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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 편이면 상처도 꽃이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 꽃 위에 향기와 노래를 얹습니다.
바쁜 일상이지만 잠시 마음을 내려 놓으시고
시와 음악 그리고, 아름다운 영상과 함께
평안한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귀한 걸음 해 주신 모든 님들 감사합니다.
늘 행복하시길요^^~
봉경미 손모음^^♡
영상문의
이메일[email protected]
가을시낭송모음
차례
1.가을 편지:양광모
2.구월이 오면:안도현
3.별 헤는 밤:.윤동주
4.목마와 숙녀:박인환
5국화 옆에서:서정주
6.가을:김용택
7.가을이 왔다:오규원
8.수채화:박진희
9.가을 노트:문정희
10.가을애상:김민소
11.가을 편지:이성선
12.가을:김덕래
13.석류:이가림
14.부석사의 가을:봉경미
15.서성인다:박노해
16.가을 이야기:용혜원
17.저문 강가에서:봉경미
18그리운 갑사:봉경미
19.소년:윤동주
20.가을은 단 하나의 언어로 말하네:양광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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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시 모음> 강인호의 ´가을에는´ 외 – 좋은글

<가을 시 모음> 강인호의 ´가을에는´ 외 + 가을에는 물소리 맑아지는 가을에는 달빛이 깊어지는 가을에는 하늘이 높아지는 가을에는 쑥부쟁이 꽃피는 가을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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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www.joungul.co.kr

Date Published: 2/15/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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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에 대한 기사 평가 가을 시 모음

  • Author: 봉경미시낭송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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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te Published: 2021. 9. 26.
  • Video Url link: https://www.youtube.com/watch?v=_gcAfdsEQ2A

가을 시 모음,아름다운 시모음,짧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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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는 /강인호

물소리 맑아지는 가을에는

달빛이 깊어지는 가을에는

하늘이 높아지는 가을에는

쑥부쟁이 꽃피는 가을에는

어인 일인지 부끄러워진다

딱히 죄지은 것도 없는데

아무런 이유 없이 가을에게

자꾸만 내가 부끄러워진다

(강인호·시인)

가을의 소원 /안도현

적막의 포로가 되는 것

궁금한 게 없이 게을러지는 것

아무 이유 없이 걷는 것

햇볕이 슬어놓은 나락 냄새 맡는 것

마른풀처럼 더 이상 뻗지 않는 것

가끔 소낙비 흠씬 맞는 것

혼자 우는 것

울다가 잠자리처럼 임종하는 것

초록을 그리워하지 않는 것

(안도현·시인, 1961-)

솔로몬의 계절 / 이영균

가을,

황금 들녘, 천고마비

풍요의 계절입니다.

아닙니다.

추풍낙엽, 스산한 산천

슬픔의 계절입니다.

그래요.

희로애락, 풍요와 빈곤

이율배반의 계절입니다.

미묘한 생각의 차이가 삶의 무게를 달리합니다.

가을 들녘에 서서 / 홍해리

눈멀면

아름답지 않은 것 없고

귀먹으면

황홀치 않은 소리 있으랴

마음 버리면

모든 것이 가득하니

다 주어버리고

텅 빈 들녘에 서면

눈물겨운 마음자리도

스스로 빛이 나네.

가을이 오면 / 홍수희

나무야

너처럼 가벼워지면

나무야

너처럼 헐벗겨지면

덕지덕지 자라난

슬픔의 비늘

쓰디쓰게

온통 떨구고 나면

이 세상

넓은 캔버스 위에

단풍 빛으로 붉게

물감을 개어

내 님 얼굴 고스란히

그려보겠네

나무야

너처럼만 투명해지면.

가을편지·1 / 이해인

하늘 향한 그리움에

눈이 맑아지고

사람 향한 그리움에

마음이 깊어지는 계절

순하고도 단호한

바람의 말에 귀 기울이며

삶을 사랑하고

사람을 용서하며

산길을 걷다 보면

톡, 하고 떨어지는

조그만 도토리 하나

내 안에 조심스레 익어가는

참회의 기도를 닮았네.

가을에는 /박제형

가을에는 잠시 여행을 떠날 일이다

그리 수선스러운 준비는 하지 말고

그리 가깝지도 그리 멀지도 않은 아무 데라도

가을은 스스로 높고 푸른 하늘

가을은 비움으로써 그윽한 산

가을은 침묵하여 깊은 바다

우리 모두의 마음도 그러하길

가을엔 혼자서 여행을 떠날 일이다

그리하여 찬찬히 가을을 들여다볼 일이다

(박제영·시인)

가을 편지 / 이성선

잎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원고지처럼 하늘이 한 칸씩

비어가고 있습니다.

그 빈곳에 맑은 영혼의 잉크물로

편지를 써서

당신에게 보냅니다.

사랑함으로 오히려

아무런 말 못하고 돌려보낸 어제

다시 이르려 해도

그르칠까 차마 또 말 못한 오늘

가슴에 고인 말을

이 깊은 시간

한 칸씩 비어가는 하늘 백지에 적어

당신에게 전해 달라

나무에게 줍니다.

가을 / 김용택

가을입니다

해질녘 먼 들 어스름이

내 눈 안에 들어섰습니다

윗녘 아랫녘 온 들녘이

모두 샛노랗게 눈물겹습니다

말로 글로 다 할 수 없는

내 가슴속의 눈물겨운 인정과

사랑의 정감들을

당신은 아시는지요

해 지는 풀섶에서 우는

풀벌레들 울음소리 따라

길이 살아나고

먼 들 끝에서 살아나는

불빛을 찾았습니다

내가 가고 해가 가고 꽃이 피는

작은 흙길에서

저녁 이슬들이 내 발등을 적시는

이 아름다운 가을 서정을

당신께 드립니다.

가을의 향기 / 김현승

남쪽에선 과수원에 능금이 익는 냄새

서쪽에선 노을이 타는 내음……

산 위엔 마른 풀의 향기

들가엔 장미들이 시드는 향기……

당신에겐 떠나는 향기

내게는 눈물과 같은 술의 향기

모든 육체는 가고 말아도

풍성한 향기의 이름으로 남는

상(傷)하고 아름다운 것들이여

높고 깊은 하늘과 같은 것들이여……

가을 노래 / 이해인

하늘은 높아가고

마음은 깊어가네

꽃이 진 자리마다

열매를 키워 행복한

나무여, 바람이여

슬프지 않아도

안으로 고이는

눈물은

그리움 때문인가

가을이 오면

어머니의 목소리가 가까이 들리고

멀리 있는 친구가 보고싶고

죄 없이 눈이 맑았던

어린 시절의 나를 만나고 싶네

친구여, 너와 나의 사이에도

말보다는 소리 없이

강이 흐르게

이제는 우리

더욱 고독해져야겠구나

남은 시간 아껴 쓰며

언젠가 떠날 채비를

서서히 해야겠구나

잎이 질 때마다

한 움큼의 시들을 쏟아내는

나무여, 바람이여

영원을 향한 그리움이

어느새 감기기운처럼 스며드는 가을

하늘은 높아가고

가을은 깊어가네.

가을은 눈의 계절 / 김현승

이맘때가 되면

당신의 눈은 나의 마음,

아니, 생각하는 나의 마음보다

더 깊은 당신의 눈입니다.

이맘때가 되면

낙엽들은 떨어져 뿌리에 돌아가고,

당신의 눈은 세상에도 순수한 언어로 변합니다.

이맘때가 되면

내가 당신에게 드리는 가장 아름다운 선물은,

가을 하늘만큼이나 멀리 멀리 당신을 떠나는 것입니다.

떠나서 생각하고,

그 눈을 나의 영혼 안에 간직하여 두는 것입니다.

낙엽들이 지는 날 가장 슬픈 것은

우리들 심령에는 가장 아름다운 것……

슬픈 가을 /이영춘

쨍그렁 깨질 듯한 이 가을 하늘

눈물겹다

무거움의 존재로 땅 끝에 발붙인 짐승

부끄럽다

멀리 구름은 유유히 흘러가고

가을 잠자리들 원 그리며 무리 짓는다

유리구슬처럼 반짝이는 이 가을 햇살 아래

아, 아프구나! 가볍지 못한 존재의 무게가

제 무게 이기지 못하여 모두 털고 일어서는

이 가을날에 나는

무엇이 이토록 무겁게 허리를 잡아당기고 있는가

(이영춘·교사 시인, 강원도 평창 출생)

가을 / 정진규

풀벌레 울음소리들이 시간을 가을 쪽으로

애써 끌어당긴다

밤을 지새운다

더듬이가 가을에 바싹 닿아 있다

만져보면 탱탱하다 팽팽한 줄이다

이슬이 맺혀 있다

풀벌레들은 제가 가을을 이리로 데려오고

있다고 말하고 싶을 것이다

시간은 가는 것이 아니라

오는 것이라고 믿게 한다

풀벌레 울음소리들은 들숨과 날숨의 소리다

날숨은 소리를 만들고 들숨은 침묵을 만든다

맨 앞쪽의 분명함으로부터 맨 뒷쪽의 아득함까지

잦아드는 소리의 바다,

그 다음 침묵의 적요를 더 잘 견딘다

짧게 자주자주 소리내는 귀뚜라미도

침묵이 더 길다

다른 귀뚜라미들이 서로 침묵을 채워주고 있다

열린 온몸을 드나들되 제 몸에 저를 가득 가두어

소리를 만든다

나는 이 숨가쁜 들숨을 사랑하게 되었다.

가을에 사람이 그리울 때면 / 이준관

가을에 사람이 그리울 때면

시골 버스를 탄다

시골 버스에서는

사람 냄새가 난다.

황토흙 얼굴의 농부들이

아픈 소는 다 나았느냐고

소의 안부를 묻기도 하고,

낯모르는 내 손에

고향 불빛 같은 감을

쥐어주기도 한다.

콩과 팥과 고구마를 담은 보따리를

제 자식처럼 품에 꼭 껴안고 가는

아주머니의 사투리가 귀에 정겹다.

창문 밖에는

꿈 많은 소년처럼 물구나무선

은행나무가 보이고,

지붕 위 호박덩이 같은 가을 해가 보인다.

어머니가 싸주는

따스한 도시락 같은 시골 버스.

사람이 못내 그리울 때면

문득 낯선 길가에 서서

버스를 탄다.

하늘과 바람과 낮달을 머리에 이고 .

가을 / 조병화

전투는 끝났다

이제 스스로 물러날 뿐이다

긴 그 어리석은 싸움에서

그 어리석음을 알고

서서히, 서서히, 돌아서는

이 허허로움

아, 얼마나 세상사 인간관계처럼

부끄러운 나날이었던가

실로 살려고 기를 쓰는 것들을 보는 것처럼

애절한 일이 또 있으랴

가을이 접어들며 훤히 열리는

외길, 이 혼자

이제 전투는 끝났다.

돌아갈 뿐이다.

가을이라는 물질 / 이기철

가을은 서늘한 물질이라는 생각이

나를 끌고 나무나라로 들어간다

잎들에는 광물 냄새가 난다

나뭇잎은 나무의 영혼이 담긴 접시다

접시들이 깨지지 않고 반짝이는 것은

나무의 영혼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햇빛이 금속처럼 내 몸을 만질 때 가을은 물질이 된다

나는 이 물질을 찍어 편지 쓴다

촉촉이 편지 쓰는 물질의 승화는 손의 계보에 편입된다

내 기다림은 붉거나 푸르다

내 발등 위에 광물질의 나뭇잎이 내려왔다는 기억만으로도

나는 한 해를 견딜 수 있다

그러나 너무 오만한 기억은 내 발자국을 어지럽힌다

낙엽은 가을이라는 물질 위에 쓴

나무의 유서다

나는 내 가을 시 한 편을 낙엽의 무덤 위에 놓아두고

흙 종이에 발자국을 찍으며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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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시 모음 – 가을의 아름다운 단상

가을 시 모음 – 가을의 아름다운 단상

가을은 오랫동안 보지 않던 책장의 시집을 보게 만드는

마력을 지닌 계절입니다.

이제 완연한 가을이 왔으니

가을에 흠뻑 취하려면 가을시 몇편은 읽어줘야 겠죠? ^^

익어가는 가을 – 이해인

꽃이 진 자리마다

열매가 익어가네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도 익어가네

익어가는 날들은

행복하여라

말이 필요없는

고요한 기도

가을엔

너도 나도

익어서

사랑이 되네

가을엽서 – 안도현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 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 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 윤동주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물어볼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을 사랑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가벼운 마음으로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열심히 살았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맞이하고 있는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하며 살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일이

없었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사람들을 상처 주는 말과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삶이 아름다웠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기쁘게 대답할 수 있도록

내 삶의 날들을 기쁨으로 아름답게

가꾸어 가야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어떤 열매을 얼마만큼 맺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그때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도록

내 마음 밭에 좋은 생각과 씨를 뿌려놓아

좋은 말과 좋은 행동의 열매를

부지런히 키워야 하겠습니다

가을 – 김용택

산그늘 내린 메밀밭에 희고 서늘한 메밀꽃이라든가

그 윗밭에 키가 큰 수수 모가지라든가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깊은 산속 논두렁에 새하얀 억새꽃이라든가

논두렁에 앉아 담배를 태우며 노랗게 고개 숙인 벼들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농부와 그이 논이라든가

우북하게 풀 우거진 길섶에 붉은 물봉숭아꽃 고마리꽃 그 꽃 속에

피어 있는 서늘한 구절초꽃 몇송이라든가

가방 메고 타박타박 혼자 걸어서 집에 가는 빈 들길의 아이라든가

아무런 할말이 생각나지 않는 높고 푸른 하늘 한쪽에 나타난 석양빛이라든가

하얗게 저녁 연기 따라 하늘로 사라지는

저물 대로 다 저문 길이라든가

한참을 숨가쁘게 지저귀다가 금세 그치는 한수형님네 집 뒤안 감나무가 있는 대밭에 참새들이라든가

마을 뒷산 저쪽 끄트머리쯤에 깨끗하게 벌초된

나는 이름도 얼굴도 잘 모르는 사람들의 고요한 무덤들이라든가

다 헤아릴 수 없이 그리웁고

다 헤아릴 수 없이 정다운

우리나라의 가을입니다.

슬픔이 기쁨에게 – 정호승

나는 이제 너에게도 슬픔을 주겠다

사랑보다 소중한 슬픔을 주겠다

겨울밤 거리에서 귤 몇 개 놓고

살아온 추위와 떨고 있는 할머니에게

귤값을 깎으면서 기뻐하던 너를 위하여

나는 슬픔의 평등한 얼굴을 보여주겠다

내가 어둠 속에서 너를 부를 때

단 한 번도 평등하게 웃어주질 않은

가마니에 덮힌 동사자가 다시 얼어죽을 때

가마니 한 장조차 덮어주지 않은

무관심한 너의 사랑을 위해

흘릴 줄 모르는 너의 눈물을 위해

나는 이제 너에게도 기다림을 주겠다

이 세상에 내리던 함박눈을 멈추겠다

보리밭에 내리던 봄눈들을 데리고

추워 떠는 사람들의 슬픔에게 다녀와서

눈 그친 눈 길을 너와 함께 걷겠다

슬픔의 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기다림의 슬픔까지 걸어가겠다

더 많은 가을 시를 보시려면^^

– 가을 시 1 – https://imsosimin.com/70

– 가을 시 2 – https://imsosimin.com/71

– 가을 시 3 – https://imsosimin.com/73

책과 함께 소소한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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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햇살

– 오광수

등 뒤에서 살짝

안는 이 누구신가요?

설레는 마음에

뒤돌아보니

산모퉁이 돌아온

가을 햇살이

아슴아슴 남아있는

그 사람 되어

단풍 조막손 내밀며

걷자 합니다

가을의 기도

– 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 같이

가을엽서

– 안도현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 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가을

– 김용택

가을입니다

해질녙 먼 들 어스름이

내 눈 안에 들어섰습니다

윗녘 아랫녘 온 들녁이

모두 샛노랗게 눈물겹습니다

말로 글로 다할 수 없는

내 가슴속의 눈물겨운 인정과

사랑의 정감들을

당신은 아시는지요

해 지는 풀섶에서 우는

풀벌레들 울음소리 따라

길이 살아나고

먼 들 끝에서 살아나는

불빛을 찾았습니다

내가 가고 해가 가고 꽃이 피는

작은 흙길에서

저녁 이슬들이 내 발등을 적시는

이 아름다운 가을 서정을

당신께 드립니다

가을에 아름다운 사람

– 나희덕

문득 누군가 그리울 때

아니면

혼자서 하염없이 길 위를 걸을 때

아무 것도 없이 그냥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 아름다운

단풍잎 같은 사람 하나 만나고 싶어질 때

가을에는 정말

스쳐가는 사람도 기다리고 싶어라

가까이 있어도 아득하기만 한

먼 산 같은 사람에게 기대고 싶어라

미워하던 것들도 그리워지는

가을엔 모든 것 다 사랑하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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