 있는 사람은 똑같은 단어를 사용해도 담고 있는 의미가 다르다 . 감정이 없는 것을 상상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손원평 작가님은 감정없는 주인공의 삶과 생각을 소설 <아몬드>에 묘사하였다. 손원평 작가님이 그린 줄거리를 따라가 보자.
(※ 스포일러가 있으니 원치 않는 분은 페이지를 나가주시길 바랍니다.)
목차
1 줄거리
2 아몬드의 의미
3 책에서 던지는 메시지
3-1 남들과 다름
3-2 특이한 개인이 받는 사회의 시선
3-3 무지로 발생하는 부정적인 시선
3-4 겉도는 관심과 무관심
3-5 진정한 공감
4 소감 및 또 다른 감삼
5 기억에 남는 문장
6 엄마와 할멈의 인생교육
1 줄거리
도입
선윤재(주인공)는 선천적으로 편도체가 작은 상태로 태어나서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기쁨, 슬픔, 분노를 비롯하여 공포나 두려움조차 느끼지 못한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여 분위기를 잘 읽지 못하고 상대의 행동에 적절한 반응을 하지도 못한다. 그래서 학교에서 주목받고 친구들과 어울리지도 못하였다. 윤재의 엄마는 아들이 평범하게 사회생활을 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감정, 표정, 적절한 반응들을 주입식으로 교육한다. 엄마의 노력으로 윤재는 점점 학교 생활에 익숙해져 간다.
이야기는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선윤재의 출생부터 가족을 잃기 전까지, 2부는 혼자가 된 윤재가 곤이를 만나고 친해지는 이야기, 3부는 도라와 친해지고 연애하는 이야기, 4부는 가출한 곤이를 찾으러 가는 이야기이다.
<아몬드>는 기본적인 줄거리 이외에 또 하나의 스토리가 진행된다. 윤재의 감정 변화에 대한 스토리 이다. 1부에서 윤재는 감정이 없다. 감정이 무엇인지도 모른 체 오감으로 수집한 객관적인 정보만을 인지한다. 학교폭력으로 죽어가는 아이를 보고 동요하지 않고, 눈앞에서 넘어져 울고 있는 여자아이를 보고도 응시할 뿐 어떤 느낌도 받지 못한다. 윤재의 질병을 알게 된 엄마의 갖은 노력으로, 적절히 ‘고마워’, ‘미안해’등의 말을 할 수 있게 되고, 적절한 타이밍에 웃는 법도 배우지만, 연기를 하는 것일 뿐이다. 엄마가 망치에 얻어맞고 할멈이 칼에 찔려 피가 쏟구치는 순간조차 윤재는 아무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1부까지 윤재는 엄마와 할멈 이외에 다른 사람과 유대를 형성하지 못한다. 친한 친구도 없고 자주 만나는 사람도 없었다. 살인사건으로 가족마저 사라져서 혼자가 된 윤재는 완전히 외톨이가 되었다. 이전까지 엄마는 윤재가 감정을 느끼길 바라는 마음으로 아몬드를 매 끼니 챙겨주고, 여러 가지 교육을 하였었지만, 엄마가 사라진 지금은 윤재에게 감정을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오히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것을 이용하여 악질적인 자극을 주는 동급생만 있다. 그러다 곤이라는 새로운 인물이 등장한다. 곤이는 윤재가 고통스러워하고 괴로워하길 바라는 것이지만, 윤재가 감정을 느끼길 바라며 자극하는 첫 인물이다.
윤재의 병을 알게 된 후 쓸데없는데 힘을 썼다는 것을 깨달은 곤이 윤재를 자극하는 일이 없어지고 친해지기 위해 헌책방에 자주 들른다. 자주 만나며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 보니 곤이는 윤재는 친구라고 생각하게 된다. 곤이는 윤재가 감정을 느끼길 바라며 ‘공감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나비를 찢어 죽인다. 이 행동이 감정을 촉발하진 못하지만 윤재의 생각에 큰 변화가 생긴다.
윤재는 타인에게 관심이 별로 없었다. 처음으로 타인에게 관심을 가진 것이 곤이였는데, 그 동기도 유명한 살인자와 비슷한 건 ‘애착을 형성하지 못한 폭력적인 곤이’인지 아니면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자신’인지 궁금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윤재가 어떠한 감정을 느끼길 바라며 나비를 찢는 곤이의 자극은 “나는 평생 감정을 못 느끼는 건가?”와 같은 자신의 상태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 더불어 “감정을 느끼면 다른 사람과 이야기할 거리가 좀 많아질 텐데”와 같이 타인과 소통하고 싶은 생각을 촉발했다. 윤재에게 큰 변화가 진행되고 있었다.
3부에서는 ‘도라’라는 여학생이 등장한다. 도라는 곤이와 달리 윤재에게 어떤 감정을 요구하지 않는다. 하지만 약간의 변화가 생긴 윤재에게 새로운 자극을 불러일으킨다. 바람이 강하게 불어 나뭇잎이 흩날리던 오후에 도라와 우연히 만난다. 바람에 실려오는 도라의 향을 맡고 바람에 날린 머리카락에 부딪히는 순간, 윤재는 가슴에 돌덩이가 내려앉은 기분을 느낀다. 이후 도라를 만날수록 사랑과 관련된 감정을 느끼지만 이 낯설고 불편한 느낌을 귀찮아한다.
감정이 생긴 윤재는 곤이에게서도 어떤 감정을 느끼기 시작한다 . 곤이가 학교에서 문제 행동을 일으킬 때마다 가슴에 돌덩이가 가라앉는 느낌을 받는다. 이것은 윤재가 느끼는 감정의 폭이 점차 넓어짐을 의미한다. 이야기 마지막에 윤재는 가출한 곤이를 찾으러 나섰다가 철사를 만나게 된다. 철사는 곤이를 조롱하며 윤재를 때리고 칼로 찌르기까지 한다. 정신이 꺼져가며 문득문득 보이는 곤이의 오열하는 모습을 보며 가슴에서 둑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은 느낌 을 받는다. 윤재는 이 느낌은 구역질이 나고 역겹지만 멋진 경험 이라고 묘사했다.
몇 개월 후 정신을 차린 윤재는 엄마와 재회하고 눈물을 흘린다. 윤재는 더 이상 감정 표현 불능증이 아니다. 약하지만 모든 감정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중간에 <데미안>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데 윤재가 감정을 느끼며 성장하는 과정이 <데미안>에서 나오는 구절과 딱 맞는 거 같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트려야 한다.”. 윤재는 하나의 세계를 깨트리고 나왔다.
2 아몬드의 의미
아몬드의 의미는 책의 초반에 나온다. 아몬드는 윤재의 질병과 엄마의 희망을 상징하는 단어이다. 사람은 뇌에 아몬드를 닮은 편도체를 가지고 있다. 편도체는 감정을 느끼는데 도와주는 뇌의 부분으로 편도체의 크기가 작으면 감정을 보통사람보다 잘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윤재가 앓고 있는 감정 표현 불능증도 아몬드의 크기가 작기 때문에 발생한다. 아몬드는 윤재의 질병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단어이다.
힘이 센 장어를 먹으면 정력이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뇌를 닮은 호두를 먹으면 머리가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 것처럼 윤재의 엄마도 아몬드를 먹으면 아몬드와 닮은 편도체가 커질 거라고 믿었다. 아몬드는 윤재가 감정을 느끼기 바라는 엄마의 소망을 상징하는 단어이다.
3 책에서 던지는 메시지
3-1 남들과 다름
<아몬드>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남들과 다르다’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윤재는 대부분의 사람과 달리 감정을 아예 느끼지 못한다. 할멈도 감정을 느끼지 않는 윤재를 보고 보통과 다르다는 의미로 괴물이라고 부른다. 곤이도 어릴 때 미아가 되어 길거리를 방황하다 보호시설에서 지내게 된다.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강해야 살아날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곤이는 폭력과 위압으로 상대를 기선제압한다. 말을 하기 전에 목을 꺾고, 혀로 볼을 찌르고 침을 뱉는 행동은 곤이의 생존전략인데,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남들과 다른 특징이다.
3-2 특이한 개인이 받는 사회의 시선
남들과 다른 특징을 가진 사람은 주목을 받는다. 하지만 그 시선이 썩 유쾌하진 않다. 작가는 윤재가 받는 이와 같은 시선을 를 통해 보여주고 싶어 한 것 같다. 에 나오는 여학생의 반응은 조소, 공포, 동정이다.
나와 다르거나 일반적이지 않은 사람을 보면 호기심이 먼저 생긴다. 호기심으로 상대를 알아갈수록 사람들의 반응은 몇 가지로 나뉜다. 우선 상대가 자신보다 강자인지 아닌지에 따라 나뉜다. 여기서 말하는 강자와 약자는 절대적인 개념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적인 개념이다. 예를 들어 힘이 약한 어린아이는 신체적으로 약자지만, 어린아이가 총을 들고 있는 상황에선 우리가 약자이다.
먼저 상대가 강자라고 생각을 해보자. 강자가 나를 어떤 형태로도 해할 수 있다면 보통 공포나 두려움을 느낀다. 물리적인 폭력이나 사회적인 차별 어떤 것도 상관없다. 나를 해할 능력이 있고 실제로 위해를 가할 가능성이 있는 존재는 공포의 대상이다. 작중에서 곤이는 침을 뱉고, 책가방을 던지는 등 폭력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 동급생 입장에선 곤이가 자신을 위협할 수 있는 공포의 대상이다. 윤재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크리스마스이브 살인사건이 학교에 알려진 이후 윤재를 구경 온 학생 중에 공포를 느낀 사람이 있다.
만약 강한 자가 나를 해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동경하게 된다. 곤이에게 철사는 나를 해하지 않으면서 이 세상을 멋지게 살아가는 사람이었다. 가출을 해서 철사를 찾아간 것도 동경심이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할 수 있다.
강자가 아닌 존재가 남들과 다를 경우 조소나 동정을 보낸다. 어떤 사람이 남들과 다르고 눈에 띄지만 별 거 없어 보이면 조소한다. 윤재가 초등학교에서 동급생들에게 당하는 조롱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동정은 차별대우를 받거나 난처한 상황에 처한 것을 보면 떠오르는 감정이다. 또한 힘들어하는 사람을 보면 동정해야 한다고 학습된 사람도 마찬가지로 동정을 느낀다.
눈에 띄는 사람에게 느끼는 감정
강한 자 -> 공포, 동경
안전 or 약자 -> 조소, 동정
위에서 제시한 공포, 조소, 동정은 부정적인 감정이다. 하지만 몇몇 경우에는 어떠한 감정도 느끼지 않을 수 있다. 철저히 무관심할 때다.
3-3 무지로 발생하는 부정적인 시선
위에서 말하는 강자 약자에 대한 기준이나, 나를 해할 수 있다는 것은 모두 주관적인 판단과 감정에 의한 것이다. 그리고 그 판단에는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 많은 영향을 끼친다. 윤재와 곤이는 매우 상반된 시선을 받는다. 윤재는 보통 조롱과 동정의 시선, 곤이는 보통 두려움의 시선을 받는다. 그것은 윤재의 질병이 알려져 있고 윤재가 해를 가할 가능성이 적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인 것 같다.
필자는 이 책을 읽으면서 윤재와 만났다고 상상을 해보았다. 17살인 윤재는 엄마에게 교육을 받아서 상황에 따른 적절한 반응을 하지만 만약 엄마에게 교육받은 대로 행동하지 않고 어린 6살의 윤재처럼 행동한다고 상상해보자. 내가 길을 가다 넘어져서 심하게 다쳐서 말을 못 하는 상태이다. 지나가던 윤재가 멈춰 서서 가만히 나를 바라본다. 바라본다. 계속 바라본다. 표정에 변화가 없다. 그저 바라본다. 어떤 감정이 드는가? 솔직히 필자는 공포가 생길 거 같다. 내가 부상으로 죽을지도 모르는 공포도 있겠지만 윤재에 대한 공포가 생길 거 같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수많은 경험을 한다. 그렇게 상황마다 ‘보통의 인간이라면’ 마땅히 해야 할 반응을 알게 된다. 이 관념 때문인지 사람이 마땅히 보여야 할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필자는 좀 무섭다. 윤재와 함께 다니는데 웃어야 될 상황에도, 울어야 할 상황에도, 화내야 할 상황에도 항상 무표정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생각해봐도 무섭다. 이 사실 공포를 잘 설명하진 못하겠다 그런 그럼 감정이 든다.
하지만 윤재의 병을 알고 나면 상황이 급변한다. 윤재는 단순히 감정을 못 느끼기 때문에 표정 변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 공포는 전혀 느끼지 않을 거 같다. 하지만 여전히 공포를 느끼는 사람이 있을 거 같다. 한때 유행한 사이코패스 살인마 괴담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추측한다. 이것은 윤재에 대해 더 알아보지 않고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을 사이코패스 살인마라고 엮어서 하나의 범주로 여기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게다가 감정을 덜 느끼는 많은 사람들이 살인과 무관하게 정상적으로 살아간다.)) 윤재를 제대로 알수록, 잘못된 배경지식을 수정할수록 공포를 느끼는 일은 없을 것이다 .
곤이의 경우도 비슷하다. 곤이는 폭력적인 행동을 일삼는다. 사람들은 그런 곤이를 머릿속에서 분류한다. 질 나쁜 애라고. 이런 생각이 대표적으로 드러난 곳은 수학여행의 절도사건이다. 곤이는 알리바이도 있고 스스로 결백하다고 주장했지만 사람들은 곤이가 훔쳤다고 생각하고 비난한다. 곤이는 행동이 폭력적일 뿐이지 도둑질을 하는 사람은 아니다. 곤이는 폭력적일 뿐이지 범죄자가 아니다. 곤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감정이 풍부하고 상처받지 않기 위해 센척을 하는 사람일 뿐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곤이를 질나쁜애라고 생각한다. 곤이에 대해 그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곤이에 대한 무지 때문인 거 같다.
우선 곤이와 대화해서 잘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 동급생들은 폭력이 무섭기 때문일 수 있다. 사실 폭력적인 모습을 보여준 곤이의 잘못이 있으니 이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그보다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상대를 함부로 재단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함부로 재단하는 이유는 무지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은 강력 범죄와 얽히는 일이 없다. 그래서 상대를 잘 모르고 상상한다. 그리고 머리 속에 있는 수많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어버린다. 폭력, 절도 등등을 묶어버리고 하나라도 해당하면 “쟤 그런 사람이네”라는 식으로 재단해버린다. 즉 무지하기 때문에 상상하고 부정적으로 재단한다 . 사실 이런 재단은 혐오의 일종이다. 무지는 혐오를 발생시킨다.
책의 내용으로만 서술했지만 현실에서도 무지로 인한 배타적 행동이 만연하다. 낯선 종교, 이민자 등등 예시는 셀 수도 없이 많다.
3-4 겉도는 관심과 무관심
무지로 인해 공포나 두려움 그리고 혐오가 생긴다면 무지를 해소하기 위해 상대에 대해 관심을 보여야 한다. 관심이라는 단어는 주의가 끌려서 하는 여럿 행동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것들을 정말 관심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아몬드>에 나온 사례를 보겠다.
윤재의 동급생 중 하나는 좌중의 분위기를 바꾸는 것을 즐긴다. 윤재의 가족이 크리스마스이브 때 참상을 당한 것을 알자, 그때 기분이 어떠했냐면서 물어본다. 같은 반 학생들도 대답이 궁금하여 숨을 죽이면 윤재의 말을 기다린다. 이런 것들이 관심이라고 할 수 있을까? 또한 윤재의 고등학교 담임은 윤재를 위로해준답시고 종례시간에 윤재를 일으켜 세워 격려의 박수를 유도한다. 이제 과연 관심의 표현일까? 윤재의 말 그대로 신경 꺼주는 것보다 못하다.
이번에 현실의 사례를 생각해보자. 설날이나 추석 때 친척을 만나러 가면 으레 요즘 근황을 묻는다. 근황이 좋으면 축하해주고 근황의 내용이 좋지 않으면 위로와 조언을 해준다. 이 조언이 진심으로 들린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궁금하다. 걱정된다는 이유로 관심을 가져주니까 이런 조언도 해준다는 말로 무례한 말을 내뱉는다.
필자는 이런 것을 관심의 표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신경조차 쓰지 않는 무관심은 아니지만 나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려는 생각도 없는 관심이기에 ‘겉도는 관심’ 또는 ‘소극적인 무관심’이라고 부르고 싶다. 우리의 삶은 겉도는 관심으로 가득 차 있다. 겉도는 관심은 타인을 이해하고자 하지 않는다. 겉도는 관심은 단순한 호기심을 채우거나 가십을 위해 떠올랐다가 가라앉는다. 이런 자기중심적인 겉도는 관심은 관심의 대상은 상처 입힌다.
겉도는 관심이 무관심에 가깝다는 것은 윤재의 사색을 통해 말해준다. 크리스마스이브의 살인자는 열흘 동안 뉴스에서 화제가 되다가 시들해졌다. 심박사는 전쟁으로 고통받는 아이를 진지하게 바라보다 윤재가 다가오자 다친 아이를 본 적 없다는 듯 웃는다. 이런 현상을 보고 윤재는 “왜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척을 하며, 행동하지 않고 공감해도 쉽게 잊느냐”고 물으면서 이런 건 진짜가 아니라고 한다.
윤재와 곤이가 느끼는 부정적인 시선도, 일상에 만연하는 혐오를 해결하는 것은 무지의 해소가 동반되어야 한다. 그러나 무지를 해소시키는 것은 겉도는 관심이 아니다. 윤재가 말하는 “진짜”가 되어야 한다. 필자는 그것이 진정한 공감이라고 생각한다.
3-5 진정한 공감
부정확한 자신의 세계관으로 상대를 재단하는 것이나 흥미위주의 겉도는 관심은 진정한 관심이 아니다. 진정한 관심은 진정으로 상대의 입장에서 그 사람의 처지를 깊이 생각하고, 상대를 위하는 행동을 할 줄 아는 것이다. 상대의 처지에서 생각하려고 노력하면 상대에 대한 무지는 사라진다.
<아몬드>에는 두 명의 살인자가 나온다. 크리스마스의 살인자와 PJ놀란이다. 이 두 사람은 진정한 공감을 촉구하는 것 같은 등장인물이다.
크리스마스의 살인자는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소시민이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워 세상에 대한 분노를 가지고 살인을 저지른다. 윤재는 가족을 잃은 이후 왜 더 늦기 전에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을까 의문을 품는다.
매우 불우한 어린 시절이 세상에 대한 분노를 만들어 PJ 놀란은 끔찍한 범죄자가 되었다. 이 범죄는 PJ놀란이 어렸을 때 부모와 주변의 노력이 있었다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범죄자가 불우한 어린 시절을 겪었다고 죄가 경감되는 것도 아니고, 불우한 어린 시절을 겪는 모든 사람이 범죄자가 되는 것도 아니다. 다만 불우한 어린 시절이 버티기 힘든 스트레스를 줘서 세상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을 진정한 관심은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PJ놀란은 세상이 자신에게 손을 내밀기는 끊임없이 기다렸을 수도 있다.
구할 수 없는 인간이란 없다. 구하려는 노력을 그만두는 사람들이 있을 뿐이다. – <아몬드>113p
두 살인자 모두 자신의 처지를 진정으로 생각하고 이해하는 사람이 필요했다.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절망적인 상황에서 꺼내 줄 누군가가 필요했다. 모두 진정한 공감이 필요했다. 진정한 공감이 있었다면 두 살인마도 없었을 것이고, 수업시간에 윤재를 일으켜 세우는 선생도 없었을 것이고, 자신을 뽐내려는 무례한 학생도 없었을 것이다. 명절마다 무례한 질문을 일삼는 친척도 없을 것이다. 우리 사회는 진정한 공감이 부족하다.
사실 필자가 말하는 진정한 공감은 많은 체력을 요하는 일이다. 그럼에도 이 사회에 진정한 공감을 요구해야 하는 이유는 우리 모두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윤재처럼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처럼 극단적이지 않더라도 우리는 모두 남들과 다르다. <아몬드>의 할멈은 평범하다는 것은 가장 이루기 어려운 가치라고 한다. 또한 <평균의 종말>이라는 책에서는 평균적인 인간이란 없다고 말한다. 나와 완전히 똑같은 도플갱어는 없다. 어딘가 모두 다르다. 서로 다른 사람이 모여사는 사회에서 진정한 공감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모두 서로의 관객일 뿐이다. 겉도는 무관심을 던지는 관객이다.
만약 진정한 공감을 할 여유가 없다면 최소한 심 박사의 말을 떠올려보자.
“난 누군가를 쉽게 재단하는 걸 경계한단다. 사람은 다 다르니까” – <아몬드> 116p
4 소감 및 또 다른 감상
<아몬드>를 정말 재밌게 읽긴 했지만 사실 소설 초반에 중도 하차를 할 뻔했다. 초입부에서 윤재 입장에서 서술하는 작품인 것치곤 감성적이거나 비유적인 표현이 너무 많다는 것이나 감정을 가진 것 같은 표현이 몰입을 깨트렸다. 예를 들어 맥도날드에서 엄마와 할멈이 7년 만에 만났을 때 할멈의 팔짱을 ‘빗장을 잠그듯’이라고 표현한 것이나, 아몬드의 맛을 ‘캘리포니아의 햇살’이라고 표현한 것은 감정이 동반된 비유이다. 표현이 이쁘긴 하지만 어색하다고 느꼈었다. 책의 분량이 400p를 넘어갔으면 그만 읽었겠지만 소설의 분량이 200p 정도로 짧아서 참고 읽었었다. 읽다 보니 윤재의 풍부한 표현력은 엄마의 영향으로 책을 많이 읽었기 때문이고, 나중에 감정을 느끼게 되었기에 감성적인 표현이 많이 나왔던 것을 알게 되었다. 책을 다 읽고서 필자의 성급한 판단을 반성하게 되었다. <아몬드>에서 나오는 것처럼 쉽게 재단해선 안되는데 몇 가지 문장으로 오해를 했었다.
<아몬드> 리뷰를 티스토리에 작성하기 전에 어떤 주제로 서술할지 고민을 했다. 이 게시물은 “윤재의 감정 변화”와 “진정한 공감” 두 가지의 주제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다른 관점으로 리뷰를 작성해도 재밌을 거 같다.
작중 윤재와 곤이는 단둘이 있을 때 서로에게 꾸밈이 없다. 또한 곤이와 윤재가 가지는 두려움과 고통에 대한 관점 차이는 두 친구의 대립점을 그려내고, 곤이의 ‘운명과 시간’이란 말은 변화의 가능성을 함축한다. 이런 점을 토대로 우정을 통해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병을 극복하는 청소년 성장소설 같은 분위기로 이야기를 진행할 수 도 있을 거 같다.
곤이를 중심으로 책을 정리해봐도 좋을 거 같다. 곤이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항상 세상과 싸우는 인물이다. 거친 방식으로 세상을 대하지만 윤재를 만나고 변할 뻔한다. 하지만 도둑 사건을 기점으로 남들이 규정한 대로 살기로 다짐한다. 이후에 철사의 폭행으로 다시 제대로 사는 것을 선택한다. 곤이를 통해서는 한 사람의 정체성이 형성되는데 주변 환경이나 사회의 시선이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알게 해 준다. 이를 통해 범죄자에게 가하는 낙인 효과를 고민해봐도 좋을 거 같다.
아니면 마지막 작가의 말처럼 “가능성이 열려있는 아이에게 손을 내밀어주었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정리해도 좋을 거 같다. 필자는 다른 주제로 게시글을 썼지만 사실 이것이 작가의 의도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윤재는 감정을 못 느끼다 곤이와 도라의 영향으로 감정을 느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그 토대는 엄마와 할멈의 꾸준한 교육과 사랑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어릴 때 애착관계를 형성하지 못한 곤이는 다시 집으로 돌아오지만 아버지가 외면한다. 아버지가 좀 더 열린 마음으로 다가갔으면 더 좋은 결과가 있었음을 암시하기도 한다. 보내는 관심에 따라 곤이가 윤재처럼, 윤재가 PJ 놀란처럼 자랐을 수도 있다. 도라, PJ 놀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도 재밌었지만 책에 대한 묘사를 보는 것도 즐거웠다. 작가는 책을 가까이 두는 사람들이라서 그런지 책과 관련된 묘사가 생생하다. <아몬드>에서도 “엄마는 작가를 지망했지만 자신의 삶을 팔 자신이 없어 타인의 글을 파는 헌책방을 하기로 한다”는 서술과 “윤재가 헌 책의 퀴퀴한 냄새를 들이마시며 편안하다”는 묘사도 손원평 작가님이 언젠가 했던 생각을 듣는 거 같았다.
이 책을 읽으며 아쉬운 것이 하나 있다. 책에서 다른 작품이 인용하면 뭔가를 비유하는 경우가 많다. <아몬드>에는 <데미안>, <호밀밭의 파수꾼> 같은 작품이 나오는데 모두 읽어보지 못한 작품이다. 이 작품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를 놓친 것 같아 아쉽다.
5 기억에 남는 문장
아그작 소리와 함꼐 멀고 먼 캘리포니아에서부터 날아든 햇빛이 입 안으로 퍼져 나간다. – <아몬드>26p
할멈은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까지 결혼을 허락할 수 없다고 했지만, 사랑은 누가 허락하거나 허락하지 않는 결재 서류가 아니라고 엄마는 받아쳤다. – <아몬드> 39p
뭐든 여러 번 반복하면 의미가 없어지는 거야. 처음엔 발전하는 것처럼 보이고 조금 더 지난 뒤엔 변하거나 퇴색되는 것처럼 보이지. 그러다 결국 의미가 사라져 버린단다. 하얗게. – <아몬드>47p
나는 ‘썩을 년’이라는 할멈의 입버릇에 기분 나빠하는 엄마를 위해 ‘썩지 않는 여자’라는 별명을 붙여 줬다. – <아몬드>48p
이제 엄마에게 남은 건 늙는 일밖에 없단다. – <아몬드>49p
때로는 맛보다 분위기가 식욕을 돋게 하나 보다. – <아몬드>53p
나는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했다. 생각할 시간을 달라는 건 사실 그 시간에 정말로 생각하겠다는 건 아니다. 그저 시간을 달라는 뜻이다. – <아몬드>63p
예감은 사실 매우 인과적인 데이터다 – <아몬드>84p
듣던대로 넌 참, 명료하구나 – <아몬드>85p
사람들은 남 얘기를 할 때 자기 목소리가 얼마나 큰지 자주 잊어버린다. 말하는 사람은 작게 말한다고 생각해도, 그 말들은 대부분 여과 없이 다른 사람의 귀로 들어간다.
어려운 건 겨울이 봄으로 바뀌는 것이다. 언 땅이 녹고 움이 트고 죽어 있는 가지마다 총천역색 꽃이 피어나는 것. 힘겨운 건 그런 거다. 여름은 그저 봄의 동력을 받아 앞으로 몇 걸음 옮기기만 하면 온다. 그래서 나는 5월이 한 해 중 가장 나태한 달이라고 생각했다. 한 것에 비해 너무 값지다고 평가받는 달 – <아몬드>135,136p
한 가지 질문에도 백 가지 다른 답이 있는 게 이 세상이란다.
6 할멈과 엄마의 인생교육
튀지 말아야 돼. 그것만 해도 본전이야. 그 말은 들키지 말라는 뜻이었다. 남들과 다르다는 걸. 그걸 들키면 튀는 거고 튀는 순간 표적이 된다. –<아몬드> 32p
고마워와 미안해는 습관처럼 입에 달고 산다. – <아몬드>36p
너무 솔직하게 말하면 상대에게 상처를 준다. – <아몬드>37p
누군가 예사롭지 않은 제안을 하면 일단 시간부터 끌어라 – <아몬드>73p
집단생활에는 늘 희생양이 필요하다 – <아몬드>80p
딱히 해가 되지 않는다면 도와주는 편이 좋다. – <아몬드>8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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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아몬드 줄거리 결말 / 영어덜트 장편소설 / 읽기 부담없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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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평 장편소설 아몬드
안녕하십니까? ^^ 오늘 책리뷰 및 서평으로 인사드릴 책은 손원평 장편소설 『아몬드』 입니다. 책 소개처럼 20대 초중반에게 인기가 많을 영어덜트 소설입니다. 그리 어렵지 않은 스토리 전개지만 그렇다고 재미가 없지는 않고 의외로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습니다.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어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실제로 책 읽는 속도가 느린 편인데도 불구하고 하루만에 클린했습니다 ㅋㅋ)
책 시작부터 굉장히 강렬한 스토리 전개로 ‘시작부터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중후반부 내용이 계속 궁금해졌고 몰입되는 내 모습에 신기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만큼 소설 『아몬드』는 독자를 사로 잡기에 충분한 점이 있습니다. 12,000원 짜리 책이 영화 한 편을 즐겁게 본 기분이 들었습니다.
▷ Who is 손원평 (출처 : 책표지)
서울에서 태어나 서강대학교에서 사회학과 철학을 공부했고 한국영화아카데미 영화과에서 영화 연출을 전공했습니다. 2001년 제6회 『씨네21』 영화평론상을 받았고, 2006년 제3회 과학기술 창작문예 공모에서 「순간을 믿어요」로 시나리오 시놉시스 부문을 수상했습니다. 「인간적으로 정이 안 가는 인간」 「너의 의미」 등 다수의 단편영화 각본을 쓰고 연출했습니다. 『아몬드』는 제10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으로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며, 장편소설 『서른의 반격』으로 제5회 제주 4·3 평화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시작부터 강렬하다!
▷ 아몬드 줄거리
일단 주인공은 선천적으로 감정을 느낄 수 없는 장애를 가지고 태어납니다. 머릿속 아몬드 크기만 한 뇌하수체에 이상이 생겨서 그런 거라고 합니다. 이게 얼마나 슬프냐면 사람들과 기쁨과 슬픔을 공유할 수 없습니다. 친구의 기쁜 일, 가족의 슬픈 일에 같이 웃고 슬퍼할 수가 본능적으로 느낄 수가 없는 것입니다. 이 사실이 얼마나 슬플까요. 하지만 주인공은 이런 상황 자체조차도 슬프다고 인식하지 못합니다.
책 도입부터 스토리 전개는 굉장히 충격적입니다. 크리스마스에 세상을 비관한 한 남자가 사람들의 행복한 모습을 보고는 화가 나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두릅니다. 이때 주인공의 눈앞에서 어머니와 할머니를 잃고 맙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주인공은 감정을 느낄 수가 없습니다… ㅠㅠ 작가가 어쩌려고 주인공을 홀로 둔 건지…)
감정을 느낄 수 없는 두 번째 사건, 주인공이 6살 때 인적이 드문 곳에서 누군가 심하게 맞아 죽어가고 있는 걸 본 주인공이 근처 문방구 아저씨에게 그 사실을 알립니다. 아저씨는 워낙 차분하고 감정 없이 말하길래 시시한 장난으로 듣고 넘깁니다. 하지만 결국 그 사람은 죽었고 아저씨의 아들이었습니다.
할머니와 같이 살면서 할머니는 주인공이 세상과 동떨어져 사는 걸 바라지 않고 정말 노력해서 키우셨습니다. 감정을 못 느끼는 주인공에게 특별한 사람이라서 그런 거라고 말하기도 하고, 사람들이 생일케이크에 초를 붙여 노래를 부를 때는 같이 불러주고 웃어야 한다는 등 상황에 따라 감정표현 방법도 알려줍니다. (주인공 입장에선 사회생활 하기가 너무 힘드네요… 슬픕니다 ㅜㅜ)
아기 때 주인공은 큰 개를 보고도 물러서지 않고 도리어 손을 내밀어 다치고 맙니다. 피가 철철 흐르지만 공포(감정)를 느끼지 못했기에 아기는 위험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어머니는 일기장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또래에 비해 겁이 없고 침착한 아이.’
아이는 커서 어머니와 할머니가 운영하던 중고 책방을 운영합니다. 그곳에는 학교에서 친해진 ‘문제아’와 ‘썸녀’ (물론 여자아이만 느끼는 감정입니다.) 가 자주 놀러 옵니다.
주인공은 학교에서 감정을 느끼지 못해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받습니다. ‘괴물’, ‘몬스터’, 뭐 그런 말들 별명으로 불립니다. 그때 마침 우연히 문제아 친구와 사귀게 되고 둘은 서로의 고민과 비밀을 하나하나씩 공유하고 우정을 쌓아가게 됩니다. 사랑을 속삭이는 친구와도 서로의 비밀을 공유하며 친해지기 시작합니다. 그렇지만 주인공은 쉽게 우정이나 사랑을 느낄 수 있을까요?
문제아 친구가 하루는 완전 삐딱선을 타고 어두운 세계에서 출세할 거라고 가출을 합니다. 그리곤 교도소를 밥 먹듯 들락거리는 그 지역에서 알려진 사람을 찾아갑니다. 하지만 그는 주인공 친구를 학대에서 이용하고 부려먹기만 합니다. 주인공은 학교에 오지 않는 친구를 찾으러 결국 여기까지 찾아오게 됩니다. 문제아 친구가 평소에 했던 말들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친구를 찾아왔을 때는 이미 피투성이에 몸이 성한 곳이 없었습니다. 친구를 구해야겠다는 생각에 현장에서 한바탕 격투라고 해야 할지 아무튼 소동이 일어나고 그 와중에 주인공은 칼을 맞고 의식을 잃어갑니다. ‘뭐하러 여기까지 왔냐’며 문제아 친구는 눈물을 왈칵 쏟으면서 흐느낍니다.
주인공이 죽나 싶었는데, 때마침 여자 친구가 경찰을 데리고 현장에 도착했고, 주인공은 무사히 구출됩니다. 우정, 사랑, 그 과정에서 주인공은 감정을 느낄 수 있었고 헤피엔딩으로 결말을 맞이하게 됩니다.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는 이 소설은 때로는 긴박하게, 때론 대화의 시간이 느껴질 정도로 완급조절이 뛰어납니다. 개성 있는 소재와 이벤트가 쉬어갈 틈 없이 해줍니다. 소설은 잘 읽지 않는데 이 책은 잘 읽혔습니다. (오히려 오래간만에 읽는 소설이라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몬드를 느낀 점은 주인공처럼 감정을 느낄 수 없는 일부 현대인들의 감정 없는 삶을 비추어 본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책을 읽고 우리 스스로를 한 번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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